2000년, PS2로 발매된 ‘철권 태그 토너먼트’ 는 아케이드 버전보다 훨씬 뛰어난 초월이식 그래픽으로 화제가 되었던 타이틀이다. 특히,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 ‘철권 볼링(Tekken Bowl’ 이 탑재되어 있어 일부 유저층에서는 ‘철권 볼링’ 이 원작보다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철권 볼링’ 은 ‘철권 태그 토너먼트’ 에 나오는 캐릭터를 사용해 볼링을 하는 게임인데, 단순한 볼링 룰만을 따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부가 요소가 군데군데 숨어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예를 들면, ‘건 잭’ 등의 로봇 캐릭터는 기계 풍의 시야를 가지며, ‘요시미츠’ 는 적외선 센서로 사물을 볼 수 있다. ‘니나’, ‘샤오유’ 등의 여성 캐릭터는 볼의 회전률이 높고 조준점이 느리게 움직여서 컨트롤이 쉬운 대신 파워가 약하며, ‘쿠마’ 등의 파워형 캐릭터는 공의 파워는 엄청나지만 컨트롤 센서가 엄청나게 빨리 움직여 조준이 어렵다. 여기에 가끔 파워 조절을 잘못할 경우 캐릭터가 볼을 잡은 채로 핀에 돌진하는 등 캐릭터 개개인의 특성이 십분 반영되어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2011년 7월 26일, 많은 게이머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던 ‘철권 볼링’ 이 iOS(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터치) 어플리케이션으로 전격 발매되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4’, ‘킹 오브 파이터 13’ 에 이어 ‘철권’ 까지 스마트폰에 진출한 것이다. 비록 정식 타이틀 이식이 아닌 미니 게임 뿐이지만 일본 아이튠즈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즐길 수 있으며, 심지어 한글 언어지원까지 된다. 추가 과금 콘텐츠도 현재로서는 없다.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iOS ‘철권 볼링’ 을 직접 플레이 해 보았다.
진 샤오유 팬더의 3파전
iOS ‘철권 볼링’ 의 모드는 총 3가지다. 먼저 일반적 볼링 룰을 따라가는 10핀 모드가 1, 2인용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외에 원작에 수록되어 있지 않던 퍼즐 모드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
위쪽이 1, 2인용 10핀 모드, 왼쪽 아래가 퍼즐 모드
오른쪽 아래는 철권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 링크다
이번 iOS ‘철권 볼링’ 의 캐릭터 구성을 살펴보면, ‘철권’ 최초의 장편 3D 애니메이션 ‘철권: 블러드 벤젠스’ 와 맞물려 출시되어서인지 플레이 가능 캐릭터는 카자마 진, 린 샤오유, 그리고 그의 애완동물 팬더까지 총 3명이다. 애니메이션 관련 캐릭터를 등장시켜 영화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겠다는 계획인지는 몰라도, 34명의 캐릭터(타이거 잭슨, 쿠마/팬더, 데빌/엔젤을 합하면 37명)를 고를 수 있었던 원작에 비하면 꽤나 선택의 폭이 좁다. 특히 특수 시야나 돌진 스킬(?)을 가진 로봇 캐릭터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술형(샤오유), 밸런스형(진), 파워형(팬더) 캐릭터가 모두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시 딱히 불편한 점은 없다. 황금 헤이하치 볼링핀이 스트라이크로 쓰러질 때의 타격감과 스핀과 파워의 조합을 통한 전략적 플레이, 은근히 사람 애간장을 졸이며 흔들대는 핀의 물리효과 등은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살려냈다. 그래픽도 오히려 원작보다 나아진 느낌이다. 화면이 작아서 그런가?
▲
위쪽부터 샤오유, 진, 팬더
요시미츠나 건잭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영화 캐릭터가
우선이다
10핀 모드의 경우 원작과 조작 방식은 약간 다르다. 원작의 경우 먼저 두 명의 캐릭터를 고른 후 첫 번째 캐릭터가 공을 던진 뒤 스트라이크가 아니면 두 번째 캐릭터가 나와 마무리하는 방식이었지만, iOS 버전에서는 한 명의 캐릭터가 초구와 제2구를 전부 던진다. 때문에 파워형 캐릭터로 다수의 핀을 쓰러뜨린 뒤 기술형 캐릭터로 마무리하는 방식의 전략적 선택은 불가능하다. 난이도가 약간 올라간 느낌이다.
