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PC(에픽게임즈 스토어)와 콘솔로 출시된 크라임 보스: 록케이 시티(Crime Boss: Rockay City, 이하 록케이 시티)를 처음 봤을 때, 처음 든 생각은 GTA 시리즈였다. 바이스 시티가 연상되는 제목부터, 등장하는 인물이나 게임 그래픽, 분위기까지 전형적인 갱스터물이었기 떄문이다. 여기에 어디선가 본 듯한 유명 배우들이 캐릭터로 등장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플레이는 GTA의 오픈월드 액션이 아닌 로그라이크 FPS 방식으로,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총알 한방에 쌓아놓은 삶의 모든 궤적이 날아가는 로그라이크, 이것이 진짜 갱스터 라이프가 아닐까? 크라임 보스 록케이 시티, 어떤 게임인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갱스터를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요소
앞서 이야기했듯이 주요 스토리는 주인공 트래비스 베이커가 록케이 시티 갱스터 보스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게임은 하루 단위로 진행되며, 일정 개수 임무를 수행 한 후 일과를 종료할 수 있다. 미션은 크게 돈을 버는 활동과 다른 갱 공격으로 나누어진다. 돈은 각종 장소에서 장물을 도둑질하거나, 게임 내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얻을 수 있다. 또 점령한 지역에 따라 매일 상납금이 들어오기도 한다.
각종 범죄로 돈을 모았다면, 자금을 바탕으로 조직을 경영해야 하는데, 조직원 수를 유지하고 요원을 고용하고 조직원을 강화하는 등 시뮬레이션 요소가 짙다. 록케이 시티의 경영 요소는 타 갱스터 게임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부분이다. 게임을 오픈월드로 만들지 않은 대신 많은 부분을 축소해 일종의 갱단 시뮬레이션으로 제작했고, 이는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은행 강도 임무
록케이 시티 핵심은 범죄를 통해 여러 장소를 터는 것이다. 돈을 버는 미션은 주인공 베이커를 포함한 팀이 수행할 수 있다. 돈을 버는 미션은 주로 은행, 적 갱스터 클랜, 빈 집, 가게 등을 털며, 장물을 할당량만큼 훔쳐 달아나는 것이다. 초반 몇 번은 한편의 범죄 영화를 즐기는 기분으로 플레이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임무가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것이다.
분명 매일 목표는 바뀌는데, 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결국 사치품, 약물, 전자장비를 탈취해 도주하는 것이다. 훔치는 장물에 따라 소수의 맵을 돌려 사용하기도 한다. 가게 털기 미션의 경우가 가장 심각한데, 입구로 가는 방법만 바뀔 뿐 가게 내부의 구조, 장물의 위치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나마 특수 요원 임무는 반복적이지 않고 재미있다. 해당 미션은 다른 범죄 임무와 다르게 각 플레이 당 한 번만 할 수 있고, 성공하면 해당 인원이 팀에 합류하며 돈과 장물을 얻을 수 있다. 보상이 좋지만 난이도가 높고, 미션에 실패하면 해당 요원이 사망하기에 미션을 다시 할 수 없다. 가장 핵심 요소인 범죄 미션이 반복적이고, 흥미로운 특수요원 임무는 일회성이라는 점에서 갱스터 장르로서 핵심을 놓쳤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반복적이고 평이한 갱스터 영역 다툼
록케이 시티에는 플레이어가 운영하는 갱을 포함한 5개 갱단이 구역을 나눠가지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경쟁자를 모두 제거하고 록케이 시티를 소유하는 것이다. 우선 병력을 구입해야 한다. 병력을 동원해 소유권이 없는 지역을 간단하게 차지할 수 있다.
병력과 금전을 모았다면 이제 병력을 이끌고 적의 땅을 빼앗을 차례, 차지한 지역과 인접한 적 지역을 공격할 수 있다. 본격적인 전투 전 적 병력 숫자와 수준을 알려주기 때문에, 적절한 수를 확보해야 한다. 적 역시 습격을 감행하는데, 이에 분쟁중인 적 지역과 가까운 아군 지역에서는 방어전이 벌어지며 방어에 실패하면 해당 구역을 빼앗긴다.
영역 공격과 방어는 반복적인 콘텐츠다. 영역 공격은 아군 병력과 적군 병력의 수와 체력을 제외하고는 변화가 적어 결국 숫자가 많은 쪽이 대부분 이기는데, 이런 전투를 게임 끝까지 20번은 해야 한다. 방어 미션도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조종하는 캐릭터마저 ‘터치다운’으로 고정되어 전투가 더더욱 반복적이 된다. 다행인 것은 터치다운의 총기 성능과 타격감이 좋아 지루함은 덜하다는 점이다.
