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흔히 볼 수 있는 기사로 ‘~년 기대작 특선’이란 것이 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창세기전’, ‘포가튼 사가’ 등 패키지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차츰 커지더니 어느새 주객이 바뀌어버렸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다시 한번 불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개발 호흡이 짧고 출시일도 유동적이라, 연초에 모아서 살펴보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투자와 수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 대작들이 등장하며, 이제는 모바일게임도 일찍부터 날짜를 헤아리며 출시를 기다리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2016년 기억해둬야 할 신작 모바일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게임메카가 추천하는 기대작 10선을 꼽았다.
1. 거신전기(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진짜 마음이 동할 ‘감성’을 담았다
▲ '감성'을 키워드로 내세운 모바일 RPG '거신전기' (영상제공: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거신전기’는 스노우폴게임즈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상반기 출시하는 액션RPG이다. 한 편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원화와 로고에서 보여지듯, 이 작품의 최대 특징은 바로 ‘감성’ 그 자체. 거친 캐릭터와 신화적인 괴물을 앞세운 무미건조한 영웅담에서 탈피하여 정말로 마음이 동할만한 이야기를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대략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전란을 피해 인적 드문 산골에서 자라난 공주 ‘벨라’는, 요정 ‘진’의 도움을 받아 왕족의 혈통만이 다룰 수 있는 ‘거신’을 깨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나 다름없는 호위 무사가 죽고,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 힘을 얻는 등 ‘벨라’의 성장기가 서정적으로 그려진다.
유려한 연출과 파스텔풍 그래픽이 ‘거신전기’가 말하는 감성의 전부는 아니다. 개발진은 극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영화 ‘올드보이’로 잘 알려진 최승현 음악감독에게 OST 전반을 맡기고, 체코 교향악단의 협연까지 더했다. 아울러 주역 ‘벨라’와 ‘비에타’ 목소리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공주 자매로 호연한 박지윤, 소연 성우를 기용해 눈보다 귀가 즐거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물론 감성적인 이야기에 앞서 게임 본연의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거신전기’는 기존 흥쟁작이 보여준 액션RPG의 큰 틀을 보완 및 계승하면서, 동시에 전투 중에 강력한 ‘거신’을 소환하는 시스템으로 개성을 더했다. 아울러 타격감과 조작, 최적화에도 신경을 써 지난 8월 테스트에서 깔끔한 플레이 감각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 제목처럼 '거신'을 타고 싸울 수 있다 (사진제공: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2. 소울 앤 스톤(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액션RPG 흥행공식의 극한
▲ 수집과 성장, 전투에 집중한 '소울 앤 스톤' (영상제공: 위메이드)
‘거신전기’가 감성으로 변주를 꾀했다면, ‘소울 앤 스톤’은 액션RPG 흥행공식에 더욱 파고든 작품이다. 더욱 어두운 이야기와 기괴한 적들, 다채로운 아이템과 각종 수집 요소, 그리고 더욱 현란해진 액션이 더해졌다. ‘국민 여전사’ 하지원을 홍보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1월 중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소울 앤 스톤’에는 전사, 암살자, 마법사, 마검사까지 4명의 영웅이 등장한다. 각 영웅는 저마다 속도와 파괴력, 기술 등에 특색을 지녔으며 전투 시에는 영웅 태깅 시스템과 소환수를 통한 다채로운 전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 아울러 최대 3명까지 입장이 가능한 월드보스전부터 요일던전, 영웅던전, 성물방어전 등 각종 전투 콘텐츠를 총망라하여 질리지 않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3. 야생의 땅: 듀랑고(넥슨), 모바일로 즐기는 삼시세끼 MMORPG
▲ 누워서 즐기는 MMORPG를 꿈꾸는 '야생의 땅: 듀랑고' (영상제공: 넥슨)
2016년 가장 ‘이색적인’ 모바일게임을 꼽으라면 단연 ‘야생의 땅: 듀랑고’일 것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이은석 디렉터의 차기작 ‘야생의 땅: 듀랑고’는 제목 그대로 공룡이 자생하는 태고의 땅에서 채집과 제작, 전투를 통해 생존을 도모하는 게임이다. 모바일에선 다소 생소한 MMORPG로, 여러 유저들과 함께 협력하며 야생의 땅을 개척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미 여러 차례 시연과 테스트를 거치며 ‘듀랑고’의 장단점은 거의 드러났다. 침대에 누워 짬짬이 즐기는 모바일 MMORPG라는 컨셉은 좋지만, 생존이라는 장르적 특성과 복잡한 조작 방식이 휴대용 기기에 맞질 않았다. 다행히 이은석 디렉터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호언했으며, 앞으로는 개인의 생존을 넘어 부족, 나아가 국가 단위 콘텐츠를 선보일 거라 밝혔다.
