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 거짓 지스타 출전은 여러모로 반가움의 연속이었다. 국내에선 영상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그 게임이 한국어 자막과 함께 지스타에 출전한다니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그렇게 지스타 2022에서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작품,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 P의 거짓을 체험해봤다.
리뷰에 앞서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기자가 소울라이크 장르에 조금 약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소울라이크의 기본 얼개나 특징은 잘 알고 있지만, 기나긴 소울 게임들을 엔딩까지 플레이 하기엔 실력도 의지도 체력도 근성도 부족했다. 그래서 P의 거짓 역시 시연 시간 내 스테이지 클리어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소울라이크 스테이지를 30분 정도에 클리어한다는 것은 '내가 바로 검이고 검이 바로 나'인 신검합일 경지에나 올라야 가능한 일이었기에.
인터뷰를 통해 자랑했던 무기 조합 시스템의 경우, 게임 내에서 뚜렷한 설명이나 활용법이 제시되지 않아 제대로 사용하지는 못했다. 시연 당시 등장한 검 또한 손잡이와 검날의 조합이 아닌 완제 무기만 등장해 인터뷰에서 소개받은 다양한 조합을 시험해볼 수는 없었다. 그 대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무기와 부스에서도 소개됐던 환도형 무기를 장착하고 전투 경험에 집중했다.
P의 거짓을 시연하는 동안 가장 뚜렷하게 체감된 것은 배치의 악랄함이었다. 기둥 뒤에 숨거나 어두운 공간에 쓰러져 있다 일어나는 적은 물론이거니와, 지붕 위에서 폭탄을 던지는 인형이나 외나무 다리에서 돌진하는 모닝스타를 든 인형 등, 범상치 않은 비주얼의 적들이 계속 색다른 방법으로 덤벼드니 원치 않아도 계속해서 긴장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야만 하는 길을 주변에 툭툭 던져놓은 조명으로 가이드 해주는 의외의 친절함이었다.
의외의 상황에서 재미를 느낀 점은 회피였다. 홀드 상황에서는 백스텝이, 홀드를 하지 않을 때는 구르기가 회피로 각기 다르게 작동했다. 얼핏 보면 홀드 유무에 따라 회피에 두 개 버튼을 사용하고 거리 차이까지 고려해야 하는 등 품만 더 드는 부분 같지만, 은근히 전략적 활용이 가능했다. 백스탭 회피를 쓰려고 미리 홀드를 누를 때 죽은 척하며 숨어 있던 적을 단번에 타게팅하며 위험을 미리 알아챌 수 있는 부작용스러운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간 보스 등으로 나오는 강한 인형들의 경우 평소에는 별다른 휘청임이 없지만, 체력 게이지가 하얗게 빛날 때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을 넣으면 그로기에 빠지는 등 여러 액션이 있다. 보이는 대로 반응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직관적으로 작용하니, 처음에는 조금 어렵더라도 정확한 타이밍에 반격을 했을 때 돌아오는 쾌감이 상당히 크다.
시연을 통해 아주 멀리는 가보지 못했지만, 반복적인 전투경험만으로 P의 거짓 특유의 재미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무기 조합 등 다양한 특장점을 경험해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긴, 짧은 시연 버전에서 느끼기엔 힘든 요소일 수도 있겠다. 시연을 하고 나면 하루종일 그 생각만 나는 게임이 있는데, P의 거짓이야말로 확실히 그쪽 계열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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