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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텔, ‘포스트 PC’ 생태계 확대 전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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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노동균 기자] PC 시장의 맹주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포스트 PC’를 향한 멀티 플랫폼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 애플과 구글로 대변되는 모바일 흐름에 부응하면서도, 여전히 PC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MS의 대명사가 된 윈도와 인텔의 연합전선인 ‘윈텔’이 PC 시장을 주름잡던 시절에는 인텔의 하드웨어와 MS의 소프트웨어가 생태계의 근간을 이뤘다. 다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있었으나, 점유율이 크지 않아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를 맞아 PC에서 해오던 것들이 모바일 기기로도 가능해지면서 윈텔 연합은 위기를 맞았다. 모바일 기기는 PC를 일부 대체했으나, PC는 모바일 기기를 전혀 대체하지 못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전통적인 PC 시장은 수년째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PC 시장을 주도하다가 한 발 앞서 손을 뗀 IBM의 루 거스너 전 회장은 단호하게 “PC는 죽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유수의 PC 제조사들은 이제 PC만이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최근 르네 제임스 인텔 사장은 한 외신 인터뷰를 통해 모바일 기기 중심의 IT 시장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PC는 죽지 않으며,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점점 더 얇고 가벼워진 노트북이 등장하고, 태블릿 PC의 장점을 흡수한 투인원(2 in 1)과 같은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MS와 인텔은 모바일 시장 대응에 있어서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갔지만, 그리 성과가 크지 못했다. 윈도 8 시리즈는 모바일을 의식한 지나친 변화로 기존 PC 사용자들로부터 크게 외면을 받았고, 인텔의 모바일용 아톰 칩은 좀처럼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에서 프로세서는 퀄컴과 애플이,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MS는 모바일 사용자들을 다시 윈도의 품으로 무리하게 끌어들이기 보다, 오피스와 같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안드로이드와 iOS 생태계를 끌어안는 모양새다. 최근 MS는 지난해 iOS용으로 선보인 기업용 아웃룩 웹 앱을 안드로이드용으로도 공개한 바 있다. 모바일 기기에서도 생산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에게 MS의 향수를 불어넣기에 적절한 전략이다.

 

▲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사진= mashable.com)

 

MS가 인수한 노키아를 통해 윈도폰이 아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역시 사용자들로 하여금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서 서비스를 통해 MS의 영향력을 유지·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편으로는 인텔과 함께 윈도 태블릿 PC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인텔의 아톰 베이트레일 프로세서의 개선과 성능과 전력효율, 여기에 윈도 8.1 운영체제 기반의 폭넓은 활용도를 내세워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점유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보급형 제품 확산을 위해 윈도 라이선스에 대한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인텔도 MS와 함께 윈도 태블릿 PC를 강력하게 밀어주는 한편, 이제는 안드로이드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모습이다. MS와 마찬가지로 기존 우군을 챙기는 동시에 구글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기존 모바일 프로세서는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모델이 독립적인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으나, 베이트레일에 이르러서는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는 형태로 수정됐다. 하나의 프로세서로 두 운영체제를 모두 구동할 수 있게 되면서 프로세서 생산 효율이 개선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인텔 베이트레일 탑재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에이수스 ‘미모패드 7’(사진= 에이수스)

 

앞서 인텔은 연내에 OEM 및 ODM 업체들로부터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130여 종의 태블릿 PC를 소비자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에이수스, 레노버, 델, 에이서, 도시바 등의 PC 제조사들도 인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에이수스가 인텔 베이트레일 기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를 국내에도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 다른 제조사들의 신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블릿 PC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00만대 수준으로 운영체제별로는 안드로이드의 비중이 가장 높고, 뒤를 이어 iOS와 윈도 순으로 추산된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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