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글로벌 열기가 국내에도, 원기 회복한 파판 14

작년에 국내 역주행 대명사가 로스트아크였다면, 해외에서는 단연 파이널 판타지 14(이하 파판 14)가 손꼽힌다. 글로벌의 경우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기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작년 12월에 출시된 효월의 종언이 기존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에 이어 평단과 팬으로부터 모두 호평을 받으며 말 그대로 제 2의 전성기가 열렸다. 글로벌의 경우 한때 유저가 너무 몰려서 서버를 보강하는 동안 확장팩 판매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경우도 있었을 정도다.

이러한 글로벌 열기가 드디어 국내에도 전파됐다. 지난 10일 국내에도 신규 확장팩 효월의 종언이 출시됐고, 그 여파로 이번 주 게임메카 인기순위에서 파판 14는 12단계를 뛰어 23위에 자리했다. 이전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 출시 당시와 비교하면 순위는 다소 낮은 편이지만 한때 5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할 정도로 좋지 않았던 순위경쟁 흐름을 바꿔놓을 확실한 계기를 마련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글로벌에서 호평이 이어졌던 만큼, 국내에서도 효월의 종언에 대한 사전 기대감은 상당히 높았다. 특히 완성도 높은 스토리가 강점으로 손꼽혔기에 이를 한국어로 즐길 수 있는 시기를 기다려온 팬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주에 파판 14는 포털 검색량, PC방 이용량, 개인방송 시청자 수 등 전반적인 주요 수치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사전 기대감이 국내 출시까지 이어졌고 이 부분이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받쳐줄 원만한 운영이 뒤따라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국내에 서비스되는 온라인게임 중 파판 14는 높은 마니아층 비율만큼 운영이 만만치 않은 게임으로 손꼽힌다. 게임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콘텐츠는 잘 갖췄으니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연한 운영을 갖춰야 정액제 게임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안정성이 발동될 수 있다. 개발사보다 퍼블리셔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운영의 묘가 관건이다. 

2020년에 홀연히 등장한 이터널 리턴은 당시 스팀 동시접속자 5만 명을 기록하며 배틀그라운드 뒤를 잇는 한국 게임 스팀 대란을 예고했다. 그러나 초기 기세를 장기간 유지하지 못했고, 올해 1월에는 스팀 동시접속자가 1만 명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침체기를 겪던 이터널 리턴이 조금씩 기력을 회복했고, 순위 역시 최근 5주 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24위까지 올랐다

이터널 리턴은 배틀로얄과 AOS의 결합이라는 게임성은 신선했으나, 진입장벽이 높고, 캐릭터 밸런스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그간 제작진 차원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12일부터 프리 시즌에 들어간 시즌 6다. 재화를 소비해 하위재료를 공급받는 ‘원격전송 드론’ 등 장비 제작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스팀 유저 최근 평가는 ‘복합적’이지만 점점 해볼만한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는 평도 적지 않다. 제작진의 노력으로 실낱 같은 ‘입문각’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리니지가 4계단 상승해 14위에 자리했다. 리니지는 PC방 이용량이 전주보다 증가했는데 지난 11일에 시작된 오만의 탑 결사대를 기점으로 이벤트 7종을 동시에 진행하며 유저를 끌어 모은 것이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량공세로 하락세를 끊은 것은 좋지만 뒤를 받쳐줄 요인이 없이는 반짝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위권에서는 지난 13일에 시작된 신규 리그 효과를 톡톡히 받은 패스 오브 엑자일이 28계단 상승해 19위에 안착했다. 순위와 상승폭 자체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이며, 스팀 동시접속자도 13만 명 정도로 준수한 수치를 유지 중이다. 한편, 패스 오브 엑자일이 치고 올라가며 비슷한 게임성을 앞세운 언디셈버, 디아블로 3 등이 하락해 대결구도가 크게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