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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은 정말 혁명인가?


▲캐릭터 디자인은 확실히 혁신이다

“처음부터 뭐 이렇게 힘을 줬어?”

블레이드앤소울 1차 CBT에 대한 말은 아니다. 학창시절 첫 소개팅에서 짧은 스포츠 머리에 무스로 잔뜩 힘을 준 본인의 머리를 본 친구의 말이다. 고딩 티를 벗겠다는 헛된 욕망이 부른 참극이었다. 비싼 옷, 신경 머리에 감출 수 없었던 진실은 어색함이었다. 원래 부조화란 검은색 슈트와 무난한 로퍼 사이에 들어난 새침한 흰 양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을 지배하는 자신감 즉, 얼굴표정에 있다. 자연스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에 첫 미팅은 그렇게 추억이 되고 만다.

블레이드앤소울 1차 CBT를 체험한 본인의 솔직한 느낌도 이점과 맞닿아 있다. ‘하지말라는 것은 다 했다.’는 배재현 PD의 신념과 호불호는 갈리지만 국내 탑의 디자이너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김형태 AD의 실력이 만들어낸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의 사생아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같은 화분에서 다른 꽃을 피운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출시 전 데모CD를 돌린 것마냥 힘을 잔뜩 준 CBT 볼륨을 보건데 반응을 살피기 위한 테스트 수준이 아니었다. 숨막힐 정도로 틀에 잡힌 테스트 환경은 각본 배재현, 연출 김형태가 만들어낸 임팩트 있는 뮤직비디오 일지언정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평가 받아야 할 게임 테스트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혁신이라 티 나게 말하고 싶었던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1차 CBT는 우선 이렇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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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판타지, 그리고 한국적인 색채를 더한 그래픽

첫 느낌

`남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개발진의 의도 그대로 `블레이드앤소울`은 첫 느낌은 기존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 연속이었다. 시작부터 후줄근한 옷을 입혀 레벨업에 대한 자조적 열망을 불태우게 했던 일반 MMORPG와 달리 `블레이드앤소울`은 남성의 욕망을 십분 활용한 캐릭터 디자인, 특히 후면 디자인 덕분에 차라리 속옷으로 싸우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애틋한 남정내의 본능을 노골적으로 이끌어낸다. 게임 진행은 또 어떠한까. 튜토리얼부터 60갑자 경공술을 일단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티 나는 연출의 시작인 시네마틱 이벤트 신은 플레이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게임의 동기부여를 확실히 상기시켰다.

예컨대 게임은 배신과 분노를 이야기한다. 나애리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담장너머로 추억이 깃든 대추나무를 훔쳐보는 하니처럼 플레이어는 사부를 죽인 진서연을 통해 복수를 다짐한다. 하니가 달리기를 통해 태생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딛고 성장하듯 플레이어는 레벨업을 통해 강력한 무공을 습득하는 것으로 성장에 대한 당위성을 찾는다. 이 정도면 흠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단, 우리는 게임을 통해 기존 MMORPG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영화적인 연출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기존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로딩`을 견뎌야하고 어떤 직업과 종족을 선택하든 똑같은 퀘스트와 똑같은 영상을 다시 봐야하는 고통은 기꺼이 인내해야 한다. 어느 게임이나 마찬가지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은 좀더 길다.


