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PVP 시스템으로 명성을 얻은 ‘트리니티 온라인’이 RPG 요소를 강화해 ‘트리니티2’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실시된 1차 CBT에서 ‘트리니티2’의 첫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리니티2’의 1차 CBT는 게임의 기본 뼈대만 구성해서 공개한 것처럼 다소 심심한 감이 없지 않았다. 즉, 타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트리니티2’만의 개성이 도출되지 않은 것이다.
같은 장르 안에 ‘던전앤파이터’라는 걸출한 경쟁작이 있는 지금, 1차 CBT를 통해 유저에게 강한 인상을 박아주지 못한 이번 테스트는 게임의 기본적인 완성도를 체크하는 FGT를 연상시켰다.
괄목할만한 점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액션게임이 아니라 진정한 RPG로 거듭나겠다는 ‘트리니티2’의 개발사 ‘스튜디오 혼’의 기획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것이다. ‘PVP’는 물론 던전 클리어의 재미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게임 전반부에 걸쳐 느껴졌다. 전작에 비해 밝은 분위기의 그래픽과 일러스트 역시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번 CBT 때는 순수하게 테스트만 하렵니다.”
‘트리니티2’의 1차 CBT를 진행하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심심한 외모다. CBT임을 감안하고 생각해도 게임의 외관이 너무 뼈만 있어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단 각 캐릭터의 기본적인 세부 커스터마이징이 아직 지원되지 않아 마을에 들어가면 마치 복사라도 한 것처럼 똑같은 생김새의 캐릭터가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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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직업, 성별만 정하면 캐릭터 생성 완료...뭔가 매우 심심했다
커스터마이징의 아쉬움은 장비에서도 드러났다. 색과 세부 장식만 바뀔 뿐,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 디자인이 변화하지 않아 레어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는 30레벨이 되기 이전에는 새로운 아이템을 습득하며 캐릭터의 외형을 멋지게 다듬어가는 재미를 맛보기 어려웠다. 여기에 ‘방어구’에 대한 직업 제한이 없어 게임을 처음 접한 신규 유저들에게 어떤 장비를 선택해야 하는지 혼동을 준 점 역시 약점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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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훤히 드러낸 시원스런 스타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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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레벨 넘어서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허전함은 던전에 들어가도 이어진다. 1레벨부터 13레벨까지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는 오크와 로봇과 같은 외형을 자랑하는 기계형 몬스터 ‘드로이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일부 특수 몬스터 및 보스를 제외한 모든 몬스터의 외형이 똑같아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스토리 텔링과 무관한 ‘소모성’ 퀘스트가 다수를 차지하는 점은 40레벨까지 도달하는 콘텐츠의 양을 라면처럼 퉁퉁 불려놓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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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C + 컨트롤 V가 연상되는 코볼드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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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오크와 로봇 '드로이안'이 10레벨 중후반까지 따라온다;
이번 테스트를 총체적으로 평가한다면 철저히 ‘테스트’에 초점을 맞춘 CBT였다. 즉, 게임의 기본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만 완성해 다소 급하게 공개한 느낌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 테스트는 다수의 유저를 대상으로 한 CBT보다는 기본적인 완성도를 점검하는 데 주 목적을 둔 FGT에 적합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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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과 던전 클리어, 수집이 반복되는 다소 단조로운 플레이 진행
물론 CBT를 통한 피드백 작업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에서 CBT는 게임의 테스트와 동시에 해당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을 유저에게 어필해야 한다.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어 차기 테스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역시 CBT가 담당하는 몫이다. ‘트리니티2’의 1차 CBT는 순수 ‘테스트’ 목적 외에 추가 성과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다소 ‘밋밋한’ 인상을 남겨 아쉽다.
던전과 퀘스트 완료의 무한 반복 - 참신함이 부족하다!
