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랙티브 무비란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영화 또는 게임을 말합니다. 용어가 생소할 뿐이지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개념이죠. 플레이어는 특정 상황마다 등장인물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선택하며 다양한 엔딩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는 점에서 비주얼 노벨 장르와 유사한 면이 많죠.
대신 인터랙티브 무비는 비주얼 노벨처럼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 없이 쉽게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실사 작품에서는 영화를 감상하듯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기도 하고요. 이에 이번 [겜ㅊㅊ]에서는 웬만한 영화보다 높은 완성도로 게이머들을 매료시킨 실사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들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더 컴플렉스 (The Complex)
가장 먼저 추천해드릴 작품은 ‘더 컴플렉스’입니다. 런던에서 벌어진 대규모 생화학 테러를 둘러싼 비밀, 그리고 줄기세포 활용 기술 ‘나노셀’과 엮인 이야기를 다루죠. 플레이어는 나노셀을 연구하는 박사 ‘에이미 테넨트’가 되어 테러의 비밀을 파헤치고 실험실을 탈출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할 수 있죠. 이렇게 선택한 행동은 8개 엔딩 중 하나로 이어지게 됩니다.
개발사가 ‘더 벙커(The Bunker)’, ‘더 쉐이프 쉬프팅 디텍티브(The Shapeshifting Detective)’ 등을 선보인 ‘웨일즈 인터랙티브’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여러 차례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을 개발한 이력이 있는 만큼,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곳이죠. 아울러 에미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의 작가가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해당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더 컴플렉스를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2. 아일 타이드 호텔 (The Isle Tide Hotel)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아일 타이드 호텔’입니다. 제목과 동일한 이름의 호텔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이야기를 다루며, 플레이어는 사이비 교단에게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호텔로 뛰어든 아버지의 입장에서 게임을 진행하죠. 이러한 과정을 돕기 위해 여러 인물들과의 대화나 부가 퀘스트, 비밀 설화 및 이스터 에그 요소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일 타이드 호텔에서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더불어 7개의 멀티 엔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과 함께 사이비 모임 속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녹아 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죠. 미인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하는 이를 도와주는 등 별의별 일들을 해야 하면서도, 딸을 구하기 위해 호텔에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니까요. 게임을 직접 즐겨본 사람들은 뭐라도 결말을 본 2회차부터가 진짜 시작이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3. 신도불량탐정 (神都不良探 Underdog Detective)
앞서 소개한 ‘모순: 거짓말쟁이를 찾아라’가 90년대 서양을 배경으로 했다면, ‘신도불량탐정’은 동양 사극 탐정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풍기낙양’이라는 중국의 드라마 IP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지혜가 뛰어난 주인공 ‘두순’이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물론 이 과정에서 두순에게 얽힌 비밀도 함께 드러나는 만큼, 그리 단순한 스토리는 아닙니다.
특히 신도불량탐정은 중국 인터랙티브 무비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도 많은 역할을 했는데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물론, 완성도 높은 연출과 추리 요소 등이 조화롭게 구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죠. 실제로 게임을 즐긴 많은 플레이어들은 중국 배경이나 추리 장르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최고의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4. 레이트 쉬프트 (Late Shift)
지난 2016년 개봉된 ‘레이트 쉬프트’는 세계 최초의 양방향 영화입니다. 장르는 범죄 스릴러로, 영국 런던에 사는 평범한 주인공 ‘매트’가 낯선 여인의 부탁을 받으며 벌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죠. 상영 당시 관객들은 중간에 제시되는 선택지를 스마트기기를 통해 투표하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이전에도 광고나 실험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기는 했지만, 영화로 상영된 것은 최초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4월, 앞서 소개한 ‘더 콤플레스’의 개발사 웨일즈 인터랙티브에서 게임으로 출시했습니다. 180개 이상의 선택지와 7가지 멀티 엔딩이라는 풍부한 구성으로 말이죠. 물론 실사 작품이다 보니 엔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택지가 많지 않지만, 다양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장점만큼은 확실합니다. 특히 영화로 개봉됐었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한 편이고요. 레이트 쉬프트는 18일 기준 스팀에서 7,029개 리뷰와 함께 ‘매우 긍정적(87%)’을 기록 중입니다.
5. 백 년의 봄날은 가고 (The Centennial Case: A Shijima Story)
마지막으로 추천해드릴 작품은 ‘백 년의 봄날은 가고’입니다. 일본의 스퀘어에닉스에서 작년 5월 선보인 게임으로, 100년에 걸쳐 불가사의한 죽음이 계속되는 시지마 일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플레이어는 추리소설 작가인 ‘카가미 하루카’가 되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각종 단서를 모아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일본 추리 드라마를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만들죠.
게임의 에피소드는 ‘문제편’, ‘추리편’, ‘해결편’이라는 3가지 파트로 나뉘는데요. 각각 단서 찾기, 가설 세우기, 범인 특정하기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플레이어가 범인으로 지목하면 등장인물이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며, 이럴 때는 올바른 가설을 선택해 적절한 추리로 반박해야 합니다. 단순히 영상만 제공하기보다 게임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이라 할 수 있죠. 아울러 유일한 단점으로 뽑히는 5만 9,800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가격도 마침 겨울 세일 기간이라 60% 할인 중이니, 관심 있으셨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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