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 피처폰으로 게임을 좀 해봤던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게임빌 프로야구'를 기억할 것이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출시된 시리즈이며 단일 IP로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11년이란 시간 동안 시리즈를 이어오며 '마선수' 시스템, 나만의 리그 콘텐츠 등 독특한 요소로 사랑을 받았으나 2013년을 끝으로 서비스가 종료돼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랬던 게임빌 프로야구가 무려 6년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과거와 달리 그래픽도 풀 3D로 바뀌었으며, 명확하지 않았던 세계관도 무려 은하계로 확장했다. 그동안 나온 모든 마선수가 트레이너로 등장하며, 나만의 선수로 구단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만큼 스케일이 커졌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일신한 것. 6년 만에 부활하는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게임 개발을 총괄한 이동원 PD와 김홍식 사업실장을 만났다.
무한대로 뽑아 낼 수 있는 나만의 선수들
게임빌 프로야구 메인 콘텐츠는 역시 '나만의 리그'다. 내가 직접 만든 선수를 프로 구단에 입단시켜 시즌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최고의 선수로 키우는 것이야 말로 게임이 앞세운 주요 목표였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를 잘 살렸다. 오히려 전작에서는 투수와 타자 각각 한 캐릭터만 키울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선 아예 나만의 캐릭터로 구단을 만들 수 있다. 이동원 PD는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내가 직접 만든 선수들로 팀을 모아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본래 10시간 가까이 걸리던 선수 육성 시간을 한 시간 단위로 압축했다. 여기에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선수 외형을 만든 뒤 본인이 보유한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하거나, 휴식을 하며 시즌을 보내는 것을 더했다. 6턴에 걸쳐 훈련과 경기를 반복하면 캐릭터가 완성된다. 이동원 PD는 "선수를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서 등급과 특성, 장점, 기술 등이 모두 달라진다"며 "100이면 100 모두 다른 선수가 나올 수 밖에 없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트레이너 '마선수'와의 호흡이다. 이 게임에서는 전작에서 일회성 용병으로만 쓰였던 마선수를 '트레이너'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바꿨다. 보유하고 있는 마선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며, 여러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이동원 PD는 "트레이너는 좋은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요소로 만들었다"며 "좋은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닌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선수가 맡는 역할은 다양하다. 우선, 각 마선수는 별도 스토리가 있어서 반복적인 만남과 훈련을 통해 스토리를 익혀 친근감을 쌓을 수 있다. 심지어 마선수와 연애도 가능하다. 이 연애는 필살 타법, 마구 등을 익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트레이너 레벨을 최고로 올리면 해당 마선수로 선수 외모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동원 PD는 "마선수를 선수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대신 캐릭터가 마선수로 변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해당 선수는 마선수와 똑같은 능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덕분에 게임빌 프로야구는 기존보다 상당히 깊게 파고들만한 요소를 갖추게 됐다. 단순히 캐릭터를 만들고 경기를 진행하면 됐던 전작과 달리 어떤 마선수와 트레이닝을 할지,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훈련할지, 쉬면서 체력을 보충할지 등을 빠르게 결정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인체개조 이벤트도 있기 때문에 한 캐릭터를 키우는데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온다. 다만 김홍식 실장은 "캐주얼하게 즐기는 모드도 있으며, 유저가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역대 마선수 총출동
제작진은 게임빌 프로야구를 기억하는 팬들이 원하는 요소를 넣기 위해서도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전작에 있었던 연애 요소 등은 말할 것도 없으며, 기존에 등장했던 모든 마선수를 넣기 위해 다소 부실했던 세계관도 보강했다. 이동원 PD는 "세계관이란 것이 없었다 보니 마선수를 한 곳에 뜬금 없이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은하계라는 배경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등장했던 마선수가 워낙 다양해서 행성 한 두개로는 소화할 수가 없는 수준이라 개언성을 더하기 위해 7개가 되는 은하를 추가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부실했던 시스템도 강화했다. 커스터마이징이 그 중 하나다. 전작 '나만의 선수' 모드는 명칭과 달리 제대로된 커스터마이징이 없었다. 이번에는 선수 투구폼, 버릇부터 콧수염, 유니폼 등 외모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이동원 PD는 "최근 야구 한일전을 보면서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따라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며 "게임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엇비슷하게 구현이 되더라"고 말했다.
단순 스코어 경쟁이었던 랭킹 시스템도 보강됐다. 우선 비동기로 진행되는 행성 통합 리그 '슈퍼스타리그'를 통해서 각 유저 실력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랭킹을 통해 시나리오별로 누가 등급이 좋은 캐릭터를 육성했는지, 이 유저가 이 캐릭터를 어떻게 육성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일종의 정보 공유 커뮤니티인 셈이다. 이동원 PD는 "유저가 서로 캐릭터를 어떻게 육성했는지 보고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랭킹이 단순히 경쟁요소로만 남지 않게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게임빌 대표 캐릭터 '놈'도 등장한다
이 밖에도 전작에서 히든 마선수로 등장했던 게임빌 대표 캐릭터 '놈'이 이번작에도 등장한다. 여기에 캐릭터 개성을 살린 행성과 구장에 대해서도 세세한 부분을 표현하는데 많이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이동원 PD는 "전작은 일러스트를 기반으로한 2D 게임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았기에 말을 하고, 움직이고, 표정을 짓는 등 살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동원 PD와 김홍식 사업실장이 바라는 것은 이 게임이 단순한 수집형 게임으로 간주되지 않는 것이다. 이동원 PD는 "뽑기로 얻은 캐릭터가 아닌 내가 직접 육성한 캐릭터들이 경기를 치루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더불어서 유저의 구단이 개발진의 업데이트와 함게 성장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을 치밀하게 설게했다"고 말했다. 김홍식 실장 또한 "게임을 제대로 파고들기 위해서는 과금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배우기 쉽고, 마스터하기는 어려움의 표본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를 기다리는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동원 PD는 "만 3년이 넘게 50명이 넘는 개발자가 함게 만들엇다"며 "현재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는 없는 시스템을 많이 담아내고자 노력했으니 꼭 재밌게 플레이하실 수 있으실 거다"고 말했다. 김홍식 실장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라이트부터 코어한 재미까지 다 담은 게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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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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