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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남아 4인조 코스프레팀 SDC '클로저스의 병풍이 될 각오가 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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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임 문화 축제 '지스타 2014(이하 지스타)'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클로저스의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는 유저분들의 열망이 뜨겁습니다. 누군가는 글로, 누군가는 그림으로 애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여기 자신의 온 몸으로 클로저스에 대한 애정을 어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10월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127회 서울 코믹월드'에서 클로저스 코스튬 플레이(이하 코스프레)를 한 'SDC' 팀과 '검은양'팀입니다.


▲ 지난 127회 서울 코믹월드에서 선보인 두 팀의 합동 코스프레

비록 프로 코스프레팀은 아니지만 게임 속 캐릭터들을 빼다 박은 의상과 소품들의 완성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스플레이어분들에게서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집니다. 이에 게임메카에서는 양 팀원분들을 모두 모시고 클로저스와 코스프레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검은양'팀이 풋풋한 여고생들로 구성됐다면 'SDC'팀은 훤칠한 대한의 건아들입니다. 왜 게임의 주역인 클로저 요원이 아닌 SDC 대원을 코스프레 했는지, 코스프레 주제로써 클로저스가 갖는 특징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왼쪽부터 SDC팀 리피디, 마크원, 헥스

Q.만나서 반갑습니다. 게임메카 유저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리피디: 코스프레와 취업 준비에 열심인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서브컬쳐에 푹 빠져있는 마니아이기도 합니다.

마크원: 군대를 전역한 후 아무 생각 없이 1년간 휴학을 했다가 이대로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최근 학교로 돌아온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헥스: 그건 코스프레랑 아무 상관 없는 얘기잖아! 안녕하세요. 저는 클로저스 'SDC' 코스프레팀의 리더를 맡은 헥스입니다. 마크원은 디자인 및 장비 담당이며 리피디는 저희 팀의 행보관입니다.
Q.사진 속 SDC 대원은 네 명인데, 한 분이 안 계시네요? 

리피디: 그 친구는 현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SDC 코스프레도 휴가나와서 참여한 겁니다.

헥스: 일종의 저희 팀만의 의식이죠. 누가 휴가나온다고 하면 꼭 코스프레 일정을 잡습니다. 보통은 친구가 휴가나오면 쉬게 해주거나 같이 놀텐데, 저희는 실컷 코스프레를 시킨 뒤 부대로 돌려보냅니다.
Q.음... 정말 프로 의식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코스프레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헥스: 계기 자체가 거대한 비극이죠.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화 동아리 차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학교 축제가 열렸는데 저희 동아리 부스에 손님이 하나도 없는거에요. 그래서 호객을 위해 당시 부장과 제가 여자 캐릭터 코스프레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캐릭터인지는 절대 밝힐 수 없습니다. 괴로운 경험이었지만 덕분에 코스프레의 매력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됐죠.

마크원: 어려서부터 밀리터리물을 좋아했습니다. 학교에서 시간나면 총을 그리기도 하며 애정을 키워나갔죠. 그 후 대학 입시가 끝나고 시간이 남아 밀리터리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다가 만난 것이 SWAT(경찰특공대)입니다. SWAT 카페에 가입해서 회원들과 어울리며 함께 코스프레 뮤직 비디오까지 찍었죠. 이 인연으로 쭉 밀리터리 관련 코스프레을 하는 중입니다.

리피디: 저도 사연이 깁니다. 중학생 때부터 진로와 성적에 대한 고민 때문에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어요. 고등학생이 된 후로는 상태가 악화돼서 병원에 다닐 정도였는데, 그 때 우연히 어느 행사장에서 코스프레를 보게 된겁니다. 이걸로 내 성격을 바꿔봐야겠다, 이를 악물고 부딪혀보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타인을 지키고 받쳐주는 강인한 경찰특공대를 롤모델로 삼아 코스프레를 하게 됐습니다.

