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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으로 본 작년 국내 게임사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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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종가 시가총액(좌)와 2024년 종가 시가총액(우) 비교표 (자료출처: 한국거래소, 편집: 게임메카)

연말 화두 중 하나는 국내 증시 악화다. 작년에 코스피는 9.6% 코스닥은 21.7% 하락했다. 미국 S&P500지수, 독일 닥스, 일본 닛케이225, 영국 FTSE100 등 주요 지수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 87개 중 코스피는 76위, 코스닥은 최하위인 87위에 그쳤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 국내 정치적 혼란이 더해지며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게임사의 작년 성적은 어떠할까? 연초를 맞이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게임업체의 시가총액 증감률을 기준으로 작년 성과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재작년과 작년 마지막 장인 2023년 12월 28일과 2024년 12월 30일의 게임 상장사 상위 10곳의 시가총액을 서로 비교해 봤다.

상위 10곳은 2024년 12월 30일을 기준으로 삼았다.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넥슨게임즈, 컴투스, 웹젠, 네오위즈 순이다. 넥슨, 그라비티 등 해외 상장업체는 포함되지 않으며, 해외 소셜 카지노 중심인 더블유게임즈와 게임이 주업이 아닌 NHN도 제외됐다. 작년 7월에 상장한 시프트업 역시 이번 기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크래프톤, 국내 게임 상장사 중 유일한 상승

▲ 크래프톤 CI (사진제공: 크래프톤)

먼저 크래프톤은 재작년과 작년 말 기준 국내 게임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다. 아울러 작년에 시가총액 상승을 이뤄낸 유일한 국내 게임 상장사이기도 하다. 재작년에 9조 3630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작년에 14조 9,708억 원으로 상승했고, 무려 59.9%가 증가했다. 코스피 지수가 9.6% 하락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악화된 증시 상황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꾸준히 확장해 실적을 끌어올리며 안정감을 더했다. PC와 콘솔 배틀그라운드는 뉴진스 등 컬래버레이션 상품 판매, 모바일에서는 인도 등 신시장 개척이 결실을 보며 작년 3분기에는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배틀그라운드 기반에 인조이, 서브노티카 2, 다크앤다커 모바일 등 신작이 더해지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넷마블, 나혼렙을 받쳐줄 신규 라인업이 절실

▲ 넷마블 CI (사진제공: 넷마블)

국내 게임 상장사 시가총액 기준으로 2위인 넷마블은 작년에 약 11% 감소했다. 재작년에는 4조 9,938억 원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4조 4437억 원에 그쳤다. 코스피 지수 증감률이 9.6%였기에, 감소율이 더 높았다. 넷마블은 작년에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이하 나혼렙) 성과를 바탕으로 수년간 이어진 영업이익 손실을 끊어냈다.

다만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등 MMORPG 대작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며 작년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아쉬운 행보를 보여줬다. 실제로 넷마블은 나혼렙 출시 직후인 작년 5월 10일에 52주 최고가인 7만 2,4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현재는 5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넷마블 입장에서는 스팀과 콘솔 확장으로 나혼렙 성과를 높이는 것과 함께 몬길: 스타 다이브 등 자사 IP를 기반으로 한 주요 신작을 흥행시키며 성과를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침체가 시가총액에도 반영

▲ 엔씨소프트 CI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코스피 게임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내려갔다. 재작년에는 5조 2,799억 원이었으나 작년에는 4조 197억 원에 그쳤다. 감소율은 23.9%로, 코스피 지수보다 하락폭이 크다. 시가총액은 5조원대가 무너져 4조원대에 그쳤고, 국내 게임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넷마블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작년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로 대표되는 모바일 MMORPG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호연 등 작년에 출시한 신작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작년 3분기에는 12년 만에 적자를 냈다. 그간 비 리니지와 비 MMORPG로 체질 개선을 앞세웠으나, 신작 중 두각을 드러낸 것은 리니지 IP를 활용한 저니 오브 모나크였다. 올해 사업 방향 결정에 있어 엔씨소프트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 붉은사막으로 반등할 수 있을까?

▲ 펄어비스 CI (사진제공: 펄어비스)

펄어비스를 포함한 코스닥 게임 상장사는 작년 시가총액이 재작년보다 모두 하락했다. 그중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펄어비스는 2조 4896억 원에서 1조 7,796억 원으로 28.5%가 줄었다. 코스닥지수 하락치인 21.7%보다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시가총액도 2조원대가 깨지고, 1조원대로 접어들었다.

