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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 700년 전의 비밀이 여기에!(이스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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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팔콤의 대표작인 이스 시리즈는 1987년 그 최초의 작품인 <이스 ~Ancient YS Banished~>를 발표한 이후 2003년 발매된 정식 6번째 시리즈 타이틀 <이스 6 ~나피쉬팀의 궤>와 2005년 발매된 이스 3의 리메이크 작품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에 이르기까지 그 기나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을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간결한 시스템과 한 번 붙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절묘한 게임성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이스 시리즈의 최신작 <이스 오리진>이 드디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목에 정식 시리즈의 숫자가 붙지 않으므로 일종의 외전이라 부를 수 있는 이 작품.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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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에게 있어서는 로고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그 이름 <이스>

▲ 아돌이 주인공이 아닌 최초의 이스

 

■ 아돌의 이스 상륙 700년 전의 이야기

이번 이스 오리진에서는 역대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붉은 머리의 검사 ‘아돌 크리스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이야기는 아돌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이스 1의 시대로부터 700년 전을 무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두 명으로, 견습 기사인 소녀 <유니카 토바>와 천재 마도사 <유고 팍트>라는 새로운 캐릭터들이다.

이스 오리진의 오프닝은 평화로운 마법왕국 이스에 갑자기 마물들이 나타나 침공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스의 쌍둥이 여신과 신관들은 백성들을 살몬의 신전 부근으로 모아 마력으로 신전을 떠오르게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물들은 ‘탑’을 만들어 신전은 계속 공격한다. 그런데 이때 엎친데 덮친격으로 갑자기 신전에서 모습을 감추는 쌍둥이 여신. 6명의 신관들은 정예 기사들과 마도사들을 모아 지상으로 여신들을 찾아 나서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기사들과 마도사들이 지상으로 내려가던 도중, 그들은 마물들이 세운 ‘탑’에서 발사된 엄청난 힘에 의해 뿔뿔이 흩어져 추락해버리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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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역시 멋진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는 오프닝

▲ 이스 공격을 위해 세워지는 탑. 이 탑은 다름아닌...

게임이 시작되면 주인공인 유니카와 토바는 ‘로다의 나무’에게서 여신의 행방을 듣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신들은 스스로 마물들이 세운 ‘탑’에 들어간 것 같다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수색대의 다른 멤버들과 탑 안에서 합류하여, 하늘 높이 솟은 탑 내부의 탐색을 시작하게 된다.

 

■ 2명의 주인공, 그리고 또 하나의 스토리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선택할 수 있는 주인공은 2명. ‘유니카’와 ‘유고’는 생김새만큼이나 플레이 방식도 다르다. 우선 유니카는 전작인 이스 6나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의 아돌과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물리 공격을 기본 액션으로 한다. 그에 비해 유고는 마법도구인 ‘팍트의 눈’에서 발사되는 마법탄으로 싸우는 원거리 공격 스타일로서 지금까지의 이스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슈팅 게임에 가까운 전투를 펼치게 된다.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이 두 명의 게임 진행은 기본적으로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탑 내부의 장치를 작동시키거나 함정을 돌파하며 쭉 탑을 오르는 것은 2명 모두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탑 안에서의 동료나 적 캐릭터들과의 만남, 전개되는 이야기, 보스전의 순서나 공략법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 명을 클리어한 뒤 다시 다른 캐릭터로 진행해 나갈 때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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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끼로 싸우는 근접전용 캐릭터 유니카

▲ 유고는 마치 슈팅 게임처럼 마법탄을 연발하며 싸운다

스토리 면에서도 솔직하고 단순한 성격의 유니카와 남모르게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프라이드 높은 성격의 유고. 이 두 명이 다른 NPC 캐릭터들과 만들어 나가는 드라마와 밝혀 나가게 되는 수수께끼 등이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두 명의 주인공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면 숨겨진 또 한 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이 캐릭터의 스토리는 다른 두 명의 스토리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수수께끼들을 해결해줄 것이다. 쌍둥이 여신들은 어디로, 무엇 때문에 사라진 것인가? 그리고 이스를 노리는 마물들의 흑막은? 이러한 이스 오리진 스토리상의 수수께끼들 외에도 원점이 되는 이스 1, 2편에 관련된 숨겨진 사실들도 밝혀진다는 점에서 이스 시리즈 팬으로서는 정말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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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을 노리는 수수께끼의 ‘어둠 일족’.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 다양한 서브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 시리즈 팬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전작들과의 연결고리