게임 내로 들어오면 더욱 그렇다. 원작의 게임 방식은 총 4단계로 이루어졌다. 먼저 캐릭터의 위치를 선정하고, 좌우로 움직이는 게이지를 타이밍에 맞춰 눌러서 공의 회전 방향을 정한다. 이후 공을 던지는 파워 게이지를 조작한 후, 마지막으로 공을 던지기까지의 스텝 방향을 실시간으로 조작하여 공을 굴린다. 이후는 공과 핀의 만남을 흐뭇한 눈으로 지켜보면 된다.
iOS 버전에서는 이 중 스텝 방향 결정 부분이 사라졌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첫 번째 단계인 캐릭터 위치 선정은 그렇다 쳐도 볼 스핀 방향과 파워의 경우 플레이어의 순발력이 요구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과 다르게 정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이 0.1초만 늦더라도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이것을 조금이나마 보정해 주는 것이 스텝 방향 결정 단계인데, 이 기능이 없어지니 스페어 처리가 상당히 어려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캐릭터의 위치를 정한 후....
▲
스핀 방향 정도와 볼 세기를 결정하면 끝
▲
나머지는 하늘에, 금두(金頭) 헤이하치에게 맡기는 수 밖에!
그렇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원작의 요소를 90% 이상 계승했다. 스트라이크를 치면 캐릭터 특유의 승리 세레모니를 감상할 수 있으며, 그 퀄리티 또한 PS2로 나온 ‘철권 태그 토너먼트’ 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비록 스페어 처리 시에는 세레모니가 나오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애교로 봐줄 만 하다.
그 외에 볼링을 구경하다 괜히 옆으로 빠져나온(도랑이 없다) 볼링공을 얻어맞고 K.O. 되는 관람객 중들, 캐릭터 간의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세레모니 상호 작용 등 약간의 부가 요소가 대폭 사라지긴 했지만 볼링의 재미 자체는 확실히 살려냈다.
▲
스트라이크, 혹은 퍼펙트 퍼즐 클리어 시 나오는 세레모니
단, 스페어 시에는
세레모니 따윈 없다!
볼링으로 퍼즐을, 퍼즐 모드
iOS ‘철권 볼링’ 의 10핀 모드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원작보다 콘텐츠가 약간 부족해진 감이 있지만, 퍼즐 모드를 플레이 해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퍼즐 모드는 원작에 없던 새로운 게임 모드로, 각종 장애물과 경사, 도미노 등을 헤치며 맵 구석구석에 위치한 핀을 제한된 공으로 모두 쓰러뜨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단, 퍼즐 모드는 10핀 모드보다 공 컨트롤이 훨씬 쉽다. 10핀 모드에서처럼 타이밍에 맞춰 찍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앵그리 버드’ 에서 새총을 당기듯 볼의 스핀 방향과 파워를 결정할 수 있다. 때문에 몇 번의 시험만 해 보면 누구라도 쉽게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게 된다.
▲
어... 그러니까 폭탄을 터뜨리면 그 반동으로... 음......
▲
아이쿠 실패
어려운 부분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퍼즐 요소들이다. 예를 들면, 제10스테이지의 경우 공을 던져 경사면을 넘어가면서 두 개의 나무 판자 도미노를 동시에 쓰러뜨려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해 보면 안쪽의 도미노가 중간에 무언가에 가로막힌다. 세로로 세워져 있는 차단목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단목을 공으로 맞혀 위로 올려야 한다. 물론 차단목 앞에는 단단한 철근 가리개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스핀을 걸어 옆에서 공략해야 한다.
사실 말로 들으면 상당히 쉬워 보이고, 실제로도 퍼즐 게임 치고는 상당히 쉽다. 퍼즐 요소들의 특성을 일일히 몸으로 부딪혀 가며 파악하는 것이 살짝 귀찮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
새총을 당기듯 공의 회전 방향과 파워를 정하자
▲
저 가림목을 치워야 도미노가 순조롭게 이어진다
▲
퍼~펙트!
iOS ‘철권 볼링’ 을 한마디로 평가해보자면 정말 잘 이식된 게임이다. 뭐, 원작 자체가 서비스용 게임이다보니 게임의 깊이를 기대하긴 어렵고(그렇다고는 해도 꽤나 잘 만든 게임이지만), 애초에 원작 자체도 심심풀이용 미니 게임임을 감안하면 게임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단지 스마트폰으로의 이식은 상당히 멋진 조합이고, 그 결과물도 기대 이상임은 눈으로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이 그래픽과 모델링으로 나오는 스마트폰용 ‘철권 태그 토너먼트’ 뿐이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리그 오브 레전드
- 2 발로란트
- 3 FC 온라인
- 41 로스트아크
- 51 메이플스토리
- 62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 7 서든어택
- 87 패스 오브 엑자일 2
- 9 메이플스토리 월드
- 102 오버워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