펄어비스는 작년에도 검은사막 하나로 분전해 왔으나, 그 전략이 한계에 달했다. 실적 역시 작년 3분기에 영업이익 적자를 냈고, 주가도 작년 7월 10일에 4만 7,65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따라서 펄어비스에 있어 우선 과제는 차기작인 붉은사막을 연내에 완성해서 내는 것이다. 올해를 큰 하락 없이 버티며 붉은사막을 시장에 선보이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게임즈, 오딘 뒤를 이어줄 차기작 발굴 필요

▲ 카카오게임즈 CI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이야기한 엔씨소프트와 함께 모바일 MMORPG 침체기에 큰 영향을 받은 곳 중 하나다. 이에 시가총액 하락폭도 상당히 크다. 재작년에는 2조 1,331억 원이었으나 작년에는 1조 3,568억 원으로 무려 36.4%가 줄었다. 앞서 이야기한 펄어비스와 마찬가지로 시가총액 2조원대가 무너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뒤를 이을 신작을 발굴하지 못했다. 작년 2월에 출시한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는 장기흥행에 오르지 못했고, RTS 신작 스톰게이트 역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다만 지난 12월에 문을 연 패스 오브 엑자일 2 서비스가 호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주력이었던 모바일과 함께 PC와 콘솔까지 다각도로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위메이드, 국내 게임 상장사 중 가장 큰 하락폭

▲ 위메이드 CI (사진제공: 위메이드)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 상장사 중 시가총액 하락폭이 가장 크다. 재작년에는 2조 582억 원이었으나, 작년에는 1조 1,932억 원으로 42%가 줄었다. 위메이드 주가는 작년 3월 20일에 8만 500원을 기록한 후 하강 곡선을 그려 현재는 3만 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위믹스를 앞세워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먹거리로 앞세웠던 위메이드는 관련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으며 동력을 잃었다. 여기에 위메이드와 장현국 전 대표가 위믹스 현금화와 관련하여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되며 회사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장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일선에 복귀한 박관호 의장 주도로 선보이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성패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다.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이후 내림세 지속

▲ 넥슨게임즈 CI (사진제공: 넥슨게임즈)

넥슨게임즈는 코스닥 하락률인 21.7%보다는 감소율이 높지는 않다. 다만 시가총액이 재작년에 9,856억 원에서 작년에 8,818억 원으로 줄었고, 하락률은 10.5%다. 작년 주가 흐름을 보면 퍼스트 디센던트 출시 약 한 달 뒤인 8월 5일에 3만 95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 하락하여 12월 10일에는 1만 2,500원까지 내려왔다.

작년에 넥슨게임즈는 서든어택, 블루 아카이브에 퍼스트 디센던트를 더하며 신규 영역 찾기에 힘을 실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초기에 최고 동시접속자 5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덤에 오르기도 했으나, 초기 성과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았다. 퍼스트 디센던트 반등을 꾀함과 동시에 작년에 설립한 서브컬처 전담 본부 등을 토대로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컴투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선방했다

▲ 컴투스 CI (사진제공: 컴투스)

국내 코스닥 게임 상장사 중 시가총액 하락률이 가장 낮은 곳은 컴투스다. 재작년에 6,273억 원에서 작년에 5,923억 원으로, 5.6% 감소했다. 코스닥 지수 하락률이 21.7%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다만 2022년 1월에 16만 원대를 기록했던 주가가 계속 하락했고, 작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컴투스는 작년에 비용감축에 집중하며 흑자전환 했다. 매출에서는 KBO, MLB 등 야구 게임이 건재한 가운데 서브컬처 테마를 앞세운 스타시드, PC와 모바일로 출시한 프로스트펑크 2 등으로 방향 전환을 꾀했다. 현재 도전 중인 부분은 방치형 RPG다. 갓앤데몬, 서머너즈 워: 러쉬 등 상반기 출시를 예정한 신작에 시프트업의 데스티니 차일드를 기반으로 한 신작도 준비 중이다.

웹젠, 서브컬처 신작 발굴 어렵네

▲ 웹젠 CI (사진제공: 웹젠)

웹젠 역시 코스닥 지수보다는 하락률이 낮지만, 적지 않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재작년에 5,714억 원에서 작년에 4,791억 원으로 시가총액이 16.1%가 줄었다. 웹젠 주가는 뮤 모나크2 출시 직전인 8월 13일에 1만 9,710원을 기록한 후 지속 하락했고, 올해 1월 2일에는 52주 최저가인 1만 3,270원에 그쳤다.

웹젠은 뮤 IP가 건재하지만, 재작년부터 집중해온 서브컬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작년에 국내에 출시한 라그나돌,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작년에 국내 서비스가 종료됐다. 그 과정에서 주요 캐릭터 출시 주기를 앞당기며 종료 전에 과금 유도가 과하다는 지적도 면치 못했다. 웹젠은 올해도 테르비스 등 서브컬처 신작을 준비 중이다. 팬심이 중요한 시장에서 악화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손꼽힌다.

네오위즈, P의 거짓 DLC로 반등할까?

▲ 네오위즈 CI (사진제공: 네오위즈)

마지막으로 네오위즈의 작년 시가총액은 전년도에 비해 29.7% 감소했다. 재작년에 5,714억 원이었으나, 작년에는 4,128억 원에 그쳤다. 지난 1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2월 2일에 2만 8,700원을 기록한 후 하강 곡선을 타며, 현재는 1만원 후반에서 2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P의 거짓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재작년 이후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없었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오위즈는 P의 거짓 성과가 반영된 재작년과 작년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신작 출시 효과가 사라진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68% 감소했다. 이에 네오위즈는 국내 게임사 중 PC와 콘솔 패키지로 먼저 두각을 드러낸 경험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올해 P의 거짓 DLC를 출시할 계획이며, P의 거짓 차기작과 진승호·이상균 PD를 중심으로 한 PC∙콘솔 신작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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