‘트리니티2’의 던전 시스템은 장점도, 그렇다고 뚜렷한 단점도 발견할 수 없는 무난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3가지 난이도로 나뉘는 던전에 들어가 보스를 깨면 F부터 SSS랭크까지 총 7단계로 나누어지는 랭크를 받는다. 랭크에 따라 경험치가 늘어나고, 보상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카드’의 선택폭이 넓어진다. 예를 들자면 ‘던전앤파이터’를 3D 그래픽으로 재구성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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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클리어 화면과 카드 시스템까지 기존 횡스크롤 RPG를 빼다 박았다
던전과 퀘스트 NPC를 오고 가는 반복적인 패턴은 특징이 없는 던전을 더욱 지루하게 만든다. 특정 아이템을 모아오거나 던전 내 몬스터를 정해진 수만큼 사냥하는 퀘스트, 혹은 해당 던전을 일정 난이도 이상에서 클리어하기 등, ‘트리니티2’의 모든 퀘스트는 완료는 쉬우나 신선함은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스토리적인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부분은 NPC와 파티를 맺고 진행하는 소수의 퀘스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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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던전에 관련된 퀘스트를 전부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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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 들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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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클리어로 다수의 퀘스트를 해결할 수 있다
게임 내 NPC와의 대화를 찬찬히 읽어보면 서브 퀘스트에서도 스토리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짧은 대사에 각 NPC의 개성이 분명히 담겨 있을 정도로 텍스트를 통한 ‘트리니티2’의 스토리 전달 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대화창이 게임 화면 하단에 깔려있을 뿐 아니라, 대화를 모두 읽지 않고 ‘수락’ 버튼만 눌러도 퀘스트를 받을 수 있어 ‘스토리’에 대한 접근성이 다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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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기본 스토리텔링이 약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어
더욱
안타깝다
장기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던전’과 대련에 초점을 맞춘 ‘PVP’에 집중되어 유저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종류가 부족하다. 지난 CBT에서 이번 테스트의 만 레벨인 ‘40’ 고지를 점령한 유저들은 게임에서 더 이상 할 것이 없음을 선언하고 조속한 콘텐츠 추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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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던전'에 몰아넣는 획일적인 방식은 곧 콘텐츠의 부족 현상을 야기시킨다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부분에 몬스터가 쓰러질 경우, 아이템을 습득하기 번거로워 불편함을 야기했다. 아이템을 루팅하기 위해 몬스터 근처로 접근하면 바로 다음 지역으로 이동해버려 필요한 아이템을 습득하러 이전 스테이지로 되돌아가야 한다. 여기에 보스 클리어 이후에는, 이전 지역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설정되어 있어 이동 루트를 잘못타면 필요한 아이템을 얻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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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스테이지 끝에 오브젝트 혹은 쓰러진 몬스터가 배치될 경우
아이템을 먹지
못하고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전투 스타일의 차별화, 목표로 한 성능에 더욱 집중해야!
‘트리니티2’는 같은 직업이라도 착용하는 무기에 따라 각기 다른 전투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다. 필자가 육성한 ‘블레이드’의 경우, 둔기와 대검, 도, 단검 등 4종류 무기를 다룰 수 있었다. 이 중 무거운 무기인 ‘대검’은 공격 속도가 느린 대신, 대미지가 높다는 장점을 가져갔으며 빠른 공격 속도를 자랑하는 단검은 대미지가 약하다는 특징을 보유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에서 각 무기의 특성이 ‘공격 속도’외에는 드러나는 정도가 미비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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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속도도 낮고 대미지는 타 무기와 비슷해 실용성이 낮았던 '대검'
‘블레이드’의 주 무기 중 하나인 ‘대검’의 체감 대미지는 ‘단검’과 비교해도 크게 높지 않다. 게다가 공격 속도가 너무 느려 콤보 연계 도중, 적에게 얻어맞는 경우가 많아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반면, ‘단검’과 ‘도’의 경우 시원스런 타격감을 살려주는 빠른 속도에 대미지 역시 ‘대검’에 크게 밀리지 않아 효용성이 극도로 높았다. 이러한 특징은 초보 무기 쪽으로 갈수록 극명하게 드러나 무거운 무기에 대한 니즈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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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단검' 등 가벼운 무기는 빠른 이동 속도와 '대검'에 뒤지지 않는 대미지
2마리
토끼를 잡았다
‘무기’를 통한 차별화를 꾀하고 싶었다면 과감하게 각 무기의 특징을 살려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콘셉은 지키되 장단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1차 CBT 결과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대검’류의 기본 대미지를 높이고, 가벼운 검들의 대미지를 공격 속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하락시키는 것이다.
