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노동균]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PC에서 일상생활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 확대에 나선다.
인텔은 최근 개최한 개발자 포럼(IDF)을 통해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자사의 미래기술과 차세대 개발자 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사물인터넷과 같은 가장 작은 플랫폼에서부터 웨어러블, PC를 거쳐 데이터센터에 이르는 거의 모든 컴퓨팅 디바이스가 해당된다.
▲(사진= 인텔)
엄밀히 사물인터넷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다양한 기기들이 촘촘하게 형성된 네트워크로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큰 그림은 과거 임베디드로부터 시작해 M2M(Machine to Machine), 크게는 유비쿼터스라는 이름으로 트렌드를 형성해왔다.
실제로 인텔도 10여년 전 UMPC(Ultra Mobile PC)라는 카테고리를 기획하고, 시장 개척 의지를 보일 당시에서부터 비슷한 그림을 그린 바 있다. 현재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같이 초소형 UMPC가 손목시계는 물론 가전제품, 자동차 등과 긴밀하게 통신을 주고받음으로써 일상생활에 거대한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청사진이었다.
인텔의 이러한 비전은 시장의 흐름을 훨씬 앞서간 것이었으나, 실제로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지는 못했다. 인텔의 UMPC는 현재의 모바일과 궤를 같이 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결국 UMPC는 사라지고 모바일만 남았다. 그리고 이 시장의 주도권은 현재 비x86 진영이 쥐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인텔은 여전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일정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갖춘 하드웨어의 가격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고가의 장비에서나 구현되던 기술을 이제는 개인이 직접 구축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턱이 낮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에 인텔이 발표한 초소형 컴퓨팅 플랫폼 ‘에디슨’이다. 에디슨은 우표 크기 만한 크기의 개발 모듈로, 50달러 수준의 가격에 펜티엄급 성능을 제공한다. 무선 기능도 기본 탑재해 사물인터넷은 물론 다양한 소형 컴퓨팅 디바이스에 활용이 가능하다. 인텔이 웨어러블 시장 개척을 위해 내건 슬로건인 ‘메이크 잇 웨어러블(Make It Wearable)’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인텔의 초소형 컴퓨팅 플랫폼 에디슨(사진= 인텔)
여기에는 인텔의 대표적인 프로세서 ‘코어’와 모바일용 ‘아톰’에서 한 단계 더 세분화된 ‘쿼크’ 프로세서 아키텍처가 사용된다. 당초 인텔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최소 단위’를 들어 아톰이라는 코드명을 사용했으나, 한 발 더 나가 원자를 구성하는 소립자를 의미하는 쿼크라는 코드명에 이르렀다. 쿼크는 현재 22나노미터(nm) 공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향후 14nm 공정이 적용되면 동일한 크기에서 더 높은 집적도가 구현될 전망이다.
아울러 하드웨어에 얹어 실제 적용 가능한 사례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원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기업은 물론 개인 차원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및 웨어러블 분야에 뛰어드는 사례가 속속 도출되고 있다.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는 인텔의 웨어러블 분석툴 ‘A-웨어’는 인텔의 소프트웨어 툴과 알고리즘은 물론 클라우드상의 데이터 관리에 이르는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몇 년 후의 제품이 아닌, 지금의 제품에 적용 가능한 기술도 있다. 인텔 리얼센스 스냅샷은 기기와 사물 간의 원근감을 인식해 이미 촬영한 사진에서 터치만으로 초점을 변경하거나, 사진 속 물체의 실제 크기를 측정하는 등 마치 007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능을 구현한다. 이 기술은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며, 실제로 이 기능을 탑재한 델의 제품이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 리얼센스 스냅샷 기술이 적용된 델 베뉴8 7000 시리즈 태블릿 PC(사진= 기즈모도)
노동균 기자 yesn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