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초기에, ‘허스키 레이스’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허스키 익스프레스’. 교역 MMORPG를 지향하는 게임이니 만큼 ‘익스프레스’라는 단어가 휠씬 잘 어울린다. 개발사 데브캣은 퀘스트와 레벨업이 중점이 되는 국내 시장에 사냥은 전혀 없이 교역과 운송, 썰매견들의 육성에 치중하는 게임을 만드는 모험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차 CBT 당시,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동안, 양산형 RPG에 지쳐있던 유저들의 눈이 정화된다고 해야 할까? ‘데브캣’ 스튜디오 특유의 그래픽으로 탄생한 귀여운 강아지들만으로도 유저들의 마음을 뺏기 충분했다.
▲ 귀여운 강아지들만 있으면 하나도 춥지 않다. |
개발사는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지난 4월 25일부터 26일까지 게릴라 테스트를 진행했다. CBT와는 달리 넥슨 이용자라면 누구나 테스트할 수 있게끔 개방된 테스트였다. 서버 안정화를 중심으로 진행된 테스트였지만 1차 CBT 때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컨텐츠도 제공했다.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과 ‘다난’ 지역의 신규 마을 공개, 썰매견들의 육성과 특기 추가, 화석과 광물 채취 및 교역 등 다양한 부분이 업데이트되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업데이트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
많은 사람들이 ‘허스키 익스프레스’를 레이싱 게임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상, 레이싱적인 면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쉽게 말해, 개썰매는 기존 MMORPG의 운송수단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 두 가지 조작법을 모두 지원하는데 조작법의 난이도가 낮아 초보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필자는 게임에서 키보드의 WASD키와 화살표 키를 동시에 사용해 썰매를 몰았다. W키와 S키로 썰매의 속도를 조절하고 화살표 양 방향 키로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필드를 돌아다닐 때,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튜토리얼 퀘스트에서 조작법을 상세히 일러주기 때문에 조금만 컨트롤해보면 금방 조작법을 익힐 수 있다.
▲ 갈라진 땅도 가뿐하게 뛰어넘을 수 있다. |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을간의 물품 운송과 교역을 주 플레이로 삼은 게임이다. 가지고 있는 돈으로 각 마을의 교역소에서 물건을 산 다음 그 물품을 다른 교역소에 팔아 남는 이윤을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게임이다. 기존 온라인 RPG에서 유저의 노점에 자리를 내주고야 말았던 NPC상점들의 대대적인 반란이라 할 수 있겠다. 유저들간의 교류는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게임 진행은 철저히 NPC들의 교역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 각 마을이 오밀조밀 연결되어 있다. |
이렇게 마련된 돈은 캐릭터에게 필요한 장비를 사거나 좋은 썰매견을 분양 받을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얼핏 보면 게임 진행이 쉬워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각 교역소마다 판매하는 물품도 다른데다가 시세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잘못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한다. 당장 보이는 금액은 많지만 나중에 라디에이터 배터리 충전비용과 썰매견들의 사료값 등, 유지비를 빼면 본전도 못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의 지름길이라는 ‘상도’가 살아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 이런 썰매를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
그러나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진정한 주인공은 귀여운 썰매견들이다. 썰매견들은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특기’로 원활한 게임진행을 돕는다.
▲ 튜토리얼 퀘스트 중에 이벤트, 너무 멀리 던지면 가져오지 못한다. |
또 썰매견 메뉴에 있는 ‘같이 다니기’ 기능을 이용하면 썰매에서 내려도 지정한 썰매견과 같이 이동할 수 있다. ‘교배’, ‘분양’, ‘육성’ 등, 추후에 많은 기능들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초반에는 2마리의 썰매견 밖에 끌 수 없지만 높은 ‘라이센스’를 취득하면 최대 4마리의 썰매견을 끌 수 있다. 썰매견과 썰매를 따로 보관할 필요는 없다. 마을에 들어가면 썰매견과 썰매는 자동으로 로그아웃 처리되어 필드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마을에서 필드로 나오면 자동으로 소환되어 유저는 운전만 하면 되는 편리한 시스템을 서비스하고 있다.
▲ 많은 썰매견을 끌기 위해서는 라이센스 등급 올리기가 필수다 |
‘데브캣’ 특유의 시나리오가 강한 퀘스트들도 특징이라 꼽을 수 있다. 각 마을의 NPC는 각자 독특한 사연으로 유저들의 발목을 잡는다. 특히 튜토리얼 퀘스트 중, 갓 태어난 강아지에게 젖을 먹이는 이벤트가 있어 많은 유저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탄탄한 게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여러 퀘스트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하나라도 깨지 않으면 게임 진행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 마리로 플레이할 경우, 서브 캐릭터로 등장하는 카린 |
특히, 플레이 캐릭터, ‘루리에’, ‘마리’, ‘카린’은 플레이어가 특정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 할 때마다 서브 캐릭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마리’로 플레이 할 경우에는 ‘카린’이, ‘카린’으로 플레이할 경우에는 ‘루리에’가 서브 캐릭터를 맡아주는 식으로 플레이 캐릭터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신규 마을 업데이트 - 델로스 캠프, 로즈빌 캠프, 탈리 캠프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델로스 캠프’와 ‘로즈빌 캠프’, ‘탈리 캠프’ 이 세가지 마을이 추가되었다. 세 캠프는 마을과 새로운 필드의 거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썰매개 관리인’과 ‘충전기’, ‘교역소’ 등, 필수적인 시설과 함께, ‘장비 상점’, ‘썰매견 분양소’ 등 다양한 시설이 마을 광장을 병풍처럼 둘러친 구조로 배치되어 있다.