▲찾는 재미가 쏠쏠한 패러디 열전


▲최신 트랜드에 맞춰진 패러디도 눈에 띄였다

전투 시스템

역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전투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시쳇말로 1,2,3,4 버튼누르기 전투를 완전히 탈피해 같은 상황에서도 플레이어 스스로 상황을 이끌어나가는 매우 능동적인 전투 환경을 보여준다. 각종 방어기술이 그 대표적인 예로 달려가면서 마법을 칼로 튕겨내거나 적의 공격을 맞고 즉시 카운터로 공격하는 반격기와 이와 관련된 연계기는 확실히 진일보한 전투 시스템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1:1 전투에서만 국한된 것이다. 플레이어가 최초로 경험하는 파티보스인 ‘천령 강시’는 현재 블소가 직면한 전투시스템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한마디로 1:1 전투와 같은 세련된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이를 테면 권사가 그렇다. 공방에 대한 기술이 특화된 권사는 상대방을 공격을 막거나 반격하는 기술에 특화되어 있지만 보스전에서는 이런 기술들이 온전히 활용되지 못하고 그저 주먹질 밖에 모르는 캐릭터가 되고 만다. 유일한 원거리 직업인 기공사는 일단 어그로를 먹으면 주위를 돌며 도망칠 수밖에 없는데 보스몬스터는 기공사를 따라가고 근접 공격 파티원들이 이를 추격하는 매우 ‘모양’ 빠지는 연출이 계속된다. 역할 분담이 없는 직업의 특수성 때문이지만 1:1에서 보여줬던 수준높은 전투방식이 파티에서는 무의미해 진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토타겟팅은 이런 논란의 정점에 선 시스템으로 플레이어가 바라보는 시선에 자동 타켓팅되는 시스템 덕분에 1:1 전투에서는 더할 나이 없이 편하지만 1대 다수나 다대다 전투가 펼쳐지면 전략과 전술을 상실한 그저 그런 막싸움이 되고 만다. 물론, 이는 아직 1차 CBT이고 유저들이 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기 까지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토타겟팅이 논타겟팅과 타겟팅을 아우른다고 하기보다는 그저 적응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불편한 타겟팅이라 느껴지는 것이 문제다.


▲혁신적인 전투시스템도 두 마리가 붙게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 마리 이상이 되면 말할 것도 없다

파티 시스템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템 입찰방식인 ‘간이 경매’ 시스템은 아직 보완점은 있지만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분배를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을 찾은 듯싶다. 다만, 앞서 설명했듯 솔로잉 플레이에서 줬던 재미를 파티플레이가 보여주지 못한 것이 화룡점정을 하지 못한 블레이드앤소울의 난제다. 탱커, 힐러, 딜러와 같이 이제는 조금 상투적인 개개인의 역할 분담을 피한 것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만 그 이상은 대안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8월 진행될 2차 CBT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숙제다.

또한, 제한된 CBT 시간으로 인해 아직 문제점으로 지적되지 않았지만 스토리텔링은 강조하면서 반복플레이로 오는 지루함을 개선하지 못한 점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능력강화 방법인 ‘보패 시스템’은 8조각이 하나의 세트로 이루어져 같은 종류의 조각을 모아야 세트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얻기 위한 반복플레이 유도는 매우 자연스럽지만 뻔한 몬스터 패턴과 불편한 파티전투 시스템이 맞물려 게임의 색깔이 온전히 살아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이 스스로 직업에 대한 플레이 패턴을 연구해 최적의 플레이 방법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역시 유저의 힘은 놀랍다.


▲잘만 다듬으면 괜찮은 시스템이 될 `간의 경매`


▲가슴이 답답해지는 보스몬스터

마치며…

이것저것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긴 했지만 이 모든 것이 1차 CBT에서 오는 문제점이라고 봤을 때 ‘블레이드앤소울’은 그저 소문난 잔칫집의 밥상이 아닌 국내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물건’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게임하는 내내 놀랐고 또, 감탄했다. 하지만, 좀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테스트가 아니라 1차에서는 좀더 실험적인 여러가지 요소를 도입하고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형태의 테스트였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다 만들어져 뜯어고치기도 민망한 수준까지 올려놓은 콘텐츠는 ‘블레이드앤소울’이 보여 주고자 하는 서비스의 ‘혁신’일지는 모르나 테스트 게임이 갖춰야 할 도전적인 ‘혁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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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엔씨소프트
게임소개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이온'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로, 동양의 멋과 세계관을 녹여낸 무협 게임이다. 질주와 경공, 활강, 강화 등으로 극대화된 액션과 아트 디렉터 김형태가 창조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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