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은 출시 당시 수많은 버그와 밸런스, 디테일, 스토리텔링 등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전투 부분에서는 몇몇 빌드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개성이 적다는 문제가 있었고, 디테일 부분에서는 나이트시티에서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 받았다. 스토리텔링 부분에서는 플레이어 선택이 유의미한 결론을 보여주는 퀘스트가 적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는 수많은 패치를 통해 어느 정도 수정됐지만,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개발진은 21일 진행되는 2.0 패치와 26일 출시되는 ‘팬텀 리버티(Phantom Liberty)’ 확장팩을 통해 사이버펑크 2077이 가진 문제점을 최대한 고치겠다고 말했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게임메카는 15일 강남 스파크플러스에서 퀘스트 디렉터 파벨 사스코(Pawel Sasko), 현지화 디렉터 미콜라이 슈베트(Mikolaj Szwed)와 인터뷰 기회를 가졌다. 여기서 지금까지 지적된 비판들이 2.0 패치와 팬텀 리버티를 통해 어떻게 개선될 것인지 들었다.
팬텀 리버티 확장팩에 랜덤 인카운터 투하물자 이벤트, 자동차 배달 등이 추가된다. 다른 추가 이벤트가 있나? 또 이런 이벤트를 본편에서도 즐길 수 있나?
퀘스트 디렉터 파벨 사스코(이하 파벨 디렉터): 사이버펑크 2077 비판 중 하나는 랜덤 인카운터가 부족하고 나이트시티 생동감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사실 원래 게임에는 다이나믹 이벤트라는 일종의 랜덤 인카운터가 존재한다. 경찰이 갱단과 싸우거나, 갱단이 갱단과 싸우는 것들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버그로 잘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 빈도가 적었다는 점이다. 2.0에서는 이런 다이나믹 이벤트를 조정해 이것이 더 자주, 바르게 작동할 것이다.또 이번에 자동차 전투를 설계할 때 이것을 활용한 다이나믹 이벤트를 설계했다. 도그 타운뿐만 아니라 게임 본편에서 당신은 구역에 따라 두 다른 그룹이 서로 싸우고 추격하는 장면을 목격할 것이다. 또 이것들은 AI를 통해 매번 다르게 적용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AI가 상대 차량 타이어를 총으로 터트려 멈추고, 상대는 차에서 내려 총을 쏘는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우리는 V 말고 다른 존재들도 나이트 시티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주고 싶었고, 나이트 시티가 살아있다는 감각을 전하고 싶었다.
현지화 디렉터 미콜라이 슈베트(이하 미콜라이 디렉터): 투하물자 이벤트는 도그타운 지배자 한센 대령이 주도하는 것이고, 팬텀 리버티 스토리와 연관되기 때문에 해당 장소에서만 일어난다. 차량 탈취, 배달 이벤트는 전체 구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여러 특전과 사이버웨어 등이 재설계되는데, 방향성은 무엇인가?
미콜라이 디렉터: 우선 특전의 재설계는 좀 더 논리적으로, 플레이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제 특성마다 하나의 특전 트리가 주어지고, 특전 내용도 특성과 연관성이 높다. 플레이어들이 특전에서 새로운 스킬을 해제하고 사용해 본 뒤 멋있다고 느낀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전에는 수치 조절과 관련된 특전이 많았다. 그래서 패시브 스킬 비중이 높았고, 그로 인해 V가 매우 강해져도 시각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2.0 업데이트 이후에는 액티브 스킬이 많아진다. 모노 와이어, 고릴라 암으로 바닥을 찍는 퀘이크 등 서로 다른 스킬을 바탕으로 빌드를 짜도록 개발했다.
파벨 디렉터: 수치 기반 특전을 바꾸고, 구현해야 하는 능력을 추가하는 일이 이어졌다. 이는 작은 일이 아니었고, 이 모든 것이 작용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 역시 간단하지 않았다. 여러 스킬을 조합할 수 있도록 개발했고, 또 이것이 게임 본편에서도 잘 작동하도록 조정했다.
