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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틱과 영어, 두가지가 있어야 한다(크림슨 스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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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낀거냐?
지난달의 뱅! 건쉽 엘리트에 이어 다시 한번 장르구분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고야 말았다. 크림슨 스카이즈가 정말 액션게임이냐? 아니면 비행시뮬레이션의 탈을 쓴 슈팅게임이냐? 엄청 단순한 뱅!이야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CGW 편집진들은 `강력한 액션성`을 강조했고 필자도 그렇게 예상해서, 즉 액션인 줄 알고 낼름 리뷰를 자청했다(-_-). 그러나 컨트롤 옵션에서 나를 기다린 것은 수십개의 키보드 명령이었다. 뭐야 이거…. 무늬만 액션 아냐?
크림슨 스카이의 첫인상은 다름아닌 `인터스테이트 76`이었다. 가상이지만 수십년을 거슬러 올라간 시대적 배경부터 투박한 글씨체의 메뉴화면, 유머 가득한 주인공들과 윙맨(인터 76의 타우러스)들의 대화, 미션을 해결하고 생기는 돈으로 개조하거나 맘대로 꾸밀 수 있는 선체와 차체, 미션 브리핑에서 받는 기본임무 외에도 상황에 따라(그래봐야 사전 프로그래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지만 - 일명 `스크립트`라고 한다) 툭툭 튀어나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션내용에 이르기까지 크림슨 스카이즈는 인터 76을 해본 게이머라면 분명히 동의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_-).

확실한 게임불감증 치료제
그래서 맘에 들었다. 싱글플레이 및 스커미시·보츠매치에 해당하는 「인스턴트 액션」모드가 주는 \"딱 10분만!\"의 재미는 인터 76 뿐 아니라 `디센트: 프리스페이스`에서 느낀 감정을 다시 돌려주었다.
과거 미국에 경제 대공황이라는 것이 있었다. 말 그대로 미국이 돈 때문에 망할 뻔한 상황이었는데(아깝군 -_-) 크림슨 스카이즈는 여기서 이야기를 끌어올려 대공황으로 인해 여러 주들이 국가로 독립한 후의 미국을 그린다. 즉 미국의 52개주가 각각 하나의 나라로서 권리를 주장하고 전쟁까지 벌이는 것이다. 오래지 않아 육상교통은 거의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며 이에 따라 비행기를 이용한 항공교통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다. 이 시대의 꿈나무 항공 해적 `네이선 재커리(Nathan Zachary)`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크림슨 스카이즈를 구입한 게이머의 임무이다. 미션을 시작하면 브리핑 화면에서 왁자지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재커리와 해적단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언급했듯이 이들의 대화는 상황을 막론하고 약방 감초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게임이 갖는 생명력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동영상은 거의 없지만 시골에서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듣는 라디오 드라마처럼 생동감있는 목소리 연기들은 크림슨 스카이즈의 절반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뒤집어 본다면 영어를 싫어하거나 읽기도 어려운데 게임하면서 리스닝 공부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게이머에게는 절대 어필할 수 없다는 단점이 된다. 최근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의 확장팩을 비롯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많은 한글화 게임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부디 이 크림슨 스카이즈도 훌륭한 한글화를 거칠 수 있기를 바란다.
크림슨 스카이즈의 24개 싱글플레이 미션들은 주로 재커리가 속한 해적단 `포춘 헌터즈`와 재커리를 둘러싼 여러가지 대립들, 심지어 사랑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여성 파일럿들로 구성된 `블랙 스완` 해적단과의 이야기는 그중에서도 특히 백미로 꼽을 수 있는데 이 아름다운 동시에 치명적인 검은 백조들을 노리는 남성들은 당연히(?) 한둘이 아니다. 어쨌든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면 포춘 헌터즈가 `짱을 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싸워서 이겨야만 한다.

게임 사기도 뼈빠지는데(ㅠ.ㅠ)
하지만 크림슨 스카이즈에서 잘 싸우는 파이터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영어실력 이외에 또 하나의 무기가 필요하다. 바로 조이스틱. 첫인상부터 무시무시했던 컨트롤 옵션의 수많은 조작키들은 조이스틱 하나로 해결이 가능하다. 제작사 지퍼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게이머는 키보드를 쳐다볼 필요조차 없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류의 게임에서 가장 복잡하다는 목표 지정키(Targeting)도 거의 필요가 없다. 자동으로 적의 위치와 방향을 알려주는 스파이 글래스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띄워준다 해도, MS가 아무리 홍보를 한다 해도 이 게임 하나를 위해 조이스틱에 선뜻 돈을 지불할 게이머는 얼마나 될 것인가? 그것도 높은 정품게임 가격에 허덕이는 국내의 일반 게이머들 중에서? 사실 `익숙해진다면` 키보드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키보드만으로 맨해튼의 빌딩숲을 가로지르면서 공중전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

이 하늘에 뼈를 묻고파
한가지 크림슨 스카이즈의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으로 구미가 당기는 독자분의 컴퓨터가 펜티엄 3 500에 128MB의 램 이상이 아니라면 다음 리뷰로 넘어가길 바란다. 그런 만큼 그래픽은 뛰어난 수준을 자랑한다. 지구를 배경으로 한 비행전투 게임 중에서는 최고급의 지표면 텍스처와 묘사력을 가지고 있다. 기존 비행시뮬레이션처럼 넙적하게 뭉개진 벌판만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다는 내용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미션 배경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크림슨 스카이즈가 해외에서 정식 출시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1.01 패치가 등장했다. 아아, 또다시 `선출시 후패치`의 악몽이란 말인가? 무슨 일인가 했고 설마 나는 아니겠지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바로 크림슨 스카이즈의 출시당시 버전은 게이머의 싱글플레이 세이브 파일을 날려버리는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패치는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크림슨 스카이즈는 충분히 올해의 `액션`게임 후보에 오를 만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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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비행시뮬
제작사
게임소개
따분한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비행시뮬레이션 같지만 액션성이 강조되어 신나게 즐겨볼 수 있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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