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여신 온라인' 오프닝 영상 (영상제공: CFK)
컴파일하트의 대표 IP ‘초차원게임 넵튠’은 실제 일본 게임 업계를 패러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인공인 ‘넵튠’ 일행은 유명 콘솔을 미소녀로 의인화한 캐릭터고, 주요 적들도 치트나 불법 다운로드 등 게임 업계의 암적인 존재를 모티브로 삼았다. 여기에 스토리에서도 게이머라면 웃음을 지을 법한 다양한 농담이 가득해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넵튠’ 시리즈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국내 퍼블리셔인 CFK가 정식 넘버링 타이틀부터 외전까지, 전부 한국어화하여 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게임에 대한 평가도 다양했다. 그 중에서 공통적인 의견은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식 넘버링 타이틀은 시리즈 3편인 ‘신차원게임 넵튠 V’에서 시스템이 확립되기 전에는 혹평을 면치 못했고, 외전 타이틀은 항상 캐릭터에 의존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지난 5월 18일 발매된 외전 타이틀 신작 ‘4여신 온라인’에 대해서도 기대감과 불안감이 뒤섞여 있었다. 특히 개발사인 탐소프트는 예전에도 ‘넵튠’ IP를 활용한 외전 액션게임 ‘초차원액션 넵튠 U’, ‘격차원태그 블랑+넵튠 VS 좀비 군단’을 만들었지만, 게이머들의 기대를 채우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떨까? ‘넵튠’ 액션게임만 3종을 낸 탐소프트는 확실히 달라졌다. 대중성을 갖추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넵튠’ 시리즈의 팬이라면 예상치 못한 높은 완성도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 여신들의 온라인게임 나들이, '4여신 온라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넵튠’의 개그 센스는 온라인게임에서도 먹힌다
‘4여신 온라인’은 그간 ‘초차원게임 넵튠’ 정식 넘버링 시리즈에 말로만 나왔던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그렇다고 ‘리니지’나 ‘와우’ 같은 온라인게임인 것은 아니고, 넵튠 일행이 신작 온라인게임의 테스터가 되어, 가상세계 ‘알스가르드’에서 모험을 즐긴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액션 RPG다. 즉, 게임을 한다는 설정의 게임인 셈이다.
▲ 정식 넘버링 타이틀에서 벨이 하던 '4여신 온라인'이 무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넵튠은 이번에도 태연히 제 4의 벽을 넘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번 작에서는 넵튠 일행이 온라인게임을 즐긴다는 설정에 맞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검을 사용하던 느와르는 흑기사가 되어 창을 주 무기로 쓰거나, 연약한 마법사 이미지가 강했던 롬이 사무라이가 되어 근접전을 펼치는 등, 그동안 시리즈에서 보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츠나코의 미려한 일러스트로 새롭게 그려지고, 모델링 역시 위화감 없이 완성되었다. ‘넵튠’의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는 귀여운 미소녀 캐릭터는 이번에도 합격점이다.
▲ 연약한 마법사에서 직업을 바꾼 롬, 람 자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츠나코의 일러스트는 언제나 귀엽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4여신 온라인’ 만의 이야기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한다. 특히 이번 작에는 온라인게임에 조예가 깊다면 은근슬쩍 웃음을 터트릴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예를 들어 넵튠이 카메라 앵글을 조작해서 친구들의 치마 속을 엿보는 이벤트가 있는가 하면, 느와르가 사실은 여성 캐릭터를 조작하는 남성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을 때, 캐릭터가 멋대로 포즈를 취하는 ‘방치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아이에프가 당황하기도 한다.
▲ 스크린샷은 모니터 밖의 기자가 찍었습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온라인게임의 필수요소 '긴급점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온라인게임을 해봤다면 ‘아, 그랬었지’ 할 만한 에피소드가 많다. 여기에 좀 더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돕는 장치가 마련되었다. 중요한 서브 이벤트에서는 특별한 일러스트가 나와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작 중에서 등장하는 인터넷 은어까지 이해하기 쉽게 현지화되었다. 자연히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다. ‘4여신 온라인’에서 캐릭터들의 매력과 세계관에 빠져들기에 충분한 셈이다.