4.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넥슨), 다시 시작되는 황금투구의 전설
▲ 좌절감으로 사나이를 키우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영상제공: 넥슨)
추억의 명작 ‘삼국지 조조전’이 넥슨의 손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원작의 시나리오를 완벽 이식함은 물론 기존 느낌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훨씬 세련된 그래픽이 볼거리이다. 이제는 갑주부터 얼굴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캐릭터부터, 한층 뚜렷해진 날씨 효과, 물고기가 헤엄치는 작은 모습까지 담아낸 생동감 넘치는 필드가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낸다.
테스트 당시 원작을 초월 이식한 ‘연의’편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 반면, ‘전략’편에는 혹평이 많았다. ‘전략’편은 일종의 PvP 모드로, 영지를 경영하고 다른 유저와 공성전을 펼치는 것인데, 이 과정이 그리 흥미롭지 못함에도 ‘연의’편에서 원하는 장수를 사용하기 위해선 억지로 해야만 한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다만 아직 출시까진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5. 레거시 퀘스트(넥슨), 픽셀과 타격감 모두 톡톡 튄다
▲ 복셀 그래픽으로 눈길을 끄는 '레거시 퀘스트' (영상제공: 넥슨)
‘마인크래프트’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복셀 그래픽을 사용한 게임이 부쩍 늘었다.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관은 물론 간단한 조합으로 다양한 물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각광받는 소재란다. 이러한 복셀 그래픽을 모바일 RPG에 접목하면 어떨까? 바로 오스트리아 개발사 소셜스필이 만들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레거시 퀘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레거시 퀘스트’는 끝없이 이어진 던전을 탐험하며 보물을 챙기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액션RPG다. 재미있는 점은 게임오버가 되면 캐릭터 역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인데, 대신 후손이 대를 이어 과업을 수행하게 된다. 물론 유저의 편의를 위해 전대 캐릭터의 능력치를 다음 세대에 계승시키고, 아이템은 떨어진 자리에 남도록 해 회수를 돕는 등 안전장치도 마련해두었다.
6. 로스트킹덤(네시삼십삼분), 블레이드에 ‘깊이’를 더한 액션
▲ 깊이 있는 액션을 추구하는 '로스트킹덤' (영상제공: 네시삼십삼분)
'블레이드'를 성공 반열에 올려놓은 네시삼십삼분이 이번에는 한층 더 '깊이 있는' 액션을 보여주겠다며 '로스트킹덤'을 들고 나왔다. 헐리우드 명배우 올랜도 블룸을 홍보모델로 기용해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지스타 2015에서 진행된 시연도 호평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통쾌한 액션에 전설을 더했다는 평가다.
‘로스트킹덤’에선 전투 시 다양한 변수에 따라 액션이 달라진다. 회피를 쓴 직후나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활성화되는 다양한 스킬을 넣음으로써, 전술적인 전투와 조작의 편의성을 모두 잡았다. 스테이지 구성에 있어서도 선형적 구조를 선호하는 모바일 액션RPG와 달리 곳곳에 샛길을 만들어 보다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토록 했다. 최대 4인 멀티플레이까지 지원해 어서 출시가 기다려진다.
