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PC용 모니터’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LCD 모니터를 떠올리게 될 만큼 디지털 평판 디스플레이 기기는 대중화 된지 오래다. 국내 시장만 돌이켜 봐도 십여 년 전부터 LCD 모니터로 대표되는 평판 디스플레이 기기는 빠르게 기존 CRT 모니터를 대체하며 시장을 넓혔다. 현재는 일부 특수 분야를 제외하면 개인 사용자부터 전문가, 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PC용 모니터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 간에는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보급 확대와 함께 개인 사용자를 중심으로 고해상도 대화면 LCD 모니터 시장이 급성장해, 20형 사이즈 이상의 와이드 화면 고해상도 LCD 모니터가 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27형 이상의 보급형 QXGA(Quad eXtended Graphics Array)급 해상도 모니터 출시가 늘면서 4K 초고해상도 콘텐츠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처럼 대화면 LCD 모니터가 대중화되면서 이전에 비해 모니터 선택의 기준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앞으로 언급하는 내용은 기업용 시장이 아닌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함) 예전에는 LCD 모니터를 고를 때 자신의 사용 환경과 용도에 적합한 화면 규격(4:3 또는 16:10, 16:9와 같은 가로 세로 화면 길이 비율)과 해상도, 브랜드 신뢰도, 가격, 디자인 등 비교적 단순 명료한 요소들이 주로 고려됐다.
반면 요즘에는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LCD 모니터가 16:9 와이드 규격에 22~24형 수준의 대화면, 그리고 풀 HD 해상도 지원이 표준 사양처럼 적용되는 추세라 일반 사용자로서는 오히려 더 변별력이 떨어지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모니터가 자신에게 적합하며 또 보다 나은 사용 환경을 제공할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기술 사양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LCD 모니터, 왜 패널이 중요한가?
흔히 LCD 모니터로 통칭되는 디지털 평판 디스플레이(Digital Flat Panel Display) 기기에서 핵심 장치는 우리가 눈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최종적으로 표시해 주는 역할을 하는 ‘패널(Panel)’이다. 패널은 작동 원리와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가 존재하며 LCD는 이 중 하나일 뿐이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쉽게 또 먼저 떠올리는 디지털 평판 디스플레이 장치로 자리잡고 있다.
‘Liquid Crystal Display’의 약자인 LCD는 액체(liquid)와 결정(crystal)의 중간상태에 있는 물질인 ‘액정(液晶)’이 전압에 따라서 분자의 배열이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만든 디스플레이 장치다. 기본적인 구조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화면을 눈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빛을 공급해 주는 ‘백라이트(Back Light)’와 액정 분자에 인가되는 전압에 따라 이 빛을 차단 또는 통과시키며 특유의 패턴으로 굴절시켜 주는 ‘액정 패널’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각각의 빛을 걸러 각기 다른 밝기와 컬러로 표시해 주는 ‘필터(편광, 컬러)’ 등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흔히 TN, VA, IPS 등으로 구분하는 LCD 패널은 이 세 부분에서 바로 액정 패널의 작동 방식의 차이에 따른 것이며, 시야각이나 응답속도, 색감, 콘트라스트 등 모니터의 주요 기술 사양은 이 방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액정 패널 방식 외에 이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백라이트 종류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뉘는데, 크게 CCFL(Cold Cathode Fluorescent Lamp, 냉음극관) 백라이트와 LED(Light Emitting Diode) 백라이트로 구분된다. CCFL 백라이트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형광등과 비슷한 가는 관 모양의 램프로, 기본 LCD 모니터에 대부분 사용된 대표적 백라이트다. 생산 단가가 낮은 반면 수명이 짧고 소비 전력과 발열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단점이다.
최근 CCFL 백라이트를 대체하며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LED 백라이트는 CCFL에 비해 수명이 길고 소비 전력과 발열이 적은 친환경 소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백라이트의 차이를 알리기 위해 LED 모니터라고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 표현하면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LCD 모니터로서, 소자 자체가 발광을 하는 OLED 모니터와는 기본 원리 자체가 다르다.
LED 백라이트가 아직 기술적으로 CCFL 백라이트보다 부족한 부분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여러 측면에서 LED 백라이트가 장점을 지니고 있고, 또 대부분의 패널 제조사에서 LED 백라이트를 적용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어떤 백라이트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접어도 무방하리라 생각된다.
결국 LCD 모니터 선택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어떤 방식의 액정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 자신에게 적합한가로 범위가 좁혀진다. 대표적 액정 패널 종류인 TN, VA, IPS 등의 용어는 LCD 모니터 사용자라면 한두 번 이상은 들어 봤을 용어들이며 이에 대한 기본적 상식을 지니고 있는 사용자들도 많으리라 생각되지만, 간단하게 현재 LCD 모니터에 사용되고 있는 액정 패널을 삼분하고 있는 이들 세 가지 방식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기로 하겠다.
