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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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4대 중독. 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하여야 합니다.”
지난 7일, 대한민국 여당인 한나라당의 황우여 대표가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에서 말한 내용입니다. 게임을 ‘악’으로 규정하는 이야기는 옛날부터 간헐적으로 들려왔지만, 이제는 한두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국회 본회의 연설문에서도 들을 수 있는 말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을까요?
손인춘법과 신의진법에 이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까지 ‘게임은 사회악’ 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마당에, 게임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지난 10일, 뿔뿔이 흩어져 있던 선택적 셧다운제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발표하는 등 이제서야 조금씩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려 하고 있습니다만,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사실 국내에서 게임의 입지가 좋았던 점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게임이 처음 수입되기 시작한 70년대 말부터 ‘전자오락은 어린애, 혹은 불량학생이나 하는 것’ 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아이의 성적을 망치는 주범 격 취급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게임 사회악론을 외치는 이들은 이성이 아닌 감성적인 설득에 성공할 수 있었고, 게임업계는 국민적 여론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이번 발언은 최근 들어 의기소침해 있던 게임업계 종사자들과 게이머들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게임메카 독자들 역시 분노에 찬 의견을 다수 남겨주셨습니다.
칼스타이너 “저분 술자리에서 술 마시는 거 누가 인터넷에 안 올리나? 중독자로 병원 보내게. 요즘 10대 남학생들 게임에 빠진 얘들 많긴 한데, 중독이라는 식으로 사회악으로 몰 건 아닐뿐더러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님. 게임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인데 그걸 중독으로 규정하면 얘들과 소통 끊겠다는 소리임.”
PuTa “자기들 주머니 채워주지 못하면 규제. K-pop은 다른걸 만족시켜주니 띄워주고. 이러고 한다는 소리가 한류수출?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폭력주의자 ““드라마 영화 모방해서 살인 나니까 드라마 영화 틀지 말고, 요즘 대중가요 너무 선정적이니까 노래 못 만들게 하면 되겠는데? 역시 옛날 분들은 생각도 옛날 같고 좋네요. 구수하다 못해 썩었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도록 소극적인 대응만 해 온 게임업계의 노력을 촉구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습니다. ID 퍼머겅 님은 “맨날 자율규제 하겠다 말만 하면 뭐해? 정작 국회의원이랑 40대 이상 학부모들은 게임 하면 부정적 인식만 가지고 있는데. 가끔 몇몇 업체에서 하는 학부모 대상 인식 바꾼다는 캠페인은 기껏해야 십수명 단위로만 진행되니 달라질 수가 있나. 정부의 삐뚤어진 시선도 나쁘지만 속물같이 코묻은 돈만 챙겨오던 게임업계도 나쁜건 마찬가지다. 맨날 뉴스보도 되는 내용들이 게임에 대한 안좋은 사례들인데 그것들마저 제대로 안 고치고 있으니 설득이 되나?” 라며 게임업계의 미온적 대처를 꼬집었습니다
물론 게임의 중독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게임 산업을 규제해야 할 정도인지에 대한 주장은 아직까지 설득력이 없습니다. 게임에 지나치게 과몰입하는 이들에 대한 치료, 그리고 이를 방지하는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술이나 마약처럼 게임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사회악’ 으로 규정짓는 것은 어떤 범죄건 총살형에 처하는 가까운 모 국가와 다를 게 없겠죠. 정부의 논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게임메카 아고라 ‘게임의 사회적 인식 개선, 무엇부터 해야할까요?’ 에 올라온 ID 쿠미르 님의 인상적인 의견을 보고 마치겠습니다.
"아이슬란드나 핀란드의 경우 게임 회사 하나가 국가의 재정에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할 정도로 거대한 회사가 있지만, 국내의 경우 그런 회사가 없으니 게임을 만만하게 보는 것 같네요... 예전에는 음악쪽도 간섭이 심했지만 3대 대형 소속사의 힘이 커지면서 정부의 개입이 약해진 것과 같이 게임도 전 세계를 흔들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 간섭도 적어지고 사회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요?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으니 해외에서 키워서 국내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게 현실... 이미 넥슨이 일본으로 빠지면서 조 단위의 매출이 빠졌으면 정신을 차려야지 남아있는 회사들에게 그 부담을 다 넘기려고 하다니 답이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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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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