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표현하는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만화와 같이 평면적인 2D게임들은 점차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에니메이션처럼 3D그래픽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런 표현기술의 발달은 3인칭 시점에서 게이머가 조작하는 캐릭터의 시점을 중심으로 한 1인칭 시점의 게임이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 더 큰의의를 갖는다.
▲ 슈퍼 마리오 월드 |
▲ 슈퍼 마리오 64 두게임을 비교해보자 2D와 3D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가? |
보다 현실적인 게임환경을 즐길수 있게 됨에 따라 1인칭 시점을 활용한 많은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레이싱, 비행시뮬레이션, FPS는 현실과 흡사한 느낌을 전해주는 1인칭 시점의 특징을 잘살린 장르들이 그것이다.
1인칭 시점을 살린 작품들이 대거등장하면서 가장 많이 사랑받게 된 소재는 2차 세계대전이었다.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전장의 느낌을 전달받고 싶어한 많은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욕구를 채워주기에 가장 적합했으니 말이다.
▲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하는 FPS게임의 양대산맥 메달 오브 아너(MOH)와 콜 오브 듀티(COD) |
하지만 FPS도 게임이라는 큰 굴래 안에서 현실성과 오락성의 타협을 이뤄야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실제 전쟁에서 람보와 같이 한명의 병사가 모든 적들을 물리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뿐더러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게이머들이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FPS가 택한 현실성의 가장 큰 부분은 바로 그래픽과 사운드 같은 감각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실제로도 FPS장르는 다른 장르보다 한발 앞선 그래픽 기술과 사운드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각적인 그래픽 기술의 한계를 뛰어남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탓일까? 최근 좀 더 현실성을 더하면서 난이도를 낮출 수 있는 분대식 FPS작품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오늘 이야기할 작품인 브라더 인 암즈(이하 BIA)는 분대시스템을 이용, 극한의 현실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잡은 게임이다.
▲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한 명품 FPS의 전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그대 '브라더 인 암즈(BIA)' |
현실성과 오락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BIA는 여러면에서 현실 그 자체를 게임내에 구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다.실제 D-Day때 공습작전에 참가한 ‘맷 베이커(Matt Baker)’ 하사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그와 함께 작전에 참가한 사람들의 증언과 작전자료 등을 참고하여 거의 동일한 환경을 게임내에서 보여주고 있다
▲ 해외포럼들에서는 게임의 사실성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기존 FPS들과는 차별화된 사실성을 보여준다 |
이런 사실성은 기존 FPS와는 다른 많은 변화를 불러왔는데 조준을 용의하게 해주는 크로스바가 존재하지 않으며 총의 반동과 발사 할때의 손의 흔들림으로 인해 조준을 하지않고 총을 쏘면 거의 다 빚나가버리는 절망감을 맛보게된다.
▲ 총을 조준할 때 조준점 이외에 배경이 뿌옇게 변화는 효과는 정말 멋지다 |
잘맞지 않는 총도 총이지만 처음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에게 가장 큰 절망감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헬스팩과 죽은 부대원이 부활하지 않는 게임시스템일 것이다.
왠지 첫인상부터 굉장히 어렵고 쉽게 죽는 매우 재미없는 게임일 것 같지만 다행히도 잘다듬어진 분대시스템과 적의 사기를 저하시켜 주의를 흩어뜨리는 요소는 람보식 FPS가 갖는 오락성을 대신할만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승리의 열쇠는 공포
BIA가 사실성을 추구한 덕분에 얻은 난이도 조절의 해결책은 바로 ‘겁을 먹는 NPC’다. 스스로에게 한번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눈앞에 총구를 들이밀었을 때 전혀 겁먹지 않을 수 있을까? BIA의 적들은 실제와 같이 겁을 먹는다.
적을 상대할 때 보면 머리위에 붉은색 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것이다. 적과 대치상황 중일 때 적에게 일제사격을 퍼부으면 점점 붉은색 부분이 줄어들고 검은부분이 커져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을 통해 적이 겁에 질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공포는 일제사격뿐만 아니라 탱크와 같은 강력한 무기 혹은 기습을 할 경우 쉽게 빠져들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적은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가거나 총을 제대로 명중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이 점을 노려 분대명령을 이용한 게임진행에 여러가지 전술을 짜는 것이 BIA가 주는 또 다른 재미다.
▲ 마치 코만도스를 보는 듯한 BIA의 전술맵 |
게이머는 전술맵을 통해 마치 턴제 전략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처럼 분대원들의 명령과 움직임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 이때 전투맵을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형태로 쉽게 전황을 살필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를 활용해 적에게 일제사격을 가한 뒤 공격대를 우회시켜 적의 허를 찌르거나 혹은 분대를 둘로 나눠 적의 주의를 흩어뜨린 뒤에 취약한 부분에 수류탄을 던지는 대담한 작전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인 요소이다.
아케이드성을 대신한 전략성
BIA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FPS게임들이 아케이드 스타일의 오락성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포기한 현실성을 전략성으로 승화시킨 새로운 FPS작품이다.
FPS와 RTS가 융합 된 게임진행방식은 분명 새롭고 흥미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런 현실성은 분명 좀 더 사실적인 전쟁을 가상이나마 체험하고픈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 크게 어필할만한 것이 사실이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너무 현실에 치중한 나머지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이 단조로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비슷한 형태의 임무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작전, 그리고 제한된 무기들은 장기간의 게임을 진행하면서 뭔가 새로운 재미를 찾기 어렵다는 한계에 부H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IA는 사실감이 주는 긴장감과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로 게이머가 쉽게 게임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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