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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돌파삼국지, 성공한 ‘슈팅’과 실패한 ‘RPG’

 ▲ 퍼플랩이 개발하고 파티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슈팅 RPG '무한돌파삼국지'

 

퍼플랩이 개발하고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슈팅 RPG ‘무한돌파삼국지’가 지난 6일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됐다. ‘무한돌파삼국지’는 손가락으로 캐릭터를 좌우로 움직이며 즐기는 슈팅 방식의 플레이와 삼국지 영웅을 육성하는 RPG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2.2 이상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에서 쉽게 구동돼 크게 고성능을 요구하지 않는다.

 

‘무한돌파삼국지’는 근래 보기 드문 슈팅 전투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고, 원작 삼국지 장수 200여 명이 등장해 모두 사용해보고 싶다는 일종의 수집 욕구도 자극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작 전에 갖는 기대감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 게임을 접해보면 반복 플레이에 대한 압박감이 게임의 장르인 슈팅과 RPG. 두 장르 본연의 재미를 앞지른다.

 

▲ '무한돌파삼국지' 소개 영상

 

게임 모드는 시나리오와 무한돌파, 부족한 감이 있다

 

‘무한돌파삼국지’에서 유저는 ‘시나리오’와 ‘무한돌파’ 두 모드를 즐길 수 있다. 먼저 시나리오는 유비, 관우, 장비 3인 1개조로 움직이면서 황건적에 이어 동탁으로 전개되는 원작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밟아간다. 미션 진행 시 주요 인물들의 대화 내용은 알려진 것과 조금 다른 부분은 있으나 역사를 크게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돼 나름 정통을 지향했다.

 



▲ '무한돌파삼국지'에서 제공하는 두 모드 '시나리오'와 '무한돌파'

 

그리고 ‘무한돌파’는 별도의 스토리 없이 지인들과 기록 경쟁을 즐길 수 있는 모드다. 누가 더 오랜 시간 멀리 그리고 높은 점수를 기록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이처럼 게임은 싱글과 멀티 플레이로 진행되는 모드 하나씩만 갖춘 셈인데, 좀 더 다양하게 즐길만한 콘텐츠를 원했을 유저라면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집중이 필요한 플레이와 공격 타입으로 확립된 영웅들의 개성

 

‘무한돌파삼국지’의 특징은 슈팅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조작은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플라이트’와 유사해 손가락으로 캐릭터를 좌우로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다른 점은 스테이지가 시작과 함께 무한정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챕터마다 시작과 끝이 존재하고 또 공략 방법도 달라 마치 던전 플레이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적 모두를 격파하는데 제한 시간도 존재한다. 만약 허용된 시간 내 적을 소탕하지 못하면, 맵 전체에 불화살이 쏟아져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게 돼 플레이의 집중력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그리고 영웅마다 공격 타입이 ‘연사형’, ‘관통형’, ‘폭발형’ 3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연사는 일반적인 공격, 관통은 연사보다 대미지는 약하나 일렬로 대미지를 주는 공격, 그리고 폭발은 일정 범위에 대미지를 주는 공격이다. 영웅마다 이처럼 공격 타입이 다르고, 일정 게이지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도 고유의 개성으로 꾸며져 확실히 다른 캐릭터를 키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연사형’, ‘관통형’, ‘폭발형’ 3가지 타입으로 나뉜 공격 타입 그리고 고유의 필살기 

 

챕터별 던전은 지역에 따라 평균 10개 남짓, 그리고 진입과 함께 그 안에서 많게는 8번 이상 적군과 맞닥뜨려 전투를 벌이게 된다. 특히 만나는 적마다 배치가 달라 공략하듯이 즐기는 재미를 지향한 것이 특징이다. 방어력이 높으면 앞에, 방어력은 낮지만 회복 기술이 있는 적은 뒤에 배치된 식이다. 그런데 플레이를 이어가다 보면 몇몇 위치만 다를 뿐 공략 방법은 비슷한 구간이 여럿 존재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중간 보스들은 탄의 모양과 색깔의 차이 정도만 있을 뿐 공격 패턴은 크게 다르지 않아 일반 적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종 보스의 경우 다양한 패턴의 공격과 강력한 대미지도 갖추어 전투의 긴장감을 최고조에 이르게 해준다.

 

무전유죄? 삼국지 영웅, 성장시키기도 쉽지 않아

 

‘무한돌파삼국지’의 재미 요소라면 삼국지 영웅의 등장과 성장 콘텐츠(RPG)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카드 형태로 등장하는 삼국지 영웅들이 게임만의 고유 일러스트로 꾸며져 눈길을 끈다. 여기에 그 수가 200여 장에 육박해 수집 욕구를 높이고, 게임 내 별도로 수집한 카드를 열람할 수 있는 메뉴가 존재해 카드 수집 완성이라는 컬렉터 심리도 자극한다.

 

▲ 카드 수집 완성에 대한 컬렉터 심리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성장 콘텐츠는 되레 진입 장벽을 쌓으며 게임이 어렵다는 인상을 심는다. 먼저 장수 레벨업에는 전투 결과를 통한 경험치(소량)와 다른 장수를 경험치(대량)로 소모하는 방법 두 가지가 존재한다. 전투를 통한 경험치 획득은 대개 재화가 등장할 확률이 높지만, 반대로 장수 카드가 등장할 확률은 이보다는 낮다.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확률에 국한되지 않고 양껏 좋은 카드를 구매할 수 있는 캐시 유저가 무과금 유저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게 된다. 결국, 무과금과 캐시 유저 사이에서의 격차는 여기서 비롯된다.

 



▲ 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진입장벽, 해결책은 결국 캐시

 

여기에 카드 뽑기를 진행할 때마다 ‘우정 포인트(일반 영웅)’와 ‘여의주(레어 영웅)’라는 게임만의 고유 캐시 상품도 소모한다. 더욱이 특정 카드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같은 등급의 카드를 여러 장 조합해야 하는데 조합하는 과정에서도 게임 머니가 소모된다. 게임머니에 캐시까지, 게임 내 모든 장수 육성에 필요한 활동은 결국 돈이 없으면 원활한 진행이 불가능해 기약 없는 반복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 여기에 전투지원에 해당하는 무기와 장비 역시 결국 돈의 힘이 절실하다

 

결정적으로 장수마다 무기와 장비라는 보조 아이템을 장착해야 던전에서 실질적인 대미지 상승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보조 아이템도 뽑기를 기본으로 강화에 이르기까지 꼬박꼬박 게임 머니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돈을 벌기 위한 반복 플레이의 압박은 앞서 언급한 불편에서 또 한 단계 껑충 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강화는 일정 이상 높아지면 반드시 성공에서 확률로 전환된다. 이에 안정적인 확률로 강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또 다른 고유 상품 ‘강화 축복석’를 별도로 구매해야만 한다.

 

‘슈팅’은 성공적, ‘RPG’는 실패

 

‘무한돌파삼국지’는 던전 구성에서 신선함을 주지 못해 아쉬웠지만, 쏘고 피하는 슈팅 본연의 재미와 더불어 던전을 공략하듯이 즐기는 방식은 독특해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성장은 게임머니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시킨다. 삼국지 장수를 RPG 요소로 도입했음에도 불구, 유저로 하여금 도중에 포기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밸런스 조절엔 실패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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