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흑자라는
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경기가 지속됐다. 모니터 시장 또한 계속되는 어려움에
눈물을 훔치는 곳이 많았다. 그 속에도 꿋꿋하게 시장에 자리한 것은 물론, 이미지까지
한층 더 높게 끌어올린 기업이 있다. 많은 중소업체들의 부러움을 받는 모니터 전문기업
‘알파스캔 디스플레이’다. 알파스캔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뒤를 잇는
모니터 전문업체로, 탄탄한 경영구조와 노하우로 오랫동안 PC모니터를 이끌어왔다.
올해 1월, ‘아델피아
인터내셔널’에서 ‘알파스캔 디스플레이’로 상호를 바꾼 이 회사의 류영렬 대표를
만나 타 기업의 모범이 될 수 있었던 이유와 2013년 앞으로의 전략을 들어봤다.
▲ 알파스캔 디스플레이 류영렬
대표
Q. 2012년 시장
어려웠다. 알파스캔 디스플레이는 어떠했나?
아주 어려웠다. 시장 자체가 줄어서 다른 때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 속에서는 우리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제품을 꾸준하게 내놨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곳처럼 버겁지는 않았다.
Q. 불경기를 극복했던
노하우가 있나?
올해를 버티게 만들어준 대표적인 제품이 27인치 IPS모니터다. 당시 관련 제품이 속속 출시되긴 했지만, 알파스캔이 내놓을 것처럼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모델은 많지 않았다. 예상대로 이 모델은 내놓자마자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또 그 다음에 동일한 패널을 단 23인치 모니터를 내놨는데 이 또한 2주 만에 다나와 인기순위 10위권에 들었다. 광고도 안 했는데 나름 선전한 것이다. 또 모니터 뒷면을 얇게 펴주면서 하단에 필요한 기능을 모아놓은 리버스 슬림(reverse slim) 디자인 제품과 베젤을 화면 안에서만 보이게 하는 베젤리스 모니터도 올 한 해 효자 노릇을 해줬다.
소비자 요구에 귀 기울여 꾸준하게 대응한 것도 효과를 봤다. 얼마 전, 알파스캔 모니터를 구입했다가 아이의 실수로 액정이 깨진 소비자가 회사로 A/S를 문의했다. 수리도 가능했지만, 구입한지 오래 되지 않아 바로 일대일 무상교환 해줬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커뮤니티까지 소문이 났더라. 이를 두고 조작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패널을 포함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나 배송, 사후서비스까지 만족시키고 싶은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10년 넘게 이 회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몇 명이더라도 소소하게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어딘가. 커뮤니티에 소문난 그 사건이 올해 가장 큰 힘이 됐다.
Q. ‘알파스캔처럼’이라는
말처럼 많은 중소 모니터업체들이 알파스캔을 닮고 싶어한다.
우리는 중소기업이지만, 가격으로 승부를 보지 않는다. 가격만 쫓으면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없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때, 가격에 쫓기면 기업까지도 흔들린다. 우리도 고비가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품질 경쟁력으로 밀어붙였다. 알아주는 이가 분명히 있다.
다른 기업에서 OEM 요청이 들어오는 것도 품질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브랜드를 걸고 하는 기업은 제품에 문제가 있는 불편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많은 곳에서 우리 제품을 선택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대기업 패널 공급에 따라 흔들리는 경영 구조를 취하지 않는 것도 전문 디스플레이 업체로 발전해 온 노하우일 것이다.
Q. 상호를 알파스캔
디스플레이로 바꿨다. 이유가 있나?
우리는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모니터를 내놓는 기업이 아니었다. OEM(주문자 생산방식)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그 당시 사용한 이름이 아델피아(a delphi utopia)인터내셔널이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알파스캔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생산, 유통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많은 유저들이 아델피아 인터내셔널보다 알파스캔이라는 브랜드로 더 알려져 있다.
소비자 인지도가 알파스캔으로 더 유명해진 것이다.
계속 B2C(기업용시장)도 할 예정이지만, B2B(일반 소비자 시장)도 꾸준하게 공략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이름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알파스캔이라는 브랜드는 B2B시장에서도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내년 시장
어떻게 전망하나?
내년 PC모니터 시장도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USB용 모니터 포함)모니터는 성장하고 있지만, PC용 모니터의 수요는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장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파스캔은 터치모니터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모니터 등 소비자 요구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오프라인까지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을 늘려가고, 기업용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알파스캔은 38%까지 성장 목표를 잡았다.
Q. 2013년에 기대해
볼 수 있는 제품이 있다면?
혁신을 추구하는 제품이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터치 모니터는 새해가 시작되는 1월부터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21:9인치 비율의 시네마 모니터와 초슬림 두께를 자랑하는 27인치 고해상도 모니터가 등장할 예정이다. 전에 보지 못했던 제품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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