확실한 난이도로 초보와 고수를 모두 포용했다!
앞서서 단점만 언급했지만 이 ‘트리니티2’에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탄탄한 난이도 시스템이다. 지역별로 난이도가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초보와 고수, 두 계층의 유저를 폭넓게 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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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구별이 확실한 '트리니티2'
20레벨 이전의 던전은 단 한 번의 공략만으로 보스의 모든 패턴을 꿰뚫어볼 수 있을 정도로 쉬워 솔로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25레벨 이후, 등장하는 던전들은 파티 플레이가 아니면 클리어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트리니티2’는 1차 CBT부터 직관적인 ‘파티 매칭’ 시스템을 지원해 파티 결성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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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레벨 던전은 솔로 플레이로도 수월하게 돌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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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레벨 던전은 파티 없이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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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이 간단해 쓰기 편리했던 '파티 매칭 시스템'
같은 던전이라도 유저가 선택한 난이도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초보 던전 중 하나인 ‘습지오크부족 소굴’의 경우, 가장 어려운 마스터 단계에서는 이전 단계에서 볼 수 없는 특수 몬스터, ‘오우거’가 등장한다. 보스 스테이지 전에 만나볼 수 있는 일반 몬스터들도 난이도에 따라 레벨이 상승해 캐릭터와의 밸런스를 맞췄다. 보스 스테이지도 단계별로 ‘보스’를 돕는 일반 몬스터의 수가 점점 불어나 한층 높아진 난이도가 피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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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오크부족 소굴'의 마스터 모드에 등장하는 '오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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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보스를 보좌하는 일반 몬스터의 수가 불어난다
‘트리니티1’부터 호평 받아온 시원스러운 캐릭터 디자인은 ‘트리니티2’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캐릭터의 크기가 매우 큼직하기 때문에 대전 액션 게임과 같이 움직임이 매우 활발했다. 또한 대형 보스 몬스터의 경우, 화면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몸집이 매우 크게 표현되어 그 강력함을 눈으로 먼저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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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캐릭터 디자인은 보는 맛을 살린다
다만, 비주얼을 받치는 사운드가 약해 연출적인 재미가 다소 부족하다. 보스를 물리치고 스테이지가 완전히 종결된 상황에서도 ‘클리어’의 기쁨을 드러내는 사운드 효과가 전혀 없어 매우 밋밋하다. 공포영화의 80%는 사운드에서 완성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리’가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타격감’이라는 요소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향’이라는 양념을 쳐야 한다. 때리는 모션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다른 대상을 가격하고 있다는 느낌을 실감나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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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클리어의 기쁨을 배가시킬 사운드 효과가 필요한데;
‘3D 던파’라는 오명을 떼어버리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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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2'의 부가 시스템인 분해&강화(위쪽의 2이미지)과 뽑기(하)
그런데
이것도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다....;
‘트리니티2’의 첫 느낌은 전작부터 언급되었던 불명예스런 오명 ‘3D 던파’를 떼어버릴 정도의 참신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 전혀 다른 비주얼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중심 콘텐츠의 구성이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한 기존 횡스크롤 RPG와 다른 점을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에 “또 비슷한 게임이 나왔네.”라는 평을 내릴 수밖에 없다.
차라리 전작의 특징이었던 완성도 높은 PVP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트리니티2’를 온라인 대전 게임으로 만들었다면 참신하면서도 기존 팬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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