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을 접속하자마자 눈이 휘둥그래졌다. 귀혼에 눈이 내리는 것이 아닌가. 온통 하얗게 변한 귀혼을 보니 왠지 마음이 들뜬다. 그때, 산타복을 입고 휙 지나가는 사람들, 빨갛고 어여쁜 산타복이!
▲눈이다. 눈! |
10레벨로
가는 길
10레벨이 되면 할 수 있는 두 가지. 전직과 산타복 입기, 그래 10레벨 가는 거야~ 그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들이대기만 하면 눕는 전갈은 근처에도 안가고, 그나마 만만한 식인초와 귀암석을 때려잡기 시작한 것이다. 너네 다 죽었어!
이젠 요령이 생겨서 웬만해선 눕지도 않는다. 걸쳐서 잡고, 장풍으로 잡고, 치고 빠지기까지, 푸른눈, 이제 너도 고수로구나!!
▲식인초, 귀암석 너희들 딱 걸렸어! |
그때 누군가 다가오더니 무리신청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웬 횡재냐, 쑥쑥 올라가는 경험치에 신바람은 절로 나고, 입가에 살포시 내려앉은 미소. 전직과 산타복 기다려라. 내가 간다~
어느덧 레벨은 10이 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직하러 가는 길. 저 멀리 배달을 맡은 사람이 보인다. 산타복이 입고 싶어서 클릭해보니 전직한 후에 다시 오란다. 순간 발끈해버렸다.-_-;
그래 어차피 해야 하는 거니, 마음을 다잡고 암연살수에게 전직하러 갔다. 그런데 암연살수가 전갈 꼬리 10개와 귀암석 밧줄 20개를 가지고 오라는 것이 아닌가. 귀암석 밧줄은 아이템 창에 남아도는데 전갈 꼬리는 달랑 한 개. 그 무서운 전갈에게 다시 가야 한다는 말인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전직의 그날이 도래했다 |
열심히 최선을 다해 죽은 후(…) 전갈을 잡고 전갈 꼬리를 모아 다시 암연살수에게 가니 이번엔 미망인의 부탁을 들어주란다. 미망인의 부탁은 지옥수의 손을 가지고 오라는 것, 지옥수의 손이라, 그 시뻘건 손을 말하는 건가? 전갈을 잡으면서 모아둔 것이 있긴 한데 조금 모자란다. 다시 잡으러 가야지. 아 전직의 길은 정녕 멀고도 험하구나…
만세! 드디어 산타복이다
아무튼 지옥수의 손을 얻기 위해 또 다시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죽었다.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지. 암.-_- 이런 처절한 과정을 거쳐 암연살수에게 가서 전직을 완료하고, 전직 무공 의행도 받았다. 그럼 이제 산타복을 향해 가볼까?
어쨌든 나에게 지금 급한 일은 산타복 입기!! 무조건 달리는 거다.
▲이거 하나 입으려고 정말... |
그래서 도착한 배달맡은사람(이게 본명이다!) 성탄절 맞이 특별 의행의 내용은 편지를 전직NPC에게 돌리고 오라는 것,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보다 100배는 더 쉽다.
먼저 철혈검협에게 전해주고 그 다음은 암연살수 차례 그런데 그전에 신청한 전직 무공 받는 의행을 하지 않았다고 편지를 안 받아 주는 것이 아닌가. 아, 정말 푸른달의 산타복 입기는 왜 이렇게 힘든 건지.
그래도 입을 건 입어야 한다. 다시 청야강 사공에게 뛰어가서 의행을 마치고 암연살수에게 편지도 전하고 마지막으로 유은도사에게 편지를 전한 뒤, 배달맡은사람에게 가서 의행을 종료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산타복을 입은 것이다. 아,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ㅠ_ㅠ
▲드디어 산타복을 입은 푸른눈, 아름답기 그지 없는 그녀의 자태 |
이
죽일 놈의 야비
사냥터에 가기 전 물약을 사기 위해 들른 약방, 의원 아저씨 머리 위에 뜬 느낌표를 발견했다. 또 다른 의행이 있었던 것, 일단 의행을 받으니 야비를 잡아서 야비가 주는 약초 10개를 가지고 오란다.
야비, 과연 어떻게 생긴 아이일까?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보니… 미용실에 데려다 주고 싶은 헤어스타일을 가진 녀석이었다. 아무튼 야비를 만나서 일단 때리고 보는데, 이 녀석들 가당찮게 세다.
▲약초 한 번 모으기 너무 어렵다 |
그래서 터득한 것이 반대편 암벽에서 왔다 갔다 하는 야비를 잡는 것, 한대 맞으면 50씩 피가 다는데 차마 그냥 맞서 싸울 수는 없었다. 게다가 알고 보니 죽으면 경험치까지 감소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모르고 여태껏 마을로 갈 때마다 편리함을 위해 죽어서 이동하곤 했는데, 참으로 눈물겹다 ㅠ_ㅠ
결국 6번을 죽고(...), 그런데도 1업을 하고(...) 약초 13개를 모았다. 오기가 없었다면 결코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리라. 다음부터는 결코 이런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으리라.
친절한 고수씨
의행을 끝내고 이젠 무엇을 해야 할까 마을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고수의 포스를 뿜어내는 12월의 봄(이하 12월)님께서 푸른달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12월 : 푸른달님 몇렙이세요?
푸른달 : 11렙요.
12월 : 님 쫄해드릴까요?
푸른달 : 쫄? 그게 뭐에요 -_-a
12월 : 무리사냥을 해서 렙 높은 사람이 레벨 업을 시켜주는 거예요
푸른달 : 네. 데리고 가주세요!
▲푸른달을 도와주신 고수분!! |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분께서 쫄인가 뭔가를 해주시겠단다. 한마디로 푸른달의 공력을 올려 주겠다는 것, 당연히 감사할 따름인지라 열심히 따라갔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생전처음 보는 청음북평야, 들어가 보니 이곳은 황량한 모래바람이 일고, 다 부서진 건물들이 즐비한 황량한 사막이 아닌가?
▲여긴 어디야? |
그리고 그곳을 휘젓고 다니는 달걀귀신과 우산요괴, 가끔 머리를 들이미는 사마귀… 그때 12월님의 활약, 눈 깜짝 할 사이에는 좀 오버고 어쨌든 금세 해치우는 것이 아닌가. 나도 언젠가 저런 모습으로 변모하겠지 라는 생각에 미소를 짓고 있는 그 순간 푸른달에게 우산요괴와 달걀귀신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푸른달은 그렇게 누워야만 했다.
쫄이라는 것을 받긴 받았지만 그다지 경험치가 오르는 것 같지도 않고, 다시 가려니 그 길이 너무나 멀고도 험해 포기하기로 했다.
▲결국 또 다시 마을이다 |
그래도 친구도 생기고 앞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나 부르라고 하시니,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것이다. 12월님 감사해요.
춥고 배고픈(?) 겨울, 그리 춥지만은 않은 것이 이렇게 게임 속이지만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닌가 한다.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더 많은 것을 베풀어 따뜻한 귀혼 만들기에 앞장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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