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8일 발표한 새로운 SSD '840 EVO'는 한 셀당 3비트(bit)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TLC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전작과 비교할 때 엄청난 성능 향상을 이뤄 주목받고 있다.
■ 놀라운 성능을 보여준 '840 EVO'
TLC 메모리를 사용하던 840 120GB의 쓰기 성능이 120MB/s 수준이었던 데 비해 새로 발표된 840 EVO는 무려 410MB/s의 경이로운 속도를 제공한다. 250GB 모델의 경우 840의 쓰기속도가 250MB/s 수준인데 비해 840 EVO는 무려 520MB/s에 달한다. 이는 MLC 타입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한 퍼포먼스 레벨의 SSD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 삼성 SSD 840 EVO
840과 새로 발표된 840 EVO 모두 하나의 셀에 3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TLC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840 EVO가 10나노미터(nm)급 메모리를 채용하긴 했지만, 생산수량과 제조원가의 차이가 클 뿐, 이러한 공정 개선으로 인해 비약적인 성능의 향상이 나타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MLC급 퍼포먼스, 비결은 '터보라이트(TurboWrite)
그런데, 840 EVO는 왜 이렇게 빨라졌을까?
삼성은 이런 성능의 향상을 이룩한 기술을 '터보 라이트(TurboWrite)'라고 설명했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과거부터 빠른 속도의 기기와 느린 속도의 기기간에 데이터의 전송이 발생하는 경우 이 속도의 차이를 보전하기 위한 버퍼가 사용됐는데, 840 EVO 사용된 TLC 메모리 중 일부를 따로 구분해 버퍼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동일한 TLC 메모리를 버퍼로 사용한다고 해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지지는 않는다. 삼성은 그래서 TLC 메모리를 셀당 1비트만을 저장할 수 있는 SLC 메모리처럼 동작시킨다. 결과적으로 일정 메모리 영역은 실제 쓰기 버퍼로 활용될 때 원래 가진 용량의 1/3만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지만, 저장된 나머지 2비트를 무시함으로써 엄청난 쓰기 속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방식을 사용하면, TLC 메모리를 사용하면서도 SLC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속도를 얻을 수 있다. 비록 버퍼가 모두 차면 TLC가 가진 원래 속도로 회귀하게 되지만, 삼성은 비교적 충분한 용량의 버퍼를 모델별로 설정해 웬만한 사용에선 성능이 하락하지 않도록 안배했다.
1TB의 경우 36GB, 소비자들의 선택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128/256GB 제품에는 9GB를 버퍼로 활용하게 된다.
■ SSD의 당면과제인 용량, 가격 문제 해결의 실마리
이런 방식은 MLC나 SLC에 비해 쓰기 속도가 느린 TLC 낸드플래시메모리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비록 삼성이 이런 방식의 최적화된 쓰기 알고리즘을 처음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TLC 메모리와 결합한 터보라이트 알고리즘은 시장에 의외의 반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초기 가격이 예상보다 높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시장에 안착한 후 가격이 적당한 수준에 형성된다면 용량에 허덕이는 많은 마니아들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오국환 기자 sadcaf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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