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는 2001년 처음 출시 후, 20년 가까이 장수하고 있는 국내 캐주얼 온라인게임의 대표 주자다. 전 세대가 좋아할 수 있는 캐주얼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박진감 넘치는 게임성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추억이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새로운 세대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였다.
이런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가 지난 21일, 모바일로 돌아왔다. 원작을 모바일로 옮긴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은 한 달 만에 사전예약 참가자 수가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게이머들은 높아지는 기대감 속에서 출시를 기다렸지만, 어릴 때 추억이 담긴 게임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보자 마자 사라졌다. 뛰어난 원작 재현은 물론, 새로 도입한 여러 시스템들은 게임성을 높여줬다. 특히 친구들과 스마트폰을 들고 함께 열을 올리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플레이할 때는 게임에 대한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은 원작을 어떻게 재현하고, 발전시켰는지 직접 플레이하며 알아봤다.
뛰어난 원작 재현, 그리고 게임을 전략적으로 만들어주는 새로운 요소 '슈퍼 스킬'
게임 방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원작 그대로다. 전투 중 물풍선의 개수와 물줄기 높이를 업그레이드해서 상대방을 물풍선에 가두어 터뜨리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규칙이다. 방향 키와 물풍선을 놓는 버튼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조작은 불편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게임 방식은 원작을 제대로 구현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기본적인 모드인 노말 매치는 2 대 2 팀전을 기본으로 한다. 두 팀 중 가장 먼저 상대 팀원을 5번 처치하는 팀이 우승하는 형태다. 만약 죽더라도 5초의 대기시간 후,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대기 시간 동안 게임 흐름을 읽으며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재빠르게 승점을 가져올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에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은 ‘슈퍼 스킬’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투의 긴박함을 더했다. 슈퍼 스킬은 게임의 판도를 확 바꿀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스킬이다. 장애물이나 상자에 상관없이 긴 물줄기를 발사하는 ‘물대포’, 상대방을 잠시 기절시키는 ‘충격파’, 통과할 수 없는 얼음벽을 세우는 ‘장벽 세우기’, 물풍선에 갇힌 플레이어의 모습을 한 분신을 설치하는 ‘더미 폭탄’ 등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경기에서 사용할 스킬을 한 개 선택하면 된다. 선택지도 열 개로 적지 않은 편이었다.
슈퍼 스킬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게임에 전략성을 부여해준다. 상대방의 슈퍼 스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슈퍼 스킬에 맞는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물풍선으로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는 적을 원거리에서 슈퍼 스킬로 처치하기도 하고, 함정을 설치해서 적을 유인하는 등 슈퍼 스킬이 경기의 승패를 바꾸는 상황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게임을 질리지 않게 해 줄 다양한 모드
이런 간단하지만 치열한 전투를 이용해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은 다양한 모드를 만들었다. 먼저 ‘만두 먹기’ 모드는 원작의 클로버 모드와 똑같다. 맵 곳곳에 생겨나는 만두를 먹어서 가장 많은 만두를 먹는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만약 상대방을 처치한다면 상대방과 나의 만두 개수 차이만큼 상대방이 만두를 잃게 되기 때문에, 쉽게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큰 차이로 이기고 있었지만, 방심한 채로 팀원 모두가 처치 당하게 되자 금방 역전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일종의 배틀로얄인 ‘서바이벌 모드’도 있다. 16명이 개인전으로 치르는 이 모드는 기존 배틀로얄 게임들처럼 점점 줄어드는 자기장을 피해서 마지막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게임을 하는 모드다. 거대한 맵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자기장을 피해 중앙으로 모이게 되기 때문에 후반에는 꽤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많은 플레이어가 전투를 펼치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모드는 슈퍼 스킬을 소유하지 않은 채로 시작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비행기가 내려주는 보급 상자에서 스킬을 파밍해야 한다. 생각보다 배틀로얄 장르의 여러 요소를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에 잘 녹여냈다.
‘보물섬 모드’는 AI와 전투를 치르고 보상을 얻는 일종의 싱글 플레이 모드다. 주사위를 굴려서 자신의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발판에 해당하는 AI와 여러 게임 모드를 즐기는 방식이다. AI 별로 난이도가 다르고, 주사위를 굴려 멈추는 위치마다 맵의 특징이 다르다. 특정 맵은 쉬운 AI가 등장하는 반면, 어느 맵에서는 다량의 물풍선을 중앙에서 계속해서 쏘면서 방해하는 등 어느 정도 요령이 필요했다. 하지만 주사위는 하루에 3번만 무료로 굴릴 수 있기 때문에 아쉬웠다.
이 외에도 시즌별로 자신의 실력에 따라 등급을 부여받는 래더 매치가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아케이드 모드가 업데이트 준비 중이다. 원작에 보스를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상대하는 몬스터 모드나 1명이 좀비가 되어 나머지 플레이어를 감염시키는 좀비 맵, 몬스터를 피하면서 보물을 모으는 불라 맵 등 재미있고 인기 많던 미션 맵들이 많기 때문에 추후에 있을 업데이트가 기대된다.
친구와 함께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게임
대부분 게임은 친구와 함께 하면 더 재미있지만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는 특히 그렇다. 리뷰를 진행하기 위해 게임을 혼자 플레이할 때도 즐거웠지만, 친구를 만나 스마트폰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하며 플레이했을 때 재미가 배가 되는 것을 느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방과 후에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를 하던 그 기분 그대로였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M’에는 이런 친구들과의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마련했다. 기본적으로 2 대 2 게임이기 때문에 파트너 친구 한 명과 파티를 맺고 함께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 맞는 친구와 스킬 구성과 전략을 함께 짜면서 전략적인 팀플레이가 가능했다. 또한 특별한 친구와 짝궁을 맺는 시스템이 있다. 짝궁과 함께 파티를 구성하면 보너스 경험치를 얻기 때문에, 자신의 짝궁을 찾아서 플레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확성기 문제다. 플레이어들이 확성기 아이템을 사용해서 보내는 채팅들이 왼쪽 위에 강제로 뜨는데, 문제는 이 확성기 채팅 때문에 왼쪽 위 시야가 거의 제한된다는 것이다. 특히 대만과 홍콩에서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채팅뿐 아니라, 중국어로 된 채팅이 늘면서 길고 해석할 수 없는 채팅들이 난무하는 상태다. 확성기 채팅이 나오는 부분 시야 확보를 위해 패치가 시급하다.
또한 사실상 배틀로얄 모드인 서바이벌 모드를 제외하고 모든 모드가 2명이 한 팀인 팀전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개인전은 없다. 모르는 팀원과 게임을 할 경우 손발이 맞지 않거나 래더전에서 불리해질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4명이 개인전을 펼치는 게임 모드의 부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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