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게임개발사 XPEC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칼부림 액션게임 데몬벡터. 제작사는 XBOX용 RPG게임 익스체이저로 이름을 알렸는데, 지난 2004년 일본에서 XBOX용 게임 데몬벡터를 발표했다. 그 후 1년 6개월의 시간이 지나 뜬금없이 독일에서 등장한 PC판 데몬벡터. 독일어로 구성돼 있긴 해도, 게임은 처음부터 일본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만큼 몇몇 일본콘솔게임들과 비슷한 점이 발견된다. 일단, 3D액션게임으로 제작된 만큼 게임의 액션과 조작, 타격감을 중심으로 리뷰를 진행하겠다.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 데몬벡터 |
‘데빌메이크라이’를 흉내낸 게임
앞에서
칼부림액션이라고 소개한 만큼 게임은 칼을 가지고 펼치는 액션이 가장 눈에 띤다.
하지만 칼을 소재로 한 액션게임이 많은 만큼 이 게임은 독창성을 지녔어야 했는데,
하면 할수록 다른 게임을 베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스타일리쉬한 남성이
등장하는 패키지 이미지부터 시작해 두명의 남녀캐릭터가 동일한 스토리라인을 따라간다는
점, 돈으로 아이템과 기술을 매매, 악마들이 등장하고 각종 콤보기술을 구사한다는
점은 영락없이 데빌메이크라이와 똑같다고 하겠다.
몬스터가 때를 지어 등장한다는 점에서 진삼국무쌍의 냄새도 풍겼다. 또 남성캐릭터의 이미지는 캡콤의 카오스레기온을 연상케 할 정도다. 하지만 세 작품만큼의 완성도를 갖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어설프다고 할 수 있다. 데메크처럼 타격감 높은 화끈한 액션을 선보인 것도 아니고, 진삼국무쌍처럼 수십명의 적들에 둘러싸여 전투를 펼치는 것도 아니다. 카오스레기온처럼 스피드하고 멋진 소환수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 게임은 단지 칼을 가지고 액션을 펼친다는 것 밖에는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조작은 쉽지만, 움직임은 딱딱해
기본적인
키의 배열은 게임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구성됐다. 일단, 왼손으로는 캐릭터를
이동시키거나 아이템을 사용, 가드를 하는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는
3가지 패턴에 따른 공격과 아이템 교체, 시점변경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마우스도
기능이 있긴 하지만, 사용하지 않아도 게임진행에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여러
행동버튼이 양손안에 다 모아져 있다는 데 캐릭터조작의 어려움은 없다고 하겠다.
조작에 따른 움직임은 어떨까? 일단 시점은 하늘에서 캐릭터의 모습을 쳐다보는 3인칭 시점을 채택했다. 시점변경이라고 해봐야 좌우로만 변경이 가능해 고정돼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고정된 시점 안에서의 캐릭터 움직임은 귀무자를 연상케 한다. 점프는 뛰지 못하고, 이동 후 버튼을 놓으면 딱딱하게 멈춰버린다. 또, 조준한 적을 공격하는 것도 시점에 따라 정확히 맞질 않아 어색함을 남겼다.
공기를 베는 듯한 최악의 타격감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온라인게임의 싱글플레이 모드!’였다. 그만큼 몬스터를
잡을 때 타격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폴리곤으로만 연출된 액션은 일반적인 온라인게임보다
못하게 보였다. 몬스터를 잡을 때 벽에 피가 튀거나 땅에 시체가 놓이는 등 사실적인
연출을 시도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하려면 제대로 하지!’란 아쉬움이 남았다.
피가 튀는 것은 벽에 똥칠한 것 같은 지저분한 느낌이었고, 시체는 눈에 잘 띠지도
않았다. 그나마 방패를 든 병사를 강타했을 때, 방패가 깨지는 연출이 타격감을 줬다고
할까? 그 밖에는 칼부림과 적들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CD 1장의 볼륨, 그래픽은 예상대로 떨어져
데몬벡터는
CD 1장 분량으로 제작된 만큼, 수기가를 넘어가는 최근의 PC게임들과 비교할때 많이
떨어지는 그래픽을 보인다. 2D라면 몰랐을까, 3D로 제작된 캐릭터는 외모에 각진
것이 뚜렷이 보일 정도로 조잡하다. 또, 무대로 등장하는 배경 역시 생동감을 전해주기에는
부족함이 끝도 없다. 그나마 깔끔한 인터페이스 화면과 고딕양식으로 구성된 건물내부가
볼 만 했다고 할까? 하지만, 이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보통수준일 뿐, 아주 뛰어난
점은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특별한 분기도 없는 단순한 시스템
게임의
시스템은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인 남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일방향적인 스토리라인을
따라간다는 것! 물론 엔딩까지의 루트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분기가
스토리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앞뒤 순서만을 바꾼데 그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남녀 캐릭터 역시 동영상 일부와 무기, 외모만 바뀌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큰 차이점이
없어 두번 플레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대 들지 않는다.
중반까지는 쉽지만 후반에는 어려워져
게임의 중반까지는 아이템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강력한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물약
아이템은 돈이 없어서 못 구할 정도로 귀해진다. 던전 상에서 입수할 수 있는 아이템은
방어구나 이벤트성 아이템이 대부분이라 게이머는 순전히 시나리오를 클리어한 후
벌어들이는 돈을 사용해 물약 등을 구입해야만 한다.
캐릭터의 체력과 전투에 사용되는 콤보기술도 돈으로 산다는 개념을 갖고 있어 게임은 자연히 시나리오 재도전을 부추긴다. 게임은 경험치를 통한 레벨상승이 아닌, 시나리오 클리어 랭크에 따른 자금획득과 이를 활용한 방법이 캐릭터성장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즉, 부수적인 루트를 무시하고 엔딩만을 향해 진행하면 자금과 물약의 압박에 시달리기 쉽다는 것! 메인이 아닌 중간보스를 쓰러뜨려 새로운 무기를 입수하고, 그 과정에서 획득한 돈으로 아이템과 기술을 습득하게끔 유도한 점은 밸런싱을 적절히 갖췄음을 잘 보여준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재미는 서서히 느껴져
게임은
독일어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바로 언인스톨하고 싶어질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다. 적지만 난해한 대화장면과 익숙치 않은 인터페이스화면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오로지 초반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칼부림액션 뿐! 하지만 초반에 적으로
등장하는 놈들이래봐야 좀비, 개, 고대병사들이 고작이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단순하기 그지없어 게이머를 쉽게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지만 첫번째 보스를 클리어할 때쯤이면, 게임의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아이템과 장비, 콤보와 던전맵 등 게임진행에 필수적인 요소를 설명한 인터페이스화면에도 적응이 될 테고, 돈을 벌어 새로운 기술을 얻는 재미도 쏠쏠해질 것이다. 점점 강력해지는 적들은 자신의 도전의식을 불태워주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동영상도 나름대로 게임의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보스를 쓰러뜨렸을 때 얻는 무기나, 시체의 혼령이 전해주는 방어구는 게이머의 사기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액션하나만 볼 때, 게임은 꽤 할 만 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절대 사지 말 것!
데몬벡터는
액션게임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적극 만류하고 싶을 정도로
허접한 게임이다. 독일어라는 언어의 압박과 조잡한 그래픽, 타격감 제로의 쓰레기 중에 쓰레기다.
한 10년쯤 전에 발매됐다면 통했을까, 실사를 방불케하는 최신 PC게임들과 비교할
때 이 게임의 발매는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다. 혹시나 노파심에서 게임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차라리 다음달부터 쏟아지는 다른 PC게임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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