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를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경실련은 일련의 자료를 토대로 4개 회사가 구글과 답합하여 구글 플레이 외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신고는 경실련,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21일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혔다. 현장에는 경실련 방효창 부위원장과 정호철 간사,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협회장, 한국게임소비자협회 김민성 협회장 등이 자리했다.
경실련 등은 작년에 공정위가 구글이 원스토어에 주요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막으며 앱마켓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하며 과징금 421억 원을 부과했던 부분을 언급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대법원도 에픽과 구글 간의 소송에서 구글의 30% 수수료 강제는 반경쟁적이며, 구글 플레이 외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거나 제3자 결제 방식을 금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라고 명령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실련 측은 앞서 이야기한 한국 공정위와 미국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있었음에도, 국내에는 반경쟁행위에 대한 조치가 적절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조사(2016년 6월부터 2018년 4월) 이후에도 구글 3사(구글, 구글코리아, 구글 아시아 퍼시픽)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의 담합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경실련 측은 ▲ 구글 플레이 인앱결제 관련 리베이트 총 5,890억 원 ▲ 앱 피처링 광고 입찰담합 총 2,927억 원 ▲ 사용자 평생가치 창출 및 관리지원 누적수익 3,850억 원 등 총 1조 2,667억 원을 게임사가 얻은 불공정거래 규모로 추정했다. 아울러 게임사가 불공정행위로 부당하게 취득했다고 판단한 영업이익은 6,850억 원으로 추산했다.
기자회견에서 경실련 방효창 부위원장은 2020년 시작된 에픽게임즈와 구글의 법적 분쟁 과정에서 중국 외 전세계에서 구글의 불공정경쟁과 도합 20개 기업에 대한 리베이트(대금 재지급)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것이 밝혀진 2023년 12월 이후에 구글이 이에 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공정위에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경실련 정호철 간사와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협회장이 법적 근거, 증거에 대해 설명했다. 정호철 간사는 미국 법정에 제출해 증거로 채택된 자료에서 약 20개 대형 게임업체가 구글에서 추가 수익 배분 및 피쳐드 광고에서 이익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철우 협회장은 "지난 2018년 공정위 조사를 통해 구글 행위를 인지했음에도 계약을 이어가는 등 가담한 정황이 보인다"라며, "이는 구글 시장지배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사간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임소비자협회 김민성 협회장은 신고의 최종 목표는 개발자와 소비자가 생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구글의 수수료를 30%에서 4~6%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정위가 이번에 고발된 기업에 과징금 총 698억 원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체별로는 구글 3사에 약 97억 원, 엔씨소프트에 약 271억 원, 넷마블에 약 178억 원, 컴투스 약 79억 원, 펄어비스 약 72억 원이다. 과징금은 관련매출액에 부과기준율 6%를 곱해 산정한 뒤 조정 등을 거쳐 책정했다.
다만 경실련 등은 이번 사안에서 본인들이 직접 수집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이철우 협회장은 "이번 사안에서 국내 4사는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당지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라며, "다만 수사권이 없는 만큼, 조사를 요청하는 형태로 공정위에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효창 부위원장은 "참고인 조사와 대상자 조사는 다르고, 구글만을 대상으로 하면 나머지 기업의 협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구글과 답합해 대가를 받은 또 다른 국내 게임사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위에 이에 대한 전수조사도 요청했다.
국내 게임사는 위 주장에 반박했다. 먼저 엔씨소프트 측은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으며, 불확실한 내용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전했다. 넷마블 측은 "리베이트를 받거나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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