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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웰 시스템에 윈도우XP 설치가 안 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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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웰 시스템에 윈도우XP 설치가 안 된다구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것을 들이기 위해 옛 것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옛 것이 더 나은걸 알게 된다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있다. 이 모든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PC 시장에 존재한다. 바로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스웰은 많은 이슈를 몰고 왔다. 새로운 아키텍처부터 시작해서 소켓 규격의 변화, 전력소모 개선 등 PC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과정에서 파워서플라이의 C7 스테이트 기능 지원 여부나 오버클럭 잠재력 등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여러 화두 중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단연 윈도우 XP 지원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한다. 최근 들리는 소식에서는 하스웰이 윈도우 XP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2001년 등장해서 지금까지 약 12년간 꾸준히 쓰이고 있는 윈도우 XP. 무엇보다 후속인 윈도우 비스타, 윈도우 7, 윈도우 8까지 출시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약 22%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아직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운영체제이기에 하스웰의 윈도우 XP 미지원 이슈는 당연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을 수 없다.

 

 

하스웰은 정말 윈도우 XP를 지원하지 않는 것일까?

인텔이 최근 하스웰을 주력으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윈도우 XP 지원. 이미 종료되었거나 진행 중인 한 이벤트의 내용을 보면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꼭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부분에서 총 4가지 특징을 짚어주고 있다.

 

▲ 이벤트 및 제품 정보 등에서 하스웰이 윈도우 XP를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하스웰에서는 윈도우 XP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부분이다. 물론, 윈도우 XP 12년 전 운영체제이고 오는 2014 4 8,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지원 종료가 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당연히 인텔이 이를 지원하지 않거나 지원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윈도우 XP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처음부터 윈도우 XP를 설치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설치는 되지만 CPU 정보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인지,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때문에 이 자리에서 하스웰 시스템에 윈도우 XP를 설치해 보기로 했다.

 

 

하스웰 시스템에 윈도우 XP를 설치했더니...

하스웰 시스템에 윈도우 XP를 설치하기 전, 본격적인 시스템을 구성해봤다. 프로세서는 4세대 인텔 코어 i7 4770 프로세서, 당연히 메인보드는 Z87 칩셋 기반을 썼다. 테스트에서는 기가바이트 GA-Z87X-UD3H가 쓰였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770, 메모리는 8GB(1,333MHz) 등이다. 저장장치로 샌디스크 익스트림 SSD 120GB가 쓰였다.

 

먼저 윈도우 XP 설치는 예상보다 수월했다. 한 치의 막힘도 없었고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PC에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처음 윈도우 XP 복사 작업은 아무 이상 없이 진행되었다.

 

▲ 설치 중에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 윈도우 XP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

 

▲ 정겨운 윈도우 XP 바탕화면이 등장했다. 설치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윈도우 XP 설치 후, 정보를 확인했을 때, 아무런 이상 없이 CPU를 알아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탕화면이나 기타 기능도 정상 작동했다. 프로세서의 주요 기능인 4코어 8스레드도 제대로 인식하고 또 작동함을 확인했다.

 

CPU 정보나 기타 기능도 정상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다.

 

▲ 코어 i7 4770K 4코어 8스레드도 정상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설치 후에 발생한 문제...

정상적으로 작동한 줄 알았던 하스웰 시스템이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음이 포착됐다. 바로 CPU의 기능과 메인보드의 주요 기능을 쓰기 위한 드라이버가 일부 윈도우 XP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스트에 쓰인 기가바이트 GA-Z87X-UD3H 메인보드는 윈도우 XP에 대응하는 드라이버가 없었고 오직 윈도우 비스타와 7, 윈도우 8에 대응하고 있었다. 설치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결국 드라이버가 발목을 잡고 만 것이다.

 

▲ 장치관리자를 열어 보니, 메인보드 및 내장 그래픽을 쓸 수 없었다.

 

기가바이트가 제공하는 드라이버 디스크는 윈도우 XP용 드라이버가 전무하지만 인텔 드라이버 지원 홈페이지를 통해 인텔 칩셋 드라이버,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 HD 오디오, 자체 SATA 컨트롤러를 내려 받아 설치할 수 있었다. 윈도우 XP 드라이버는 없고 대신 윈도우 7 32비트 드라이버를 통해 편법 설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텔 8 시리즈 자체가 지원하는 AHCI 드라이버는 쓸 수 없으며, 내장 그래픽의 오디오 출력도 사용 불가능하다. 기가비트 이더넷 컨트롤러인 WGI217V는 편법을 동원해도 드라이버를 제대로 설치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인텔 자체 지원하는 USB 3.0도 윈도우 XP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별도의 칩을 통해 지원하는 USB 3.0은 각 제조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윈도우 XP용 드라이버가 제공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인텔 스마트 커넥트나 래피드 스타트 등 핵심 기능도 제대로 활용 불가하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 기가바이트 외에도 다수의 인텔 8 시리즈 칩셋 제조사들이 윈도우 XP보다 윈도우 7이나 8 같은 최신 운영체제 지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윈도우 XP 설치는 가능하지만 기능 활성화를 위한 번거로운 작업 요구해...

2014 4 8일이면 윈도우 XP의 지원은 공식 중단된다. 이미 12년 이상 지난 운영체제를 꾸준히 업데이트 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운영체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대단했다는 것을 방증하는게 아닐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새로운 운영체제가 채워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제조사는 이제 지원이 중단되는 운영체제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다. 하스웰이 윈도우 XP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여기에 근간을 두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스웰 시스템에서는 윈도우 XP 설치가 가능했다. 당연한 얘기다. x86 기반의 프로세서가 운영체제 설치를 지원하지 않으면 말이 되지 않기 때문. 그러나 설치 후, 확인해 보니 하스웰의 기능을 100% 쓰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CPU는 문제 없을지 몰라도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최신 인터페이스를 쓰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낭비다. 일부 기능은 다소 번거로운 방식으로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쓸 수 있으니 굳이 윈도우 XP를 위해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

 

12년 동안 윈도우 XP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없이 새로운 하드웨어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큰 일이지만 이미 세 개의 운영체제가 12년 사이에 출시된 상황에서 굳이 구닥다리가 된 운영체제를 지원할 이유와 명분은 사라지게 됐다. 만약 윈도우 XP를 보유하고 있고 사용할 소비자라면 구매 전, 해당 운영체제 지원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점 참조하자.

 

 

테크니컬라이터 강형석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비교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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