7. 삼국 블레이드(네시삼십삼분), 언리얼엔진4로 되살아난 삼국지 용장들
▲ 언리얼엔진4 성능 유감없이 뽐내는 '삼국 블레이드' (영상제공: 액션스퀘어)
네시삼십삼분에서 서비스하는 기대작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블레이드'의 산실 액션스퀘어가 선보이는 ‘삼국 블레이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블레이드’의 삼국지 버전이라 할만한데,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이 일품이다. 박력 넘치는 연출은 나무랄 데 없지만, 과연 쾌적하게 플레이 가능하도록 최적화할 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삼국 블레이드’는 원작 영웅들을 모아 적 병사들을 무찌른다는 삼국지 게임의 기본적인 문법을 충실히 따른다. 공개된 시연 영상에선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는 제갈량과 수십 발의 화살을 난사하는 하우연, 거대한 도를 휘두르는 거구의 동탁, 창 끝에서 벼락을 내리는 조자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부드러우면서도 타격감이 살아 있는 모습이 과연 액션스퀘어라 할만 하다.
8. 드래곤라자(로코조이 인터내셔널), 원작 후광만으로도 시선 납치 끝
▲ 원작의 명성에 걸맞는 게임이 되어주길 '드래곤라자' (영상제공: 로코조이 인터내셔널)
‘드래곤라자’는 한국 판타지소설 사상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초장이 ‘후치’와 경비대장 ‘샌슨’, 엘프 ‘이루릴’ 등 재기 발랄한 캐릭터들이 엮어가는 모험담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앞서 두 차례나 게임으로 제작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모바일 액션RPG로 재탄생하게 됐다.
아무래도 원작의 팬이라면 ‘후치’가 멋들어진 검술로 오크들을 썰어버리는 모습이 퍽 낯설 것이다. 이미 액션RPG으로 개발되던 작품에 뒤늦게 IP가 투입된 거라 다소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개발진에서 왕년 독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콘텐츠를 계속 수정 중이고, 새롭게 공개된 캐릭터 일러스트도 원작 분위기를 잘 살려내 결과물을 기대해볼 만 하다.
9. 데스티니 차일드(시프트업), 김형태의 살아 움직이는 일러스트집
▲ 김형태의 움직이는 일러스트북이 공짜라고? '데스티니 차일드' (영상제공: 시프트업)
당초 ‘프로젝트 S’로 알려졌던 ‘데스티니 차일드’는, ‘창세기전’ 및 ‘블레이드앤소울’ 아트 디렉터로 잘 알려진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의 첫 작품이다.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지닌 김 대표 특유의 일러스트 덕분에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기도 전부터 뭇 유저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실제 게임도 훌륭한 원화를 적극 활용하여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수집형 RPG로 탄생했다.
플레이어는 마계 생활이 지루해 인간계에 온 악마로 분해, 서포터 서큐버스 ‘모나’와 ‘리자’, 그리고 ‘다비’의 도움을 받아 마왕이 되기 위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유저는 다양한 ‘차일드’를 수집하며 자신만의 군대를 꾸려야 한다. 종류만 500개에 달하는 이 ‘차일드’들은 개별 스토리를 지니고 있으며, 플레이어와 친밀해질수록 진화한다. 재미있는 점은 특히,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 ‘차일드’에는 ‘라이브 2D’가 적용되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일러스트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라이브 2D 일러스트 (사진제공: 시프트업)
10. 나인하츠(게임빌), 개발명가의 탄탄한 기본기로 승부한다
▲ 혁신보다는 탄탄한 기본기로 승부하는 '나인하츠' (영상제공: 게임빌)
모바일게임 개발명가로 꼽히는 게임빌도 신작으로 새해 출사표를 던진다. ‘나인하츠’는 무리한 혁신보다는 탄탄한 기본기에 집중한 모바일 RPG로, 수집과 성장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를 위해 300여 종에 달하는 소환수가 등장한다. ‘라그나로크’ 이명진 만화가를 비롯해 꾸엠, 체리핀 등 30여 명의 실력파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낸 소환수들은 겉모습은 물론 성능까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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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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