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날, 넥슨은 연매출 7조 달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방법은 상당히 정석적입니다. 단일 게임이 아니라 ‘IP’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성장한 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등은 프렌차이즈처럼 여러 파생작으로 뻗어가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등은 메이플, 던파와 같은 힘을 지닌 IP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이 중에는 게이머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도 있었는데요, 바로 넥슨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바람의나라’ 후속작입니다.
현장에서 발표된 정식 타이틀은 바람의 나라 ‘2’입니다. ‘2’라는 숫자는 넥슨에 있어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면서도, 많은 역경이 얽힌 숫자입니다.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봐도 온라인게임에서 2편이 1편보다 흥행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게임 후속편이 두각을 드러낸 사례는 리니지 2, 미르의 전설 2 정도밖에 없습니다. 전작 특징을 지키면서도, 색다른 맛을 살려야 하는 ‘2의 지옥’은 넥슨 뿐 아니라 PC온라인업계의 해묵은 숙제이기도 합니다.
넥슨도 2의 지옥을 뚫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는데요, 현재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고 추진한 마비노기 2는 개발이 중단됐고, 원작 손맛을 살리면서도 발전된 그래픽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했던 서든어택 2도 조기에 서비스가 종료됐습니다. 유저 친화적인 운영을 특징으로 앞세웠던 메이플스토리 2와, 전작 서비스를 종료하면서까지 비장한 각오로 출발했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2’를 맛있게 만들어보려는 넥슨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그 주인공이 회사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바람의나라’이기에 무게감이 사뭇 남다릅니다. 바람의나라 2 발표에 대한 여론은 반반입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후속작을 기대하는 유저도 있으나, 그간 넥슨의 행보를 토대로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바람의나라가 30년 가까이 쌓아온 관록을 바탕으로 모두가 고전해 온 ‘2의 지옥’을 뚫을, 깊이 있고 신선한 후속작을 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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