미콜라이 디렉터: 사이버웨어도 확실하게 바꿨다. 사이버웨어에 방어력이 생겨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 또 특정 사이버웨어는 특전과 연계해서 빌드를 강화할 수 있다. 추가 스킬이 장착됐거나 특성을 높이는 사이버웨어도 있다. 이런 사이버웨어와 특전 스킬이 서로 연계되어 다양한 캐릭터 구성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특전이 엣지러너인데, 사이버웨어 장착 한도를 늘려주고, 더 많은 사이버웨어로 더 높은 능력치를 얻는 등 스킬과 능력치들이 연계되어 다양한 빌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 패치로 기존에 성능이 우수했던 특전, 퀵핵, 사이버웨어가 하향 조정될 수도 있나?
미콜라이 디렉터: 게임플레이가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도록 체력 조절 시스템과 함께 여러가지 특전도 조정했다. 너무 성능이 우수하거나 개성이 떨어지는, 예를 들자면 넷 러너 빌드 등은 재설계했다. 설계 목표는 멋있고 독특한 스킬을 만들어 사람들이 한번 사용해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었고, 플레이어 환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더 특별한 빌드를 위한 스킬도 마련하려 했다.
파벨 디렉터: 사이버펑크 세계관이 어디까지 허용할 지를 많이 고민하고 분석했고 그 과정에서 놓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많은 플레이어들이 활용하는 옵티컬 카모는 사용 중에 적에게 들키면 이것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2.0 업데이트 후에는 옵티컬 카모 사용시 적이 추척 할 수 없는 능력을 부여하는 추가 특전이 생겼다. 또 플레이어 환상을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특전도 추가했다. 예전에는 사이버펑크 엣지 러너의 루시처럼 플레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퀵핵으로 모노 와이어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빌드가 가능하다.
전투에서 소모품을 미리 다량 제작해 사용할 수 없고, 쿨타임이 적용되는 충전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유는?
파벨 디렉터: 우리는 아이템을 마구잡이로 사용해 쉽게 진행하는 것을 제어하고 싶었다. 기존 시스템 하에서는 회복약을 다량 보유할 수 있어 전투가 사소해진다. 이번 변경은 전투를 좀 더 박진감 넘치게 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예를 들어 총 쏠 때 스테미너가 소모되고, 스테미너가 떨어지면 잠시 숨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전처럼 회복약으로 최대 체력을 유지할 수 없다. 이렇게 전투 호흡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조절하고 싶었다.
미콜라이 디렉터: 전투를 더 전략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전처럼 소모품을 자주 사용할 수는 없지만, 대신 특전이나 사이버웨어로 체력이나 스테미너를 올리거나 다양한 새로운 체력회복 수단도 마련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서 맨티스 블레이드로 적을 공격하면 체력이 회복되는 등 다양한 방식이 마련됐다. 물론 회복약이 완전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더 우수하거나 열등한 방식이 존재하는 일종의 쿨타임 장비 개념으로 바뀐다.
사이버펑크 2077은 초반 이후엔 퀘스트 선택지가 스토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팬텀 리버티 확장팩 메인과 서브 퀘스트에서는 플레이어 선택이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나? 또 팬텀 리버티 퀘스트가 게임 엔딩에도 영향을 주나?
파벨 디렉터: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 선택이 적다는 비판이 많았다. 처음에 이 비판을 들었을때 분명 위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선택도 선택지도 마련했는데, 플레이어들이 없다고 지적하는 이유를 고민해야 했다. 우리는 사이버펑크가 위쳐와 게임 디자인이 근본적으로 다르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자연스럽지만 동시에 변화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에게 선택 순간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팬텀 리버티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내린 선택의 결과를 조금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플레이어들이 선택 결과를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여럿 마련된다. 또한 자연스러운 딜레마, 어떤 것을 골랐을 때 결론이 예측되지 않는 선택지들이 주어질 것이다. 또 사이드 콘텐트에서도 더 많은 선택 분기들이 있을 것이며, 관련된 NPC들이 퀘스트 결과에 메시지를 남기거나 전화를 하는 방식 등 다양하게 피드백한다.
