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는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습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으면 질리죠. 하물며 맛있는 수제만두가 아니라 냉동에 준하는 맛에, 해가 지나도 발전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더 금방 물리기 마련입니다. 갑자기 웬 만두 이야기냐고요? 2017년부터 5년째 국정감사 단골 메뉴로 올랐으나 요리 실력은 영 늘지 않은 ‘확률형 아이템’ 이야기를 할까 하거든요.
2017년 국정감사가 나름 상징적이었던 이유는 게임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음에도 ‘확률형 아이템’만 집중포화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확률형 아이템은 국정감사 단골 메뉴가 됐습니다. 2018년에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고, 올해는 넥슨 김정주 창업주와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가 공정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 간 확률형 아이템이 꾸준히 국정감사에 올랐음에도 나아진 건 없습니다. 게임업계는 물론 국회와 정부도 마찬가지죠. 게임업계에서는 자율규제만 반복하고 있고, 국회와 정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압박만 가했을 뿐 결과적으로는 국정감사에서 일회성 지적에 그치거나 법안이라는 이름의 계획서만 있을 뿐입니다.
국정감사로 초점을 좁혀도 요리 실력이 나아지는 느낌은 없네요. 5년 간 이야기되는 핵심은 도돌이표입니다. 로또 1등 당첨보다 낮은 확률에, 과하게 많은 돈이 투입되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문제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아쉽습니다. 김택진 대표가 출석했던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현행 게임법에 대한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이 드러났고, 김 대표 답변을 듣는다기보다는 ‘답정너’ 수준의 질문으로 호통치기에 그쳤습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문제를 콕 잡아내야 게임업계에서 ‘안 고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실제로 올해 공정위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대해 게임메카 ID 악마이 님은 “내가 저 자리에 간다면 이럴 거 같아. 뉘에~ 뉘에 죄송합니다~ 뉘에~ 뉘에~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아 눼눼 맞습니다. 아이쿠 죄송합니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실제로 질의가 알맹이 없는 호통에 그칠 경우 악마이 님 이야기처럼 면피성 답변만 이어지고 끝날 우려가 높습니다.
큰 기업 대표들을 증인으로 불러 호통치는 일명 ‘호통국감’은 국정감사 연례행사처럼 자리잡았습니다. 중요 이슈가 있다면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국회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날카로운 질의로 내실 있는 답변을 끌어내야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게이머 입장에서도 호통만 치고 끝나는 국정감사는 당시에는 시원할지라도 그 뒤에 손에 남는 게 없는 속 빈 강정에 불구하죠.
이번에는 호통국감, 맹탕국감이 아니라 현업인들이 뜨끔할 정도의 날카로운 질의와 국정감사를 기반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관련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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