▲ 묵묵히 타인을 지키는 경찰특공대가 SDC팀의 롤모델이라고 합니다

Q.이제까지 밀리터리쪽 활동만 해오셨는데 새롭게 클로저즈 코스프레에 도전한 이유가 뭔가요? 주연이 아니라 NPC인 SDC팀을 주제로 잡은 것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리피디: 제가 평소 좋아하던 소설의 작가분과 삽화가분이 클로저스 제작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 발단입니다. 좀 더 알아보니 세계관도 흥미롭고 캐릭터도 매력적이더군요. 무엇보다 작 중 경찰특공대로 나오는 SDC를 보자 이거다! 하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저는 묵묵히 타인을 돕고 지지해주는 그런 존재를 동경합니다. SDC야말로 제게 꿈꾸던 대상이었죠.

마크원: 게임에 등장하는 SDC 대원들을 그저 병풍이로 볼 수도 있지만, 실은 클로저 요원이 문제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치안을 유지하고, 각종 보조 임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주역은 아니지만 음지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 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헥스: 팀으로서도 단순한 밀리터리 코스프레에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동: 송은이 경정님이 너무 좋아서 하게 됐습니다! 
Q.송은이 경정은 정말 인기 폭발이네요. 그러면 클로저스에 대한 짦은 감상을 부탁합니다.

리피디: 사실 저희가 클로저스를 접한 시점에선 이미 테스트 모집이 끝나서 게임을 해보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코스프레 준비를 위해 관련 영상을 수백번은 돌려봤습니다. CBT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클로저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영상 하나 하나가 인상 깊었고 오픈만 하면 큰 인기를 끌거라 생각합니다.

헥스: 저는 조사하면서 세계관이 참신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삼았을 뿐 아니라 실제로 유사하게 구현한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마크원이 구로역 근처에 사는데 게임에서 보면 집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재밌었습니다.

마크원: 맞아요. 제가 구로역 쪽에 삽니다. 게임에서 보면 정말 저희 동네와 흡사해요. 아마 게임이 오픈하면 배경만 구경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트웍도 맘에 들어요. 처음에는 제가 밀리터리만 좋아해서 미소녀에 정이 안갔는데 계속 보다보니 좋더라고요. 물론 송은이 경정님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 역시 SDC팀답게 송은이 경정에 대한 애정 폭발

Q.소품들이 실제 군용품으로 보일 정도인데요. 전부 직접 제작하셨나요? 클로저스 코스프레를 준비하는 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리피디: 기존에 저희가 가지고 있던 밀리티리 장비들을 개조해서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밀리터리 코스프레를 할 때는 가지고 있는 장비를 그대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새로운 시도라서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특히, 전역한지 얼마 안되서 경제적인 부담이 컸죠.

헥스: 저희는 게임 속 캐릭터를 현실에 구현하는 작업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경찰특공대 물품을 적극 채용해서 현실성도 높이고 준비에 대한 부담도 최소화했습니다. 단, SDC의 특징은 유지할 수 있도록 특별한 소품은 주문 제작 했고요.

리피디: 그런데 현실적인 각색이라는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마크원이 며칠 밤을 새며 디자인에 매달리기도 하고 저희 모두 시장에서 원단을 구하려고 하루종일 뛰어나기도 했어요. 정말 발로 뛰면서 힘들게 준비했습니다.

마크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코스플레이어는 원단을 다뤄본 경험이 많은데, 저희 밀리터리 쪽은 기성품을 구입하는 방식이라 뭔가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요. 처음으로 직접 소품을 만드려니 고생할 수 밖에요. 온갖 가게에 연락도 해보고 발품도 많이 팔았어요. 이 모든걸 준비하기까지 3~4개월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Q.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렇다면 클로저스 코스프레만의 특별한 일화는 없나요?

