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오리진, 유플레이 등 PC게임을 디지털 코드로 구매하는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방식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보편화 됐다. 일반적으로 ESD 시장은 해외 개발사들이 주도해나가는 판국이지만, 국내에도 일명 ‘토종 ESD’라 불리는 업체들이 있다.
토종 ESD는 해외에 맞춰 책정된 타이틀이나 DLC 가격을 현지화하고, 자체 프로모션을 통한 추가 할인, 자체 한글화 지원, 간편한 결제 시스템 등을 무기로 국내 유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13년 H2 인터렉티브의 다이렉트게임즈를 시작으로 후발 주자인 게임토르가 출범하면서, 국내에서도 토종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구매하는 이용자 비중이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던 중, 새로운 ESD 마켓이 첫 선을 보였다. 올해 초 설립된 신생 게임업체 에스오엠 코퍼레이션이 준비 중인 ‘크레이지독’이 그 주인공이다. 게임메카는 국내 세 번째 ESD 플랫폼을 런칭한 에스오엠 코퍼레이션 김정민 대표를 만나 크레이지독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 '크레이지독'을 서비스하는 에스오엠 코퍼레이션 김정민 대표(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어화 및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
김 대표는 IT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다 4년 전 국산 ESD 마켓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게임업계에 발을 디뎠다. 그는 “국내 PC게임 유통 시장에서 ESD 마켓의 입지는 충분하다”라며 말을 꺼냈다.
“국내에 콘솔이나 PC 패키지를 파는 게임 쇼핑몰은 수십 개가 있는데, ESD 마켓은 거의 독과점 상태더군요. 시장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약 2년 정도 토종 ESD 마켓들이 유저 호응을 얻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본 결과 시장 가능성을 확신했고, 크레이지독을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후발 주자인 크레이지독에 있어, 첫 번째 과제는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정민 대표는 이를 위해 ▲적극적인 한국어화 ▲가격 경쟁력 ▲캐릭터 브랜드화의 세 가지 전략을 설명했다.
먼저, 게임 타이틀 가격에 있어서는 저가 노선을 택했다. 예를 들면 PC판 ‘철권 7’의 경우 스팀 정가가 49,800원이고 다이렉트게임즈의 경우 48,300원, 게임토르에서는 47,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크레이지독은 47,200원으로 최저가를 자랑한다. 이러한 저가 정책은 추후 판매될 게임들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이윤을 다소 줄이더라도 판매를 촉진해 크레이지독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캐릭터 브랜드화 역시 이미지 마케팅의 일환이다. 크레이지독은 오픈 이후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마스코트 캐릭터가 들어간 머그컵이나 키 홀더, 티셔츠 등의 각종 상품을 유저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매장과의 제휴를 통한 크레이지독 배 대전격투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 등 패키지 게임 유저들에게 ‘크레이지독’ 이라는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 '크레이지독'을 대표하는 마스코트 캐릭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김 대표는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초반에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크레이지독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다만, 시장 질서를 해치는 지나친 출혈식 가격경쟁은 지양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체 한국어화 역량 역시 크레이지독의 장점이다. 에스오엠 코퍼레이션 내에는 여러 번역 프로젝트에 참가해 온 한글화 팀이 존재한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양질의 게임 타이틀을 고퀄리티로 한글화해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저 역시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국내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한국어화라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첫 번째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타이틀을 한국어화 해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매량 및 국내 유통사와의 계약 관계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확답을 드릴 순 없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라며 적극적인 한국어화 타이틀 제공의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에스오엠 코퍼레이션은 반다이남코 아시아를 필두로 테이크투 아시아와 계약을 조율 중이며, 워너브라더스와 세가, 2K 및 국내 유통사들과도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론칭 버전에는 반다이남코의 ‘철권 7’와 같은 신작 타이틀을 필두로 260여 개의 게임 및 DLC가 공개돼 있으며, 향후 오픈 기념 프로모션도 진행 예정이다.
크레이지독은 선두 주자인 다이렉트게임즈나 게임토르와 같이 휴대폰 소액결제,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페이나우 간편결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서비스 초반에는 스팀 키 유통에 집중하고 향후 EA나 유비소프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등과의 협의를 통해 오리진, 유플레이, PSN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국내 디지털 패키지 유통시장을 다양화하기 위해 크레이지독을 런칭했습니다. 저 역시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유저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어, 이런 부분에 가장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크레이지독은 지난 5월 26일 공식 사이트를 오픈해 게임을 구매에서부터 키 발급, 설치 등 일련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오는 6월 9일부터 본격적인 프로모션 및 마케팅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 '크레이지독' 메인 사이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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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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