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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AP·퀄컴 독주…인텔·AMD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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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이진, 노동균 기자] 내 손 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제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퀄컴과 애플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x86 진영 대표주자인 인텔과 AMD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AP 시장, 퀄컴 독주에 x86 계열 성장동력 상실

 

퀄컴은 스마트폰용 AP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권과 시장점유율에서 워낙 차이가 커 앞으로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이하 SA)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해 스마트폰용 AP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53.6%라는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두 대 중 한 대가 퀄컴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퀄컴이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칩에 통신 기술까지 결합시킨 다양한 시스템온칩(SoC) 덕분이다.  

 

스마트폰 업계 최근 화두는 단말기의 소형화다. 사용자가 들었을 때 한 손에 가볍게 들어오지 않으면 인기를 끌기 어렵다. 제조사가 내장 부품을 하나라도 줄이는 대신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비롯해 파워 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자사 제품을 병행 사용할 때 최적의 성능 구현은 물론, 납품가격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다.  

 

특히 퀄컴은 연산기능 뿐 아니라 통신까지도 하나의 AP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AP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의 제품 슬림화 요구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에 자사 AP를 넣고 있지만, 점유율은 15.7%로 1위 퀄컴과 37.9%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뒤를 이어 미디어텍이 9.7%로 3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가 7.9%로 4위, 스프레드트럼이 4.3%로 5위에 랭크됐다.  

 

PC업계 프로세서 시장 주도 업체인 인텔과 AMD는 스마트폰용 AP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제품이 각광 받으려면 x86 기반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 제품이 늘어야 하는데, 지난해 기준 윈도폰 점유율은 3.6%에 불과했다.

 

반면 ARM 계열 프로세서가 주로 사용되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이 78.9%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했으며, 애플 iOS도 1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인텔과 AMD가 성장 모멘텀을 잡기에 시장이 너무 작다.  

 

태블릿 PC 시장, 혼전양상 속 "애플 잡아라"  

 

 

퀄컴이 스마트폰 AP 시장의 맹주라면, 태블릿 PC 시장에서는 애플의 독주체제다. SA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태블릿 PC용 AP 시장에서 36%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식했던 애플이기에 현재 1/3 수준의 점유율이 다소 주춤해 보이는 감도 없지 않지만, ‘아이패드’ 하나로 태블릿 PC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의 저력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뒤이어 퀄컴이 11%, 삼성전자가 9.7%의 점유율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애플 추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애플의 경우 자사 제조 AP인 ‘A 시리즈’를 타사에 공급하지 않고, 전량 아이패드에서 소화하기 때문에 2, 3위 업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저가형 태블릿 PC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흐름은 이들 업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태블릿 PC용 AP의 경우 애플과 퀄컴, 삼성을 제외한 기타 업체들의 점유율이 43.3%로 비교적 큰 편이다. 이는 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등의 보급형 AP를 비롯해 올위너, 락칩과 같은 중국 현지업체들이 공급하는 저가형 AP들이 치열한 물량공세 경쟁을 펼치고 있음을 반증한다.

 

반면 x86 진영의 대표주자격인 인텔과 AMD는 여전히 태블릿 PC 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SA가 집계한 1분기 태블릿 PC 운영체제별 점유율에 따르면 전 세계 태블릿 PC 시장의 65.8%가 안드로이드, 28.4%가 iOS 기반이며, 윈도는 5.8%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업체별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ARM 아키텍처 기반의 마이크로 프로세서 유닛에 주력해온 퀄컴, 삼성전자 등은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일궈냈으나, x86 아키텍처가 주력인 인텔, AMD는 각각 2%와 21% 매출이 감소했다. 전통적인 프로세서 시장의 강자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대변되는 모바일 시장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모바일 AP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작으면서도 낮은 전력으로 운용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반면 인텔과 AMD의 경우 모바일 시장의 요구에 발맞추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성능에만 집중해 온 탓에 ARM 진영에 주도권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발 늦게나마 저전력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나, 이제 모바일 AP 시장에서 인텔과 AMD는 후발주자에 속하게 됐다.

 

앞서 인텔은 올해 4000만대의 태블릿 PC에 자사 프로세서를 탑재시킨다는 목표를 내걸고 공격적인 영업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인텔은 올해 1분기 약 500만대의 태블릿 PC에 자사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저도 125~250달러 수준의 저가형 태블릿 PC가 대부분이다.

 

AMD 또한 차세대 모바일용 신제품을 선보이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으나, ARM 진영과 경쟁하기보다는 여전히 인텔을 정조준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다만, AMD의 경우 인텔과는 달리 모바일 시장에 올인하기보다 전통적인 PC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로 모바일을 바라보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애플과 ARM 진영으로 대변되는 태블릿 PC용 AP 시장에서 x86 진영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업 시장 공략이 관권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기존 윈도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아우르는 지원 정책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결국 당분간은 현재의 구도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이진·노동균 기자miffy@it.co.kr·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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