TN(Twisted Nematic) 패널은 액정 분자 배열 상태가 축 방향으로 가지런한 형태를 가진 네마틱(nematic) 액정을 사용하는데, 평소 수평 방향으로 배열되어 있는 입자가 전압에 따라 수직으로 방향을 전환, 백라이트의 빛을 차단 또는 통과, 굴절시키는 방식이다. 가장 먼저 상용화되어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LCD 모니터의 기초가 된 방식이면서 상대적으로 반응 속도가 빠르고 생산 단가와 소비 전력이 낮아 보급형 LCD 모니터에서 흔히 적용되고 있다.
VA(Vertical Alignment) 패널은 TN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TN과 달리 액정 분자를 평소 세로 방향으로 정렬하고 시야각을 보정해 주는 필름을 장착해 색감과 광시야각 특성을 강화했다. 적용되는 기술 방식에 따라 MVA(Multi-Domain VA), A-MVA(Advanced MVA), PVA(Patterned Vertical Alignment), S-PVA(Super PVA) 등 종류가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
IPS(In-plane switching) 패널은 수평, 수직으로 회전하는 TN, VA 패널과 달리 수평 방향의 액정 분자를 자기장을 이용해 옆으로 회전시키는 방식을 채용, 시야각 특성과 색 표현력을 크게 개선한 방식이다.
LCD 모니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초기에는 이들 세 가지 방식의 패널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확실한 구분이 가능했지만, 그 동안 꾸준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응답속도나 명암비, 색 표현력 등의 특성과 패널 가격 등의 격차는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한편 최근 빠르게 대형화되고 있는 모니터 시장 추세와 일반 사용자의 PC 활용 상황을 감안했을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시야각과 색감을 들 수 있다. LCD 모니터에서 시야각이 중요한 이유는 액정 분자의 방향에 따라 백라이트의 빛을 조절,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화면을 표시하는 액정 패널의 특성에 의해 사용자가 모니터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휘도 변화와 색 변화가 발생한다는 데에 있다. 특히 정확한 컬러 구현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이러한 시야각에 따른 변화는 용납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일반 사용자의 경우에도 보는 각도에 따라 왜곡되는 컬러의 화면은 분명 불편한 부분이다.
특히 시야각이 좁은 패널은 화면의 크기가 커질수록 사용자가 바라보는 화면의 상하좌우 폭이 넓어져 정면에서 바라봐도 주변으로 갈수록 중앙과 차이가 나는 현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광시야각 특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 화면의 크기가 커질수록 광시야각 특성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
TN 패널은 LCD 모니터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으며 꾸준한 기술 개선으로 초기에 비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좁은 시야각은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좌우 시야각에 비해 더 큰 휘도와 색 변화를 보이는 상하 시야각은 대화면 모니터로 갈수록 부각되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일부 제조사에서는 이러한 좁은 상하 시야각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시청 각도에 따라 수동으로 화질을 보정, 왜곡 현상을 줄이는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왜곡 보정이라는 편법일 뿐이다.
VA 패널과 IPS 패널은 TN 패널의 이러한 좁은 시야각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구현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러한 차이가 그대로 두 패널의 특성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두 패널 모두 보는 각도에 따른 컬러 변화를 최소화한 광시야각 특성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IPS 패널이 액정 분자 배열 방식과 구동 방식에 따라 VA 패널에 비해 조금 더 나은 광시야각 특성을 보였지만, 현재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개선돼 시야각 만으로 두 방식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또 VA 패널이 MVA, A-MVA, PVA, S-PVA 등으로 기술 개선에 따라 세분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처럼 IPS 패널도 S-IPS, AS-IPS, H-IPS, AH-IPS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각기 용도에 따른 장점을 특화시키고 있어 선택이 점점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VA와 IPS 두 방식의 차이에 따른 고유한 특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면 어떤 패널이 자신에게 적합한가를 알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수한 블랙 표현으로 뛰어난 색감을 보여주는 VA 패널
VA 패널은 액정 분자가 전압이 인가되지 않을 때 수직 상태(블랙)로 배열돼 있다가 전압이 인가되면 그에 따라 수평 방향(화이트)으로 눕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TN 패널의 방식과는 반대인 이 방식의 장점은 기본 배열 상태가 수직이라 백라이트 빛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어 블랙 표현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블랙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명부와 암부의 차로 표현되는 흑백 대비, 즉 콘트라스트(Contrast)가 기본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컬러 표현에 있어 보다 풍부한 느낌으로 이어져 색감이 좋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반면 기본적인 시야각 특성은 TN 패널과 큰 차이가 없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야각 보정 기술이 적용되어 결과적으로 넓은 시야각을 구현하고 있다. 이 시야각 보정 기술에 따라 MVA, A-MVA, PVA, S-PVA 등으로 세분화된다.
