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명이란 굉장히 중요하다. 한 회사에 대한 첫인상을 심어줄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사명을 짓는 데이는 큰 고민 또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게임이나 IT 분야는 소규모 벤처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톡톡 튀는 기발한 사명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심지어 '이거 너무 막 지은 거 아냐'라는 말까지 나오는 회사도 종종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개중에는 사명과 현재 회사의 모습을 비교했을 때 '엥?'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곳들도 있다. 사명만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너무나도 다른 경우다. 오늘은 사명과 실제 모습이 가장 다른 게임사 TOP 5를 뽑아 봤다.
TOP 5. 스모 디지털, 일본 회사가 아니라 영국 회사입니다
일본의 국기인 스모. 어느 정도 현대화 되어 세계로 뻗어나간 다른 격투기나 스포츠와는 달리, 스모는 철저히 일본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인이 수련하기도 쉽지 않고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면 호불호가 갈리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스모라는 단어나 이미지도 철저히 일본 내에서 생산되고 소모된다.
다만, 일본의 문화 수출 붐을 타고 꽤나 퍼져나가서 해외에서는 Sumo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고 팬도 많다. 얼마 전 텐센트에 인수된 스모 디지털(Sumo Digital)의 이름도 이쪽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모 디지털 자체는 영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 어쩌다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모의 강력한 밀어붙이기 정신처럼 게임들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 미국 등지에서 태권도 학원이 어린이 보육기관 역할을 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던데, 10년쯤 후에는 미국에서 태권도 디지털 같은 게임 회사가 나올 지도 모르겠다.
TOP 4. 선데이토즈, 일요일에 토즈에서 회의 안합니다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의 유래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이정웅 전 대표를 비롯한 창업 멤버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스터디룸 카페인 '토즈'에 모여서 회의를 하며 지은 이름이다. 애니팡으로 대박이 터진 후 이 전 대표가 회사 이름을 너무 대충 지은 것 같다고 투덜댔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쉽게 나온 이름인데, 사실 선데이토즈를 비롯해 이렇게 반짝 하고 떠오르는 이름들이 입에 더 찰싹 달라붙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당연하게도, 선데이토즈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일요일마다 토즈에 모여 회의를 하지 않는다. 회의는 토즈가 아닌 자체 회의실에서 하고, 당연하게도 주5일제와 52시간 근무 등이 철저히 적용되기에 일요일 근무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지양한다. 그래도 혹시나 창업주의 정신을 잇고자 자발적으로 일요일에 토즈에 모여 뭔가를 하는(혹은 당하는) 직원들이 있을까 해서 물어보니 그런 건 전혀 없댄다.
TOP 3. 베데스다, 파주에 있는 일산게임즈?
국내에서 베데스다라는 단어는 엘더스크롤이나 폴아웃, 스타필드 같은 게임을 만든 오픈월드 RPG 명가 개발사를 상징한다. 그러나 사실 이 이름은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메릴랜드 주의 한 도시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국내에는 메릴랜드 주도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이 도시명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수도인 워싱턴 D.C.에 인접해 있어 어느 정도 알려진 면도 있다. 대충 한국으로 따지면 서울 바로 위에 붙어있는 고양시나 일산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아무튼 일산 소프트웍스... 아니,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는 당연히 베데스다에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어째 본사 위치는 록빌이라는 곳에 있다. 베데스다 바로 윗동네로, 한국으로 따지면 일산 위에 붙어있는 파주 정도 느낌이다. 들어보니 1990년에 일치감치 이곳으로 옮겼다는데, 그러니까 일산게임즈 본사가 파주 시내에 있는 요상한 상황인 것이다.
TOP 2. D3 퍼블리셔, 음악과 출판은 어디?
사명에 자사 사업 분야나 메이커를 적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문제는 회사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사업 분야가 변경되거나 축소되고, 타사와 통합이나 합병, 분리를 거치며 원래 모습과 달라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는 것이다. 일본 게임 유통사인 D3 퍼블리셔 역시 마찬가지다. 반다이남코에 합병되며 자회사가 됐지만, 그 전부터 염가형 게임을 만드는 전문 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사실 D3라는 이름은 Domain 3의 약자다. 여기서 말하는 도메인이란 사업 분야를 뜻하는데, 초창기엔 게임과 음악, 출판의 3개 분야로 진출해 성과를 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음악이나 도서 쪽에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사업을 전개하지 못했으며, 게임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게임사가 되었다. 그러니까 제대로 풀이하자면 D1퍼블리셔가 되어야 할 테지만, 꿈은 꿈이니까! 언젠가 D3퍼블리셔에서 J-POP을 대표하는 가수나 J-문학계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대작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TOP 1. 반지하게임즈, 6층이네?
텍스트 기반 어드벤처 게임 서울 2033으로 게이머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인디게임 개발사 반지하게임즈. 회사 이름을 들어보면 상업적 성공과 무관하게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제작한다는 인디게임 정신이 느껴지는 듯 하다. 실제로 기자는 이 회사 이름을 듣자마자 장기하와 얼굴들의 명곡 '싸구려 커피'가 생각났는데, 눅눅한 비닐장판이 깔린 반지하 사무실에서 싸구려 커피를 마시며 만든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름은 이름일 뿐. 현재 반지하게임즈는 신촌의 빌딩건물 6층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반지하게임즈라는 사명은 공동대표인 이유원 대표가 대학 재학 시절 반지하 자취방에서 게임을 만들던 추억을 담아 지은 이름으로, 돈은 없었지만 만들고 싶은 게임을 제작하며 행복했던 시절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한다. 그렇다 해도 회사 이름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회의실 하나 정도는 반지하에 둬도 괜찮지 않을까?
(번외) 게임메카, 사우디가 아니라 한국에 있습니다
게임메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가 아니라,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영문 스펠링도 이슬람 성지 메카는 'Mecca'로, 게임메카의 'Meca'보다 c가 하나 더 많다. 응?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에서는 도시명 표기가 Meca라고? 사실 메카에는 '중심'이라는 두 번째 뜻이 있다! 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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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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