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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이 몰고온 저가형 노트북 공세, 국내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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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노동균] 20만원대의 저가형 노트북의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몇 년 전까지 저가형 노트북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넷북 열풍의 영광을 재현하며 PC 시장에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저가형 노트북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로는 단연 ‘크롬북’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 윈도 운영체제 의존도가 높은 탓에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크롬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지만, 해외에서는 매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크롬북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체 노트북 판매량의 1/3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 크롬북 14(사진= HP)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238만대의 크롬북이 판매됐는데, 이 중 약 65%는 삼성전자의 제품이다. 뒤이어 에이서와 HP, 레노버가 추격하는 구도다. 크롬북은 주로 교육시장에서 넷북시장의 거품이 빠진 저가형 노트북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가트너는 분석했다.

 

이렇듯 크롬북의 공세에 위협을 느낀 PC 운영체제 시장의 큰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저가형 노트북에 탑재되는 윈도 8.1의 라이선스의 가격을 최대 70%까지 인하하는 강수로 대응했다.

 

그 첫 결과물인 HP의 ‘스트림 14’는 최소 사양제품이 19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약 20만원 중후반대의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이나, 정품 윈도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 메리트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저가형 노트북 시장은 주로 중국이나 대만 제조사들의 완제품을 수입해 유통되는 방식으로 주로 판매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대부분 운영체제까지 제외한 ‘프리도스’ 방식으로,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춰 약 20만원 후반대에서 3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저가형 노트북이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면서도 눈높이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상반기 노트북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비교적 인텔 4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의 판매량 점유율이 전체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상반기 프로세서별 노트북 판매량 점유율(자료= 다나와)

 

뒤이어 인텔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이 20%, 4세대 i3 및 3세대 i5 탑재 제품이 각각 12%를 차지했다. 저가형 노트북에 주로 탑재되는 인텔 셀러론 듀얼코어 프로세서 탑재 제품 비중은 전체 노트북 판매량의 10%에 그쳤다.

 

인텔 4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는 최근 중보급형 노트북에 주로 탑재되는데, 이들 노트북은 다른 제원은 차치하더라도 최소 50만원은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다. 나아가 i7 프로세서는 주로 고급형 노트북에 주로 탑재된다. i3 노트북의 경우 가장 저렴한 제품이 현재 40만원 초반대에 판매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크롬북이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저가형 노트북의 등장이 그리 파격적으로 와 닿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품 운영체제가 탑재됐다는 메리트도 윈도 8 시리즈의 부진으로 의미가 퇴색된다.

 

실제로 다나와의 상반기 노트북 판매량 자료를 운영체제별로 살펴보면, 운영체제 미탑재 제품의 비중이 70%로 절대적인 반면, 윈도 8 및 윈도 8.1 탑재 노트북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24%에 불과하다.

 

저가형 노트북의 가격 경쟁이 아무리 치열해지더라도 당분간 20만원대의 벽을 깨는 ‘제 2의 넷북’이 등장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국내에서는 이미 20만원 중후반대까지 떨어진 저가형 노트북에서 가격 군살을 빼려는 노력보다는 내년에 등장할 차세대 윈도 운영체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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