미콜라이 디렉터: 팬텀 리버티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2번에서 3번 정도 확장팩을 다시 플레이해야 할 것이다. 팬텀 리버티는 멀티 엔딩을 가지고 있고, 물론 본편 엔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부 테스트에서 놀라운 결과가 있었는데, 모든 분기와 선택지의 선택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특히 어떤 인물을 신뢰하고, 어떤 퀘스트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르는 중요 선택에서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적었고, 이런 부분에서 딜레마를 잘 설계했다고 생각한다.
파벨 디렉터: 선택과 결론이 유의미한 퀘스트를 제작하려면 선택지 무게도 비슷해야 했다. 이것은 스토리텔링 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나기 매우 쉬운 부분인데, 한쪽이 명백하게 더 낫다면 선택은 그 방향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위쳐 3 스켈리게 후계자 퀘스트에서 많은 플레이어가 얄마르가 아닌 세리스를 골랐는데, 스토리텔링과 퀘스트로 보여준 캐릭터성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팬텀 리버티에서도 소미나 리드 등등 여러 캐릭터들이 플레이어에게 딜레마를 줄 수 있도록 이야기를 부여했다.
확장팩이 단 하나만 출시되는데, 스파이 스릴러 장르로 제작한 이유는?
파벨 디렉터: 우리는 굉장히 독특하면서 동시에 사이버펑크 DNA도 가진 그런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 사이버펑크 안에는 느와르, 로맨스, 웨스턴, 스릴러 등 수많은 세부 장르가 있고, 이들 중 일부를 활용하고자 했다. 스파이 스릴러는 정말 색다르면서, 동시에 사이버펑크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았다. 또 현존하는 게임 중에서 스파이 스릴러 스토리가 적다고 생각했고, 특히 사이버펑크 2077과 같은 방식으로 스파이 스릴러를 재현할 수 있는 게임은 매우 희귀했다.
미콜라이 디렉터: 스파이 스릴러와 사이버펑크를 섞는 그 시도 자체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대략적인 DLC 전체 플레이 타임,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분량이 궁금하다.
미콜라이 디렉터: 플레이 타임을 정형화하기는 어렵다. 게임을 적당하게 플레이하느냐 아니면 좀 깊게 파고드냐에 따라 플레이 타임이 다를 것 같다. 대화 분량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위쳐 3 확장팩 블러드 앤 와인보다 더 많다. 정말 큰 확장팩이다.
파벨 디렉터: 플레이어들이 게임 진행하는 방식에 따라 상당히 다를 것 같다. 정말 핵심적인 부분만 빠르게 훑는다면 30시간 정도 걸리겠지만 이렇게 플레이 하기는 불가능 할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40에서 60시간 정도 걸릴 것이며 물론 100시간 이상 플레이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송버드, 혹은 송소미라는 캐릭터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데 어떤 인물이고, 스토리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미콜라이 디렉터: 송버드, 혹은 송소미는 미합중국의 전설적인 넷러다. 트레일러에서 공개된 바와 같이 미국 대통령이나 솔로몬 리드와 친하고 매우 중요한 인물로 다뤄질 것이다. 팬텀 리버티는 스파이물이고,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모두 각자의 정의가 있다. 이들은 속 시원하게 진실을 말하거나 큰 그림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기에 누가 범인이고, 누구를 신뢰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궁금해하길 바란다.
파벨 디렉터: 참고로 그녀는 한국계다. 게임에서 사이드 퀘스트로 더 많은 정보를 줄 것이다. 그녀가 누구고, 어떤 삶을 살았는 등이 재미있게 다뤄진다.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이번 확장팩이 마지막 확장팩이라고 알려졌다. 이후에 확장팩은 아니지만 작은 규모의 패치, DLC와 같은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파벨 디렉터: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2.0 패치와 팬텀 리버티에 집중하고 싶다.
미콜라이 디렉터: 피드백은 받고 있다. 물론 핫픽스나 소규모 패치는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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