▲ 필드를 돌아다니면 이런 레어 구조물도 찾을 수 있다. |
‘델로스 캠프’는 ‘키아나 캠프 거점’에서 ‘델로즈 설원’의 서쪽에 위치해있다. ‘델로스 캠프’ 거점에는 마을인 ‘델로즈’와 ‘탈리 캠프’로 갈 수 있는 ‘탈리 빙하지대’의 입구가 존재한다. ‘델로즈 설원’에는 ‘공장’ 지역이 위치해있다.
▲ 로즈빌 설원의 공장, 많은 유저들이 퀘스트를 하기 위해 몰려있다 |
‘탈리 캠프’는 ‘탈리 빙하지대’를 건너가면 도착한다. 특히, ‘탈리 빙하지대’는 ‘크레바스(빙하의 균열을 일컫는 단어.)’ 지대가 많아 썰매견들의 시원한 점프를 만끽할 수 있다.
▲ 새로운 맵과 함께 업데이트된 야생동물 NPC |
‘로즈빌 캠프’는 입구에 위치한 보랏빛 장미꽃밭이 인상적인 거점이다. ‘로즈빌 캠프’는 ‘카핀 협곡’과 ‘로즈빌 동부 설원’, ‘뷰콘 강 남부’, 이렇게 세 개의 필드와 연결되어 있다. ‘다난 지역’ 중 가장 많은 거점이 위치한 ‘로즈빌 캠프’는 무역으로 따지면 ‘경유지’ 정도의 위치를 차지한다.
▲ 아름다운 로즈빌 캠프, 보라빛 장미가 인상적이다. |
그러나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동할 때, 배터리 용량과 썰매견들의 스테미너가 부족했다. 특히, ‘레마 캠프’에서 ‘페로 캠프’의 이동하는 경로가 가장 혹독했다. 마을 간, 거리가 다소 먼 반면, 중간에 ‘캠프’는 물론이고 간이 충전소도 없어 썰매견들과 캐릭터의 스테미너가 바닥을 치는 절박한 순간이 찾아온다. 또, 썰매의 최대 적재량이 7칸밖에 안되어 교역물을 넉넉하게 구입할 수도 없다. 추후 오픈 시, 배터리 용량과 썰매견의 스테미너 양을 늘려준다거나 그게 안되면 ‘뷰콘강 하구’에 간이 썰매견 관리소와 충전기를 업데이트 해주었으면 한다.
▲ 컨테이너라든가...컨테이너라든가... |
마을의 디자인이 모두 똑같다는 점도 아쉽다. 각 마을의 지붕이나 벽의 배색마저 똑같아 다른 마을에 가도 같은 마을에 방문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썰매개 보관소’나 ‘충전기’ 등, 유저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을 모두 입구에 배치한 점이나, 모든 상점과 NPC를 한 눈에 들어올 수 있게끔 설계한 구조는 좋지만 다음 CBT에는 각 마을의 특징을 살린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으면 한다. 가령, ‘로즈빌’ 마을은 입구의 ‘바이올렛 로즈’를 형상화한 구조물이나 건물을 선보인다거나 하는 등의, 다른 마을과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고려해봤으면 한다.
새 맵에 따라 추가된 컨텐츠
맵의 추가와 함께, 새로운 NPC와 퀘스트도 추가되었다. ‘로즈빌 마을의 랄프’ 퀘스트로 이어지는 스토리 퀘스트와 ‘게임광 토미’를 비롯한 서브 퀘스트가 게임의 컨텐츠 부분을 책임진다. 그러나 유저들은 1차 CBT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부족을 호소했다. 마을 간 ‘교역’이나 ‘특정 구조물 찾아오기’ 등, 퀘스트의 진행방식이 단순한데다 길이도 짧아 유저들이 짧은 시간 안에 게임 내 콘텐츠를 소모해버린다. 그나마 시간을 들여 즐길 수 있는 ‘특정 구조물 찾기’ 퀘스트의 경우, 먼저 깬 유저가 상세한 위치를 올려놔 콘텐츠 소모시간에 가속을 붙였다. 실제로 테스트 이틀 차, 오후 2시에 전 퀘스트를 수행한 유저들이 등장했다. 약 9시간 동안, 게임 내의 모든 콘텐츠를 다 소모해버린 것이다. 추후 ‘롤랑’ 지역 등, 새로운 컨텐츠를 업데이트할 예정이 있으니 다음 CBT를 기약해보는 수밖에 없겠다.