이스 오리진에서는 시리즈의 전작들, 특히 이스 1, 2편들과 관련이 있는 요소들이 심심찮게 발견되어 올드팬들을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우선 주인공들을 비롯한 주요 캐릭터들 중 다수가 ‘토바’, ‘팍트’, ‘젬마’ 등 이스 신관들의 선조들이라는 점부터 그렇다. 또 게임의 무대인 탑 자체가 700년 후 아돌이 오르게 되는 탑이므로 등장하는 몬스터들이나 설치되어 있는 장치들에도 전작 이스 1, 2에 등장했던 ‘그 탑’의 테이스트를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다.

유니카를 선택해 진행 했을 때 처음 등장하는 보스급 캐릭터 ‘바쥬리온’은 다름 아닌 박쥐 떼로 변신하는 그 녀석이다. 숨겨진 통로를 발견할 수 있는 아이템 ‘마스크 오브 아이즈’가 등장하며 이스 2에도 등장했던 귀여운 성수 루우도 만날 수 있다. 이스 시리즈를 이스 오리진으로 처음 접해보는 사람이라면 별 메리트가 아니겠지만, 팔콤, 그리고 이스 시리즈의 오랜 팬들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팔콤다움’에서 느껴지는 친숙함과 반가움은 참으로 각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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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 1, 2를 해봤다면 잊을 수 없는 캐릭터(?) 로다의 나무

▲ 시리즈의 단골 아이템 마스크 오브 아이즈

 

■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액션이 이끌어내는 깊은 게임성

기본적으로 이스 오리진의 전투 시스템은 기본 공격과 스킬 액션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다양한 기본 공격 기술과 세 가지의 스킬을 사용한 전투는 전작인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또한 공중에서 이동이 가능한 스킬로 평범한 점프로는 지나갈 수 없는 곳을 통과하거나 특정 스킬로만 파괴가 가능한 벽, 혹은 적들의 등장 등 게임의 진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등의 특성도 전작에서 이미 친숙한 요소. 여기에 넓은 범위의 적들을 공격하거나 적의 방어력을 떨어뜨리는 등 특수성능을 지닌 특수공격이 추가되어 그 액션성은 더욱 진화했다. 인터페이스 또한 키보드만이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게임용 조이패드에 대응하기도 해 다양한 입력도구를 자유롭게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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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 스킬의 상쾌함이 잘 살아 있다

▲ 액션 자체의 박력은 시리즈 그대로 최고 수준

유니카의 도끼 공격은 전작의 아돌과 마찬가지로 지상의 기본 콤보공격, 공중의 적을 공격하는 점프베기, 적을 스턴 시키는 내리찍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향키를 한 번 눌렀다 뗀 뒤 공격 버튼을 누르면 발동하는 특수공격은 크게 회전하면서 적들을 베며, 여러 번 피해를 주며 방어력을 내리는 효과까지 가지고 있다. 스킬 계열도 주위에 톱니바퀴 형태의 역장을 회전시키거나 번개의 기둥을 작렬시키는 등, 직접적인 공격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많다.

유고의 경우 팍트의 눈에서 발사되는 마법탄을 연속으로 맞춰 대미지를 주게 되는데, 유니카보다 공격 패턴은 적지만 원거리에서도 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어 전투를 안전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유고의 특수공격은 대형 전기탄을 쏘는 기술로, 역시 여러 번 피해를 입히며 적의 방어력을 내려준다. 덤으로 번개 기둥에 맞은 적들을 뒤로 밀어내는 넉백 효과까지 가지고 있다. 스킬 계열은 역시 마법사인 만큼 방어막을 치거나 일정시간 후 폭발하는 마법폭탄을 설치하는 등 보조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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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채로운 액션을 통해 적들을 썰어 나가는 통쾌함

