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 수록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눈앞의 현실은 어둡고, 미래를 위한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는 너무 불확실하기 때문. 때문에 기업들은 대개의 마케팅 활동을 소비자의 구매와 직결되는 사은품 등의 이벤트로 전환하는 분위기이다.
경기침체와 시장의 침체를 동시에 겪고 있는 PC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대개의 기업들은 제품을 구매하면 약간의 어드밴티지를 더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서라도 판매량을 높이고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
최근 가격을 조금 인하하거나, 또는 제품을 구매하면 사은품을 추가로 제공하는 등 이벤트가 봇물을 이루는 원인 역시 이에서 찾을 수 있다.
■ 불황일 수록 공격적 마케팅 필요
문제는 이런 이벤트 대부분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데 있다. 순간 사은품에 현혹돼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이것이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누구보다 기업들이 이 같은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지만, 눈앞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이 같은 어려움은 역으로 시장에서의 옥석을 가릴 기회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더더욱 신뢰 프로세스 구축에 나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런데, 정작 기업들은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몇몇 기업의 마케팅 활동 눈에 띄어
이런 PC시장 환경에서 몇몇 기업의 대응은 이 난국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파워서플라이, PC 케이스 전문기업 한미마이크로닉스는 보기 드문 카드를 빼 들었다. 아직도 충분히 쓸만한 80PLUS 파워서플라이를 아무 조건 없이 새 모델인 80PLUS Bronze로 교체해 주는 과감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것.
▲ 이미지: 한미마이크로닉스
80PLUS보다 상위 인증인 80 PLUS Bronze는 더 높은 전력효율을 제공한다. 80PLUS가 전 구간 80% 이상의 효율을 갖는 반면, 80PLUS Bronze는 20% 출력구간에서 82% 이상, 50% 출력구간에서 85% 이상, 100% 출력구간에서 82% 이상의 효율을 갖는다.
소비자는 아무런 추가비용 없이 최신형 파워서플라이로 무상 교체할 수 있으며, 새 파워서플라이를 받는 만큼 무상AS 기간도 새 제품에 준해 늘어나게 돼 실직적으로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이미지: 에즈윈
국내 메인보드 시장 1위 브랜드인 애즈락(AsRock)을 유통하는 에즈윈의 마케팅 활동도 주목해볼 만하다. 에즈윈은 얼마 전 애즈락의 8시리즈 사용자를 대상으로 [NBA2K13] 게임을 무상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친 바 있다.
두 이벤트의 공통점은 새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아닌, 이미 제품을 구매해 사용 중인 고객을 위한 이벤트라는 데 차이점이 있다. 어려운 시장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제품 판매 시 사은품을 끼워주는 것보다 어려운 결정임에 분명하다. 이는 ‘잡은 고기’에 또다시 밑밥을 주는 행동이나 다름 없기 때문.
■ 얻는 것은 오래지만, 잃는 것은 한 순간
한미마이크로닉스, 에즈윈 등의 이벤트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회복되기 어려운 시장이라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시장이라면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 우수한 제품과 더불어 신뢰도까지 손에 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전략으로 접근하면 단기적 마케팅, 신규 수요를 일으키는 마케팅보다 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거시적이고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마련이다.
자꾸 어려워지기만 하는 PC시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대한 규모로 남아 있을 PC시장이라면,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기업의 이런 자세들이 꼭 필요해 보인다.
오국환 기자 sadcaf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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