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가수 카더가든을 다른 별명으로 부르는 인터넷 밈이 화제다. 한국시리즈에 애국가를 부르며 등장했을 때 자막으로 이름이 '메이트리'로 소개되거나, 칼든강도, 킨더조이, 카피바라 같은 ㅋ로 시작하는 네 글자 단어는 물론, 할리갈리, 나가거든, 기름가득, 소녀시대 같이 네 글자 단어라면 아무거나... 짖궂은 팬들은 그 와중에도 절대 '카더가든'이라 불러 주지 않는다. 아마도 본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1인자가 아닌가 싶다.
게임계에도 이런 이들이 있다. 분명 정식 이름은 따로 있는데, 유독 그 이름으로는 불리지 못하는 이들 말이다. 본명이 어려워서 별칭으로 부른다거나, 너무 찰진 비공식 별명 덕에 본명이 잊혀져버리는 경우가 그 예다. 희귀한 사례지만, 상표권 이슈로 '별무리'라 임시로 칭하고 있는 베데스다 스타필드의 사례도 있긴 하다. 오늘은 이러한 본명으로 불리지 못하는 게임들을 한데 모았다.
TOP 5. 너구리, 원래 이름은 폰포코 입니다
게임산업 초기, 명작이라 불렸던 고전게임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너구리'다. 희한하게도 이 게임이 개발된 일본이나 당시 최대 게임시장이었던 미국에서는 크게 히트하지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고전게임 명작 반열에 오를 정도로 대히트한 작품이다. 갤라가(갤러그)의 뒤를 이어 국내 오락실 최고 인기작 반열에 올랐고, 이 뒤를 버블보블(보글보글)이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당시만 해도 게임들의 정식 명칭은 무시하고 오락실 주인이나 도매상 등이 멋대로 친근한 이름을 붙이는 경우(스트리트 파이터=장풍 등)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정식 명칭들이 떠오르며 이러한 비공식 이름들을 밀어낸 경우가 많다.
다만, 유독 너구리 게임의 정식 명칭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너구리니까 라쿤인가? 아니면 일본어로 타누키? 아쉽게도 본 제목은 '폰포코(Ponpoko)'다. 직역하면 북을 두드리는 '둥둥'과 같은 의성어인데, 여기서는 너구리가 배를 두드리는 소리로 쓰였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너구리가 맞긴 한데, 어쨌든 발매 당시나 지금이나 '너구리'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정식 발매된 적은 한 번도 없기에 비공식 별명이라는 점은 참고하도록 하자.
TOP 4. 굶지마, 돈 스타브라는 이름이 낯설어지기 시작했다
보통 게임 원제를 안 쓰고 줄임말이나 별명을 대신 쓰는 경우는 게임명이 너무 길거나 문장형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돈 스타브(Don't Starve)는 딱히 길지도 않고, 문장형이긴 해도 2개 단어로 이루어진 익숙한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비공식 한국어 번역명인 '굶지마!'다.
누가 이 게임을 굶지마!로 불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비공식 한국어 패치 제작팀에서 재미로 붙인 이름이 너무나도 찰진 나머지 돈 스타브라는 원제는 언젠가부터 쏙 들어가고 다들 굶지마!를 정식 제목처럼 사용하곤 한다. 이 명칭이 얼마나 잘 퍼졌냐면, 개발사인 클레이 엔터테인먼트 차기작인 '옥시젠 낫 인클루디드'를 초반에 숨쉬지마! 라고 부를 지경이었다. 다만, 후속작의 경우 그보다는 '산소미포함'이라는 별명이 더 어울린다는 평이다.
TOP 3. 고인돌, 국산 고전게임으로 알고 있는 사람 많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석기시대 무덤인 고인돌이 가장 많이 분포한 나라다. 여기에 박수동 화백의 만화 '고인돌'처럼 고인돌을 소재로 한 미디어믹스 또한 일찍이 많았었기에, 1991년 출시된 횡스크롤 PC게임 '고인돌'은 국산 게임 취급받으며 널리 퍼졌다. 왠지 토속적으로 느껴지는 원시인의 외모와, 명랑만화를 보는 것 같은 공룡들의 모습에 특히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 게임은 프랑스 게임사 타이터스가 제작한 작품으로, 원제는 '프리히스토맄(Prehistorik)'이다. 대충 선사시대를 뜻하는 파생어인데, 이름도 어렵고 흔히 쓰는 말도 아닌 살짝 변형을 가한 단어인지라 그대로 당시 평균 연령대가 낮았던 국내 게이머들에게 그대로 소개하긴 어려웠으리라 본다. 그래서 당시 게임을 불법 복제해 판매하던 업자들이 임의로 붙인 이름이 바로 위 만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고인돌이다. 참고로 동서게임채널에서 정식 발매될 때 이름은 '공룡시대'지만, 이미 다들 고인돌로 부르고 있었다는 것이 함정이다.
TOP 2. 프레디의 피자가게, 파이브 나이트..츠... 뭐시기? 어렵네요
최근 실사 영화화도 발표된 프레디의 피자가게. 유저들도 매체도 모두 당연히 프레디의 피자가게라고 부르는 작품이지만, 사실 이 게임은 한 번도 정식 한국어 명칭을 발표한 적이 없다. 따라서 원제 그대로인 '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스(Five Nights at Freddy's, FNaF)로 부르는 것이 맞지만, 이 게임이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된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프레디의 피자가게'라는 명칭이 입에 찰싹 붙는다는 이유로 이 이름으로 계속 불리고 있다.
사실 이 제목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제작사의 한국어 지원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 별명으로 불려 왔다. 그래서인지 2022년 2월, 국내 출시된 신작의 정식 명칭에 'Five Nights at Freddy's: Security Breach(프레디의 피자가게: 보안위반)'이라는 부제로 공식 언급되기도 할 정도로 대접받는 이름이 됐다. 그렇다고는 해도 여전히 부제에 불과할 뿐, 정식 명칭까지 올라서려면 좀 멀었지만...
TOP 1. 항아리 게임, 원제목 풀네임으로 쓸 수 있는 분이 극히 드문 게임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조작감, 위(혹은 앞)로 올라가다 떨어지면 그간의 노력을 무시하고 초반부로 역행, 플레이어가 고통받는 게임... 최근 들어 이런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 원류를 따라가면 '항아리 게임'이 나올 것이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하반신이 거대한 항아리에 낀 나체의 남성이 망치를 손에 들고 위로 무작정 올라가는 그 게임 말이다. 모두가 아는 항아리 게임이지만, 정식 제목을 완벽히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항아리 게임의 정식 제목은 '게팅 오버 잇 위드 베넷 포디(Getting Over It with Bennett Foddy)'로, 뒤의 베넷 포디가 개발자 이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게팅 오버 잇 정도로 통용된다. 그러나 이 게임이 유명세를 탈 때 플레이한 인터넷 방송인들이 하나둘 '항아리 게임'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며 이제는 '항아리류 게임'이라는 소분류 장르명까지 생길 정도가 됐다. 더해, 이제는 '사실 저건 항아리가 아니라 솥이야'라는 말은 먹히지도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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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팅 오버 잇 위드 베넷 포디
2017. 10. 06
- 플랫폼
- PC
- 장르
- 액션
- 제작사
- 베넷 포디
- 게임소개
- ‘게팅 오버 잇 위드 베넷 포디’는 인디 개발자 베넷 포디가 만든 액션게임으로, 플레이어는 항아리에 들어가 망치 하나로 높다란 산을 등반하려는 남자가 되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목표는 간단하지만, 마우스를 이용... 자세히
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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