▲ 모든 스킬들을 100% 활용해야 진행이 가능하다

접근전 위주로 싸워야 하는 유니카와 일정 거리를 두고 싸워야 하는 유고는 같은 게임으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전법을 가지고 있다. 게이지가 쌓이면 능력을 강화하는 부스트 모드에서도 직접적인 공격력이 상승하는 유니카와 팍트의 눈을 4개로 늘려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유고는 서로 판이한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을 한 번 클리어한 후 다시 플레이할 때라도 어느 쪽을 먼저 클리어했든 신선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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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보스라도 캐릭터에 따라 다른 전법이 요구된다

▲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전술을 연구하는 즐거움

■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쾌적한 게임 플레이

이스 오리진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개성적인 여러 맵과 약간 머리를 써야 지나갈 수 있는 수수께끼와 같은 장치들을 헤쳐 나가는 모험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스위치를 작동시키자마자 부리나케 뛰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길, 한 순간의 실수로 떨어지면 한참을 되돌아와야 하는 발판, 거센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야 하는 송곳이 가득한 수중통로 등 재치와 스릴이 넘치는 난관들이 끊임없이 플레이어의 도전을 기다린다.

단지 게임의 배경이 ‘탑’이라는 닫혀 있는 장소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대부분 전작들에서 등장한 장치들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런 종류의 게임들 중에서는 여전히 수준급의 레벨 디자인이다. 보스 등장이나 이벤트를 통한 드라마의 진행 등의 타이밍도 매우 적절하며 특별히 신경써서 레벨업을 하지 않아도 적당히 적들을 상대하며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레 진행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레벨이 상승해 나가는 등, 마치 고급 승용차를 타고 잘 닦인 길을 지나가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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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맵의 아기자기한 장치들이 주는 팔콤 특유의 게임성

▲ 시리즈 최초로 선보이는 수중 맵도 있다

 

■ 최신 이스 시리즈 특유의 깔끔한 그래픽과 사운드

이스 오리진은 전작인 페르가나의 맹세와 거의 비슷한 느낌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전작들의 특징인 2D에 가까운 화면 연출과 깔끔하고 부드러운 느낌은 이번 작품에도 잘 나타나 있다. 능숙한 폴리곤 사용과 2D 캐릭터 연출로 맵의 깊이를 충분히 느끼게 하면서도 낮은 사양에서도 무리 없이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준다. 아쉽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탑이라는 한정된 장소만을 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보이는 탑 밖의 황량한 풍경이나 탑의 구역마다 다른 환상적이고 개성적인 실내의 묘사는 ‘역시 팔콤’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특히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로테스크한 디자인의 보스들은 그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팔콤의 자랑인 멋진 배경 음악은 이번에도 분위기를 돋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이 주를 이루는 음악들은 특히 장중하고 빠른 템포의 전투음악에서 그 박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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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적한 시점과 부드러운 카메라 워킹 등 화면 연출의 완성도가 높다

▲ 자연스럽고 화려한 3D효과 활용도 볼거리

 

■ 이스의 뿌리를 찾는 시리즈 팬들에게 바치는 선물

이스 오리진은 분명히 어떤 사람이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높은 완성도의 작품이다. 플레이어가 이스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건, 심지어는 게임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이건 그 점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팔콤의 이스, 그것도 초창기 시리즈의 팬이라면 작품의 즐거움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아돌 크리스틴이 이스에 도착하게 되는 것은 700년 뒤. 엔딩을 본 후에도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상상하며 자연스레 전작인 이스 1, 2를 다시 플레이하고 싶은 기분이 된다. 이스 오리진은 과거 작품들의 올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팔콤이 선사하는 선물과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스 오리진은 그러한 기분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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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상의 가호로 능력을 상승시키는 등 참신한 요소도 많다

▲ 다양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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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전은 여전히 즐겁지만, 약간의 매너리즘도 느껴진다

▲ 이스의 올드팬이라면 반드시 즐겨봐야 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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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 오리진 2006. 12. 21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니혼 팔콤
게임소개
'이스 오리진'은 아돌 크리스틴의 모험이 아닌 '이스 1'로부터 700년 전 고대왕국 이스에서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이다. '이스' 세계관의 정립과 설정 정리가 이루어졌으며, 유니카 토바, 유고 팩트, 토르 팩트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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