만약 전투가 매력적이었다면 공격과 방어전 콘텐츠가 장점이었을 것이지만, 아쉽게도 록케이 시티의 전투 시스템은 평이하다. 우선 총기 다양성이 부족해 실질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총기는 소총과 산탄총이다. 또 적의 체력이 높지 않고 AI 수준이 낮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무기보다 적의 숫자가 전황을 더 많이 좌우한다. 적을 죽이는 손 맛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위의 단점을 약간 상쇄하지만 근본적인 반복 문제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갱스터의 영역 다툼은 전투에만 기댄 질리는 콘텐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유명한 배우를 기용하는 것도 좋지만
록케이 시티의 매력은 많은 유명 배우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일단 주인공과 주변인물부터 화려한데, 트래비스 베이커는 영화배우 마이클 매드슨이며, 케이시는 젊은 시절의 킴 베이싱어, 터치 다운은 마이클 루커이다. 또한 바닐라 아이스, 대니 트레호 등 악역도 유명 인물이다. 심지어 척 노리스가 맡은 경관 캐릭터는 이름까지 척 노리스다. 이들의 얼굴과 목소리와 연기가 무법지대 록케이 시티의 분위기를 한층 더 거칠고 매력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노력을 기울인 록케이 시티의 외연과 다르게, 내면에 해당하는 스토리는 진부하다. 록케이 시티는 안 그래도 유명 배우를 기용해 그 이미지를 고스란히 활용한 것에 더해, 갱스터물의 클리셰를 사용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평이함이 배가 되었다. 갱스터 보스가 되고 싶은 술과 여자를 사랑하는 양아치 주인공, 금발의 섹시한 여자 비서, 주인공을 돕는 중후한 목소리의 흑인 조력자, 쾌활한 소꿉친구 돌격대장 등등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와 스토리가 너무 많다.
심지어 여기에 더해 저 좋은 배우들이 치는 대사가 B급 중에서도 B-급이라는 점도 문제이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대사의 재탕에, 유치하거나 어색한 대사도 더러 있어 몰입이 깨지기도 했다. 한국어 버전의 경우 번역이 어색해서 비속어나 갱스터 표현을 재대로 살리지도 못했다.
왜 로그라이크로 만들었을까?
록케이 시티는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게임을 진행하다 주인공 베이커가 죽게 되면 첫 날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베이커가 레벨 업으로 얻은 특수한 능력들은 유지되지만, 나머지 요소인 병력이나 자금 등은 초기상태로 돌아간다. 이는 분명 플레이어로 하여금 긴장을 유지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전에 소개한 특수 요원 미션의 경우 이전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플레이에서는 성공해 좋은 요원을 영입했할 수도 있다.
문제는 다양성이 적고 이미 반복적인 임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이 어울리지 않다는 점이다. 처음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는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계속하게 되면 빠르게 질리게 된다. 임무가 반복적이고, 전투는 새로운 감각을 전해주지 못하는 구조에서 로그라이크라는 더 거대한 반복의 틀이 추가되자, 게임은 더 지치고 지루해졌다.
또한 록케이 시티는 게임을 진행할 때 마다 배우의 얼굴이 등장하는 컷신이 나오며, 하루에 해야 하는 미션과 이에 걸리는 시간도 적지 않다. 이런 긴 호흡의 게임에서 사망과 동시에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꽤나 가혹하다. 본 기자는 6일째에 한 번, 2일째에 한 번 죽었다. 자주 죽은 것도 아니고 초반부였지만, 확실하게 게임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는 한풀 꺾이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록케이 시티는 갱스터 장르에 잘 맞는 배우를 섭외하고, 명작의 디자인에 자신만의 경영 요소를 추가하며 차별화를 시도한 게임이다. 하지만 범죄 임무와 영역 다툼이 되풀이 되며 조금 지치는 느낌을 주고, 게임 전체를 반복하더라도 매번 새로운 경험을 주는 로그라이크 요소는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차라리 로그라이크를 빼고 세이브를 가능하게 만들어 짧은 스토리를 가진 게임으로 설계하고, 범죄 임무와 특수 요원 임무를 통합해 반복적인 부분에 재미를 좀 더 부여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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