헥스: SDC팀은 저희가 늘상 해오던 경찰특공대와는 달리 실존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고증에 대한 문제로 의견이 많이 갈렸어요. 누구는 좀 더 원작과 비슷하게 가자고 하고, 누구는 현실감을 더 살리자고 하고. 의상에 주머니 위치라던지 마크의 선명도 같이 정말 사소한 걸로 싸우기도 했죠.

리피디: 글씨체 하나 가지고도 싸웠으니까요. 코스프레 준비 과정이란 게 참 재밌다면 재밌고 힘들다면 힘든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프로젝트가 몇 번이고 무너질뻔했네요.

헥스: 그렇지만 아무리 싸워도 다음날 클로저스! 한 마디면 다시 모두가 모여요. 매일같이 싸우고 다시 뭉치는게 저희 팀의 특징이에요. 정말 난장판이었지만 팀원 모두가 완벽한 클로저스 코스프레를 하자는 목표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해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크원: 결국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는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어요. SDC팀은 대한민국 경찰을 모티브로 한 조직인데 실제 경찰 마크를 코스프레에 사용할 수는 없거든요. 마크 외에도 민간인들이 경찰로 오인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부 배제해야 했어요.

리피디: 특히 마크원이 경찰의 참수리 마크를 클로저스 세계관에 맞게 열심히 각색했는데, 결국 위험하다고 판단돼 사용하지 못했죠.

마크원: 이런 민감한 문제를 최대한 피하려고 나딕 게임즈에 문의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클로저스 원화가님께 개인적인 연락을 취하기도 하며 자문을 구했습니다.

▲ 작은 소품 하나에도 수 많은 노력이 들었습니다

Q.다가올 지스타나 여타 행사에서 다시 한 번 클로저스 코스프레를 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헥스: 물론입니다. 클로저스의 주역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분들은 있어도 SDC팀은 전국에 저희뿐이라 생각합니다. 불러만 주시면 클로저스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싶습니다. 현재 클로저스의 프로모션 비디오를 비롯한 각종 UCC 촬영도 계획 중입니다.

리피디: 저희는 클로저스의 병풍이 될 각오가 돼있습니다. 각종 홍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싶습니다.
Q.앞으로 클로저스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헥스: 클로저스의 특색있는 세계관을 게임 하나로만 소진하기는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클로저스라는 IP(지적재산권)를 표현할 좀 더 광범위한 기획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마크원: 보다 세세한 설정이 공개되면 좋겠어요. 당장 코스프레할 때 참고할 자료가 적어서 고생이 많았거든요. 코스프레를 비롯한 여러 2차 창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설정을 유저들과 공유했으면 합니다.
Q.SDC팀원분들께 코스프레란?

리피디: 저에게 코스프레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기회였다고 봅니다. 제가 코스프레를 통해 이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준 정말 다시 없을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헥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코스프레를 시작해서 이제는 굉장히 일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코스프레를 할 때면 또 하나의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혹은 그저 의상을 입는 것이 좋아서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코스프레를 할 때 현실의 제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투영합니다. 어쩔 때는 계획적으로 또 어쩔 때는 충동적으로 코스프레를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또 다른 자신을 표현하고픈 욕구의 발현이라 생각합니다.

마크원: 저도 리피디와 비슷한 사연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우울증이 있었는데 코스프레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어요. 한마디로 코스프레는 제 인생의 전환점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살면서 안 해본 것들을 무수히 해보고, 마음 깊이 숨겨둔 얘기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 코스프레가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Q.마지막으로 게임메카 유저분들께 인사말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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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스 2014. 12. 23
플랫폼
온라인
장르
MORPG
제작사
나딕게임즈
게임소개
'클로저스'는 정체 모를 '차원문'을 통해 '신(新) 서울'을 습격하려는 몬스터(차원종)와 이를 제압하려는 능력자들의 접전을 다룬 액션 MORPG다. '차원문을 닫는다'는 의미를 내포한 '클로저스'는 3D 카툰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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