세계 3대 패널 제조사에 속하는 AOU와 삼성에서 최근 차세대 VA 계열 패널로 공급을 늘리고 있는 A-MVA 패널은 VA 패널의 시야각 보정에 사용되는 배향 분할 기술을 개선, 한 개의 화소에 액정 분자의 배향을 복수로 제어하는 멀티 도메인법(Multi Domain Method)을 적용한 MVA 패널을 기반으로 응답속도 등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색감이 좋은 VA 계열 패널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응답속도를 크게 개선, 잔상 등을 최소화해 영화 감상이나 게임 등 멀티미디어 활용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수한 색 표현력과 계조로 전문 그래픽 분야에 적합한 IPS 패널
IPS 패널은 가장 뛰어난 광시야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채널 당 8비트의 컬러 지원으로 TN패널에 비해 색 표현력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백라이트 빛 손실이 많아 블랙의 휘도가 높고 이에 따라 콘트라스트가 낮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색 표현력이 좋고 계조 전역에서 응답 속도가 균일한 장점을 지니고 있어 전문 그래픽 작업용 등 고급 제품에 많이 적용돼 왔다.
초기에는 낮은 생산성으로 인한 높은 가격으로 고가의 전문가용 모니터에만 적용됐지만, 마찬가지로 기술 개선과 꾸준한 가격 안정화를 통해 현재에는 대화면 보급형 광시야각 모니터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QXGA급 고해상도 대화면 모니터에 사용되는 저가의 IPS 패널 공급이 늘면서 이를 사용한 보급형 제품들이 속속 출시돼 고해상도 대화면 모니터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략적인 특성을 살펴봤을 때, 고해상도 대화면 모니터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TN 패널 사용 제품보다는 VA 또는 IPS와 같은 광시야각 패널을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좋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컬러 변화나 색감, 성능 등에 민감하지 않으며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면 TN 패널을 사용한 보급형 대화면 모니터도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다.
광시야각 패널을 사용한 대화면 모니터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컬러 취향과 PC 활용 분야 등을 고려해, 우수한 콘트라스트와 풍부한 색감을 지닌 VA 계열 패널, 또는 색 표현력과 계조가 뛰어나 그래픽 작업에 유리한 IPS 계열 패널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현재 대화면 광시야각 모니터 시장에서 IPS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막연히 IPS 패널이 더 우수하며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모니터 핵심 부품으로서의 ‘패널’ 시장의 공급과 수요 법칙에 의한 편중이라 보는 것이 정확하다. 또 특정 사이즈의 모니터가 갑자기 제품 출시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의 수요에 의한 것도 있지만, 패널 공급사가 생산성과 이윤을 고려해 특정 규격과 사이즈의 패널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 AOU와 삼성 등 A-MVA 패널 제조사가 공급을 늘리며 해당 제품군도 빠르게 늘고 있다
IPS 패널에 편중됐던 시장에 최근 VA 패널을 사용한 대화면 모니터 출시가 늘고 있는 것은 AOU와 삼성 등 굴지의 패널 공급사가 이들 제품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다만, 공급사가 무작정 공급을 늘린다고 시장에서 해당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공급이 늘어나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동시에 사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때 비로서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성장이 이뤄진다.
그런 면에서 영화와 게임 등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콘텐츠 활용에 적합한 고해상도 대화면 모니터에 VA 패널을 사용한 모니터가 늘고 있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 중 벤큐(BenQ)가 새롭게 선보인 GW시리즈는 응답 속도를 개선한 A-MVA 패널을 사용해 5,000:1의 명암비(동적 명암비 2,000,000:1)와 4ms(G to G)의 빠른 응답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저전력 LED 백라이트 적용, HDMI, DVI, D-sub 등의 3계통 비디오 입력,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 등을 갖추고 있어 눈 여겨 볼만한 제품이다. 특히 동급 최고 수준인 4ms(G to G)의 응답속도는 잔상을 최소화해 민감한 사용자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화면 크기도 22형인 GW2260HM 무결점, 24형인 GW2460HM 무결점, 27형인 GW2760HM 무결점 등 세 모델로 화면 크기만 다를 뿐 1920*1080 해상도를 비롯한 기타 사양은 동일해 사용자의 선호에 따라 적당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 GW2460HM, GW2760HM
등 벤큐의 A-MVA 패널 모니터는 풍부한 색감과
빠른 응답속도로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활용에 최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 LED 백라이트를 사용해 슬림한 본체와 낮은 소비 전력이 특징
▲ 표준 베사마운트홀을 적용해 스탠드 교체나 벽걸이 사용에 용이
글
/ 조현주 테크니컬라이터
기획 및 진행 / 미디어잇 홍진욱 기자 honga7@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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