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도 이 정도면 콩가루(?) 수준이다. 한 아비에서 태어난 두 자식이 치열한 경쟁구도에 놓이게 됐다.
지난 8월 22일 CJ E&M 넷마블은 신작 레이싱게임 ‘지피레이싱’을 최초 공개했다.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 위에 오른 사람은 다름 아닌 최병량 대표. 바로 온라인 레이싱게임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카트라이더’를 만든 사람이자, 또 다른 비행레이싱게임 ‘에어라이더’의 아버지였다. 자신의 모든 이력이 레이싱게임에 집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최병량 대표가 내민 카드는 ‘지피레이싱’.
최병량 대표는 이제 ‘지피레이싱’이란 신작으로 자신의 창조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좁디좁은 이 바닥에서 ‘카트라이더’와 ‘지피레이싱’의 라이벌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니, 명백히 말하자면 집안싸움이다. 그리고 싸움은 바로 이렇게 전개되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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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스튜디오 최병량 대표
레이싱게임 최대의 적, 스트레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캐주얼게임, 그중에서도 레이싱게임은 가장 대표적인 인기장르다. 초등학생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간편한 게임이지만, 쉬워서 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한 게임이기도 하다. 특히 성인 사용자들에게 이런 스트레스는 크게 작용하는데, 어린아이들도 곧잘 하는 게임을 다 큰 어른이 못할 때 오는 상실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방향감각이 둔한 사람에게는 레이싱게임에서 주행을 완료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미션이다.
최대표는 레이싱게임을 기피하는 사람 대부분이 주행 실패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못 견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방향을 가늠하지 못해 헤매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지피레이싱’은 이러한 부분에서 관대하다. 자동주행 시스템을 채택하여 사용자의 차체 방향을 정방향으로 잡아주기 때문. 이러한 아이디어는 스마트폰 게임에서 착안한 부분이다. 따라서 ‘지피레이싱’에서는 다른 레이싱게임에서 흔히 보이는 자동차가 한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 모습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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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지든, 메치든 앞으로만 갈 수 있다면! (사진제공: 넷마블)
물론 자동주행시스템을 넣는다고 해도 레이싱게임의 재미가 대폭 하향되는 건
아니다. 어차피 레이싱게임에서 초보자와 고수를 가르는 기준은 주행을 제대로 하느냐가
아니라 S자로 달리는지, 직선으로 달릴 수 있는지에서 나뉘기 때문이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그건 좋은 게임이 아니라는 것.
오너드라이버이기도 한 최병량 대표는 코너링이 좋은 차를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그의 취향은 레이싱게임에도 대입됐다. 그는 재미있는 레이싱게임은 손가락이 플레이하는 주행의 느낌을 몸이 함께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량 대표는 레이싱게임의 퀄리티를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급경사, 급커브를 틀어도 플레이어의 몸이 꿈적도 하지 않는다면
분명 좋은 게임이 아니다. 최병량 대표가 신뢰하는 기준은 ‘손가락과 플레이어의
일심동체’다. 사용자가 손으로 정지 버튼을 눌렀을 때 실제로 급브레이크를 밟은
듯이 몸이 움찔한다거나, 급커브 시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을 주어야 ‘진짜’
레이싱게임이다.
왜 또 레이싱게임입니까, 하는 질문에 “만들수록 욕심이 많아지더라”
한길만 쭉 파는 개발자는 의외로 많다. 하지만 최병량 대표의 외길인생은 유독 눈길을 끈다. 그도 그럴 것이 캐주얼게임 개발자 중에 이러한 사례가 적을뿐더러 레이싱 외길을 쫓은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 레이싱게임을 만든 사람으로서 동일 장르의 게임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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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레이싱` 최대 강점이라고 소개된 광장 모습 (사진 제공: 넷마블)
이유는 단순했다. 옛 속담처럼 많이 알면 알수록 보이는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과거 ‘카트라이더’ 팀의 유일한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어느새 기획자의 자리에 올랐다. 레이싱게임에 대한 호기심은 지상에서 공중으로 이동하여 ‘에어라이더’까지 만들었다. 후자의 경우 흥행까지 오르진 못했지만, 국내 유일의 비행레이싱게임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아직도 최병량 대표에게 레이싱게임이란 장르는 만들면 만들수록 어렵게만 느껴지는 장르다. 그 때문에 같은 장르에 도전해도 매번 아쉬웠던 부분이 남았다. 그리고 또다시 게임을 개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텐데 하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최병량 대표는 자타공인 육(카트라이더), 공(에어라이더)를 넘나드는 레이싱게임을
경력을 발판삼아 어느 물리엔진보다 정확한 레이싱 경험을 전달하기로 결심했다.
“디즈니 IP는 천문학적인 가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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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스튜디오에 펼쳐진 다양한 아이디어 스케치
신작 ‘지피레이싱’은 최병량 대표에게 큰 모험이다. 지금까지 최병량 대표가 갈고 닦은 총체적인 개발경험을 선사함은 물론, 디즈니인터랙티브와 사상 최대 규모 IP 계약 체결이라는 무거운 기대감까지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피레이싱’은 디즈니인터랙티브와 협약으로 레이싱 대부의 신작이라는 이름값도 덮어버릴 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다. 개발자로선 부담될지 몰라도 흥행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 셈이다. ‘토이스토리’와 ‘카(Cars)’등 디즈니, 픽사의 유명 캐릭터 하나하나가 더해졌으니 그럴 만도 하다.
처음부터 최병량 대표가 디즈니인터랙티브와의 IP 제휴를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개발 초기부터 탄탄한 IP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연히’ 디즈니와 접촉하게 됐고, 그것이 다시 ‘우연히’ 사업적인 제휴로 이어졌다고. 이제 갓 설립된 중소기업에겐 ‘두 번의 우연’이 엄청난 기회를 다져다 준 것이다.
‘지피레이싱’은 이름값만큼 상당한 기대감을 안고 있다. 현재 최병량 대표는 물론 지피스튜디오의 모든 전력이 9월 말 D-Day를 위해 풀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첫 비공개 테스트가 펼쳐질 그날, 그들의 첫 레이스가 어떻게 펼쳐질 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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