▲ 아니, 이 '드립'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언리얼 엔진과 애니메이션 그래픽의 성공적인 만남
이처럼 ‘4여신 온라인’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무장했다. 그렇다면 이를 플레이어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그래픽은 어떨까? 사실 부족한 그래픽과 게임성을 캐릭터로 메운다는 평가를 자주 받을 정도로, 기술적인 부분은 항상 ‘넵튠’ 시리즈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하지만 ‘4여신 온라인’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도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4여신 온라인’은 시리즈 최초로 언리얼 엔진 4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그러나 언리얼 엔진하면 떠오르는 극사실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넵튠’ 시리즈는 언제나 사실적인 모습보다는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을 선보였고, ‘4여신 온라인’ 역시 그 전통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대신 한결 더 디테일한 세계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의 ‘넵튠’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그래픽 수준을 보이기 때문에,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 이 정도면 '넵튠'치고는 장족의 발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만, 최적화 측면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PS4 Pro가 아닌 일반 PS4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맵 오브젝트가 많은 지역에서 전투를 벌일 때는 프레임 드랍이 자주 발생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리즈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래픽의 매력을 온전히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 특히 이알 수해 맵은 프레임드랍이 심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쉽고 화려한 액션… 타격감도 챙겨주길
‘4여신 온라인’은 그간 ‘넵튠’ 외전작의 단점을 대부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액션까지도 기대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출시 전 ‘4여신 온라인’은 전 시리즈보다 나아진 액션을 내세웠다. 특히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을 막으면 피해를 보지 않고 반격하는 ‘저스트 가드’나 다양한 스킬을 앞세워 조작하는 재미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여기에 전투가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작 난이도를 크게 낮췄다.
▲ 액션게임 초보자도 여유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액션의 기본인 공격 버튼은 ㅁ버튼 하나로, 복잡한 파생 콤보 같은 것도 없다. 몬스터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버튼 하나를 연타하면 된다. 간간이 스킬을 섞어 주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적이 뭔가 하겠다 싶으면 방어나 회피를 누르면 되는데,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면 체력 피해 없이 공격을 이어 갈 수 있다. 이처럼 조작이 상당히 간단하면서도, 소소한 컨트롤 요소까지 담았다. 쉬우면서도 성취감을 얻어 갈 수 있는 셈이다.
▲ 보스 몬스터와의 혈투도 나름 박진감 넘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스킬의 화려한 연출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공격 모션의 경우,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부드러워서 캐릭터들의 동작이 어색하지 않고, 특수 효과도 화려해 보는 맛을 더한다. 이러한 연출의 정점이 바로 각 캐릭터가 지닌 필살기 ‘각성 오의’를 사용할 때 나오는 컷신이다. 캐릭터들의 동작도 자연스럽고, 무기에 빛이 서리는 모습도 멋있다. 이러한 연출이 지금까지의 ‘넵튠’ 시리즈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절로 감동하게 된다.
▲ 캐릭터들의 각성 오의를 볼 수 있는 트레일러 (영상제공: CFK)
그러나 ‘4여신 온라인’의 액션은 완벽하지 않다. 밋밋한 타격감이 다소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분명 연출은 화려하게 펑펑 터지는데 이상하게 짜릿한 손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4여신 온라인’의 타격감은 2015년 탐소프트가 PS비타로 내놓았던 ‘격차원태그 블랑+넵튠 VS 좀비군단’과 비교해도 살짝 모자란 수준이다. 전작에서도 타격감이 문제였다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퇴화됐다는 점은 유감스럽다. 다만, 탐소프트가 ‘4여신 온라인’을 통해 훌륭한 액션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다음에는 더욱 더 완벽한 ‘넵튠’ 액션게임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 다음에는 더 훌륭한 작품을 보여주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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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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