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보통 개발자들은 “플레이어가 이런 콘텐츠를 통해 이런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게임을 만듭니다. 하지만 의도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어는 언제나 등장하기 마련이죠. 이런 창의적인 방법들은 정해진 행동을 유도하는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유독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예 대놓고 '딴짓 하세요'라고 만든 게 아닐까 싶은 게임들도 많습니다. RPG 장르에서는 최근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이 분야의 레전드를 썼죠. 오늘 [겜ㅊㅊ]에서는 유저들의 ‘딴짓’이 오히려 게임 핵심 요소가 된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1. 서전 시뮬레이터 (Surgeon Simulator)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작품은 지난 2013년 출시된 ‘서전 시뮬레이터’입니다. 외과 의사가 되어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도구들을 활용해 신장, 눈, 치아 등 다양한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만약 출혈을 막지 못해 환자의 피가 0이 되면 패배하며, 몇 분 몇 초 만에 잔인한 살인이 이뤄졌다는 문구를 보게 되죠.
하지만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환자를 살리는데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얼마나 빨리 환자를 사망시킬 수 있는지, 장기 적출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망치로 뼈를 부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실험하기 바쁩니다. 일부 플레이어는 귀 청소를 해주겠다며 전동 드릴을 귀에 넣는 행동을 즐기기도 했죠. 참고로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수술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이색적인 수술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접속해보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2. 쿠킹 시뮬레이터 (Cooking Simulator)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쿠킹 시뮬레이터’입니다. 지난 2019년 출시된 1인칭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레스토랑 셰프가 되어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삶은 감자와 연어 스테이크, 토마토 수프 등 가지각색의 요리가 준비되어 있으며, 사실적인 3D 그래픽 덕에 몰입감도 뛰어나죠.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요리 시뮬레이션 아닌가 싶지만, 사실 이 게임의 핵심은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기름병을 바닥에 던져버리거나, LPG 가스통을 토치로 터트리거나, 소화기를 오븐에 굽는 등 현실에서 해볼 수 없던 만행을 마음껏 저지를 수 있죠. 기름에 튀기는 평범한 조리 과정이 귀찮다면 아예 후라이팬에 재료를 넣고 폭죽을 터트려 익히는 것도 가능하고요. 천장에 달린 스프링쿨러 덕분에 주방이 폭파될 일도 없으니 안심하고 게임을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3. 문베이스 알파 (Moonbase Alpha)
‘문베이스 알파’는 나사(NASA)에서 배급하는 교육용 과학게임입니다. 달 탐사기지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곳곳을 조사하는 간단한 방식이죠. 최대 6인의 플레이어는 제어로봇과 이동용 차량, 수리 도구 등을 적절히 활용해 탐사기지의 생명 유지 시스템을 복원해야 합니다. 소요된 시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만큼, 팀원끼리 잘 협력해야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죠.
물론 플레이어들은 개발자의 의도대로 문베이스 알파를 즐기지 않습니다. 바로 게임 내 채팅을 기계음으로 읽어주는 TTS 기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죠. 달 탐사라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 들리는 엉뚱한 소리도 웃긴데, 높낮이를 조절하는 기능을 이용해 아예 노래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추억의 명곡을 진지한 목소리로 부르는 걸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지기 마련이죠. 나만의 보컬로이드를 만들고 싶었던 분들은 문베이스 알파에 접속해보시기 바랍니다.
4. AI*소녀 (AI*Shoujo)
딴짓이라면 지난 2019년 일본의 일루전에서 출시한 ‘AI*소녀’도 빠질 수 없습니다. 개발사가 일루전이라는 것에서 눈치챈 분도 계시겠지만, 성인용 3D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조난당해 도착한 무인도에서 소녀와 함께 살아남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건설, 채집, 제작, 섬 탐사, 소녀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즐길 수 있죠.
하지만 건설 시스템(하우징)을 너무 세부적으로 만든 것이 문제였을까요? 플레이어들은 하라는 소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안 하고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기 바쁩니다. 열심히 자재를 모아 바닥이나 외벽, 조명을 설치해 다양한 건축물을 완성하죠. 실제로 후기를 검색하면 놀이터, 농장부터 호텔에 버금가는 리조트, 타워팰리스 등 별의별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부 플레이어는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을 산 건지 성인용 게임을 산 건지 헷갈린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죠.
5. 롤러코스터 타이쿤 (Rollercoaster Tycoon)
다음으로 추천해드릴 작품은 ‘롤러코스터 타이쿤’입니다. 자신만의 놀이공원을 만드는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타이쿤 장르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중 하나죠. 플레이어는 롤러코스터부터를 비롯해 미로, 자이로드롭, 워터슬라이드 등 각종 기구들을 건설하고, 방문객들을 만족시켜 수입을 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획득한 수입은 다시 놀이공원을 제작하는데 사용되죠.
물론 플레이어들은 이렇게 건전한 방식으로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즐기지 않는데요.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방문객들을 곤경에 빠뜨릴지 혹은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죠. 그 결과로 8개의 롤러코스터가 공중에서 충돌하는 기구나, 수천 명의 방문객을 차례로 수장시키는 워터슬라이드 등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너무 잔인하다면, 게임 시간으로 260년이 지나야 탈출할 수 있는 미로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 비시즈 (Besiege)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비시즈’입니다. 지난 2015년 앞서 해보기로 처음 출시됐던 공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중세 분위기 속에서 원하는 병기를 만들어 공성전을 즐길 수 있죠. 풍차를 부수고, 병사를 쓸어버리고, 자원을 운반하는 기계를 만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왕국을 정복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특히 비시즈는 물리 엔진을 굉장히 세부적으로 구현했는데요. 이 덕분에 플레이어들이 별의별 오브젝트를 창작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개발자의 의도는 다양한 대포나 투석기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플레이어들은 거대한 성이나 탑 같은 건축물부터 항공모함, 개틀링 기관총, 아파치 헬기, 제트 폭격기, 거미형 로봇 등 중세 시대를 초월한 작품들을 선보였죠. 물론 이런 것들을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만큼, 제작에 정말 자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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