▲ 모든 유저들의 피를 마르게 했던 눈사람 퀘스트 |
개썰매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필드를 따로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레이싱’ 부분의 업데이트를 요구했다. 조작법도 쉬운 데다가 속도감도 괜찮기 때문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지금은 자동으로 실행되는 ‘크레바스 점프’ 스킬을 레이싱 때만 수동으로 바꿔 운영한다면 조작하는 맛이 더욱 살아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서버 대항의 ‘레이싱 대회’를 열어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시상하는 등의 게임 내 이벤트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감별’ 특기와 ‘경쟁낙찰’ 시스템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는 게임 내에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 중 하나가 ‘아이템 감별’ 시스템이다. ‘아이템 감식’ 특기를 가진 썰매견을 데리고 ‘교역소’에 들어가면 품질이 좋은 물품을 구별해낼 수 있다. 개발사는 여기에 ‘경쟁낙찰’ 시스템을 추가했다. 여러 유저가 한 물품을 노리고 있는 경우, 누가 먼저 사가느냐에 따라 물품을 차별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감별하기’ 특기를 이용해 좋은 물품을 찾아내도 다른 유저가 먼저 사가면 그 물품은 ‘쿨타임’ 시스템이 적용되어 다시 구입할 수 없다.
▲ 한 발이라도 늦으면 다시 감별하는 삽질을 반복해야 한다 |
그러나 썰매의 적재량이 너무 적은 점이 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같은 물품이라도 한 칸씩 적재 인벤토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초보 유저들이 운송이나 교역 시스템을 이용할 때 어려움이 많다. 결국, 인벤토리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 없는 교역품을 낭비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원활한 교역을 위해서라도 썰매 인벤토리의 칸을 늘였으면 한다. 그게 안 된다면 아이템의 적재량을 개수가 아닌 무게단위로 재는 방법을 채택하는 방법도 도입할 수 있겠다.
▲ 풋내기 머셔는 이래 저래 힘들다 |
게다가 이동 도중, 배터리 충전 금액과 썰매견들의 사료값이 들기 때문에 큰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 보통의 교역 방식으로는 큰 돈을 만지기 어렵다는 소리다. 특히, 장비와 썰매견의 가격이 너무 높아 초보 유저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퀘스트를 통해 골드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풍부하게 게임의 컨텐츠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특히, 초보 유저들의 경우 초반 자금부족으로 대규모의 무역을 진행하기 어렵다. 게임 내,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려는 개발진의 의도는 알겠지만 초보 유저들을 위해 조금 벽을 낮춰주었으면 한다.
▲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는 막노동 |
마지막으로 모든 물건을 상점을 통해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자유도가 낮다는 것이 흠이다. 게다가 퀘스트를 하다 보면 필요 없는 물품이 쌓여 안 그래도 좁은 인벤토리를 더욱 좁게만 만든다. 모든 물품을 개방하기 어렵다면 많이 사용되는 물품만이라도 유저 상점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 안에 보석만 박으면 대박이 되는 보석함 |
결국 많은 유저들이 게임의 중심인 ‘교역’보다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는 보석 ‘채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콘텐츠를 모두 소비한 유저들은 채굴장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물론 보석이나 화석을 조합하여 새로운 이윤을 내는 것도 좋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에 좀 더 충실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그 밖의 업데이트 및 총정리
부가적으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업데이트되었다. 캐릭터 생성시, 머리모양과 색깔, 얼굴빛, 의상의 색을 고를 수 있는데 방식과 디자인은 기존 ‘마비노기’에서 선보인 방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아직은 서비스되는 부분이 많지 않아 크게 말할 부분은 없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썰매 종류 업데이트는 추후에도 꾸준하게 일어날 예정이라 하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겠다.
▲ 옷 색깔 뿐만 아니라 머리색과 모양, 얼굴색도 선택할 수 있다 |
또, 유저들의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으면 한다. 게릴라 테스트 당시, 지원되던 커뮤니티 시스템은 ‘채팅’이 다였다. 게다가 ‘교역’이라는 게임 특성 자체가 ‘파티 플레이’를 형성할 수 없어 많은 유저들이 홀로 게임을 즐겨야 했다. 게임의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와 유저들의 커뮤니티 기능간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다음 CBT 때까지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 Mr'T, 왠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이 사람의 정체 |
그러나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표방하는 따뜻한 이미지를 어필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거의 모든 유저가 어미가 돌보지 못한 강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는 이벤트에 가슴이 찡해옴을 느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무의식적으로 마우스 커서를 이용해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 따뜻함만으로도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했다. 또한, 교역 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음에도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대성과를 이루어내었다.
▲ 온 유저의 가슴에 불을 지른 대단한 강아지 |
최근 전투를 강조한 ‘액션 RPG’가 대세인 와중, 색다른 게임성으로 자신의 진가를 알린 ‘허스키 익스프레스’ 다음 CBT와 OBT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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