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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 2 특성 찍기와 파밍의 재미 담았다, '데빌리언'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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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블로’를 기억하는가? 지난 2014년 8월 론칭하여 한게임에서 약 1년 가량 서비스된 국산 MMORPG다. 당시 외산 대작 ‘디아블로’를 연상케 하는 쿼터뷰 시점과 핵앤슬래시를 표방한 게임성 때문에,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를 인용하여 이른바 ‘김치블로’라 불리었다.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는 별명이지만 배급 측은 이를 역으로 활용하여 마케팅에 김치를 적극 활용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핵앤슬래시와 MMORPG의 결합이라는 야심 찬 기획에서 출발한 ‘데빌리언’은 초기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착에 난항을 겪었다. 마침 동시기에 핵앤슬래시의 원조 ‘디아블로 3: 영혼의 거두는 자’가 출시된 것이 결정적인 악재였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난립하는 신작들 가운데 ‘데빌리언’은 선명한 존재감을 남겼고, 절치부심한 개발사는 1년 만에 모바일 버전으로 다시금 도전장을 던졌다.

과연 ‘데빌리언’이 제목처럼 악마의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까? 블루홀지노게임즈 CEO이자 모바일 버전의 개발을 총괄하는 박원희 대표이사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게임빌이 배급하는 ‘데빌리언 모바일’은 오는 11월 15일 글로벌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 '데빌리언 모바일' 개발을 총괄한 블루홀지노게임즈 박원희 대표이사

‘김치블로’가 돌아왔다. ‘데빌리언 모바일’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박 대표: 원작인 MMORPG ‘데빌리언’에 기반한 모바일 액션RPG다. 스토리상 과거를 다룬 프리퀄로, 인간이 악마로 변해 싸운다는 핵심 콘셉트와 핵앤슬래시 게임성은 최대한 유지했다. 여기에 모바일 환경에 어울리도록 전체적인 구성은 앞서 나온 여러 훌륭한 액션RPG들을 일부 계승 및 발전시켰다. 물론 최대 차별화 요소는 게임의 정체성이기도 한 ‘악마 변신’ 콘텐츠다.

즉 ‘악마 변신’이 핵심이라는 것인데, 보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박 대표: ‘데빌리언’이란 악마의 힘을 다루는 주인공을 뜻한다.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인간형으로 게임을 진행하다가 분노 게이지를 모아 악마형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인간형일 때는 여느 액션RPG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친숙한 구조로 되어있지만, 악마형이 되면 평시의 10배 가까이 되는 전투력과 다소 복잡한 스킬 구성을 보유하게 된다. 바로 이 스킬 세팅을 하나하나 고민하며 맞춰나가는 것이 ‘데빌리언’만의 재미이다.


▲ 제목처럼 인간과 악며를 오가는 변신 시스템이'데빌리언'의 핵심 (사진제공: 게임빌)

악마형일 때 얻게 되는 스킬의 종류는 무궁무진하여 악마의 힘을 소환하기도 하고, 강제로 빼앗거나 폭발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강력한 한 방을 원한다면 파괴 마법으로 가득 채우면 되고, 반대로 적을 마비시키거나 잠재우며 천천히 괴롭혀도 좋다. 정해진 ‘국민 트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 취향에 맞춘 조합이 곧 정답이다. 물론 특정 보스를 공략하거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에 맞는 조합을 찾는 고민도 필요하다.

스킬 세트를 직접 조합하고 그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니, 매력적이면서도 조금 어렵게 들린다

박 대표: 실제로 내부적으로 게임이 어렵단 의견이 많다. 초반에는 막무가내로 캐릭터만 성장시켜도 어찌어찌 진행되겠지만, 계속 스킬 세팅을 등한시하다가는 어느 순간 장벽에 가로막힐 것이다. 손쉽게 그저 눈으로만 보고 즐기는 게임은 이미 충분히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기에 과감하게 다른 노선을 택했다. 전투의 효율을 높이고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조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데빌리언 모바일’은 화면을 멀뚱히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의 전략이 플레이에 더 많이 반영되길 바라는 이들을 위한 게임이다. 유저들은 갈수록 자신의 취향을 더 잘 파악하고, 이에 발맞춰 시장도 훨씬 세분화됐다. ‘입맛이 고급화’됐달까? 따라서 이러한 게임을 원하는 유저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해외 소프트론칭만 보아도 주도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서구권에서 반응이 좋다. 상위 100위권 스킬 셋팅이 모조리 다를 정도로 저마다 개성적인 조합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무궁무진한 스킬 조합이 가능하며, 세팅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사진제공: 게임빌)

원작이 ‘김치블로’라 불린 것은 핵앤슬래시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핵앤슬래시의 두 축은 호쾌한 몰이사냥과 아이템 파밍의 재미인데, 모바일 버전에서 기대할 수 있을까?

박 대표: ‘데빌리언 모바일’ 또한 핵앤슬래시의 쾌감을 지향한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다 보니 ‘디아블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수많은 몬스터를 시원하게 처치하고 풍부한 보상 아이템을 얻는 일련의 과정은 제대로 담겨있다. 악마형의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킬 세트와 상성이 좋은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하는 옵션을 건지기 위해 아이템 파밍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액션RPG인데 전략적인 스킬 세팅을 주로 얘기했다. 스킬 콤보와 같이 액션성을 부각하기 위한 요소도 궁금하다

박 대표: 스킬 콤보 역시 유저가 직접 자유롭게 조합하면 된다. 선행 스킬이 무엇이냐에 따라 후속 스킬이 큰 효과를 보는 조합들이 여럿 존재하는데, 재빠른 연속기로 한번 붙잡은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거나 빙결시킨 후 끝장낼 수도 있다. 스킬을 조합하는 과정은 머리를 쓰는 과정은 ‘전략’이지만, 전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순간 ‘액션’이 되는 셈이다.


▲ 정형화된 콤보는 없다, 스킬 세팅에 따라 다양한 효과가 발휘된다 (사진제공: 게임빌)

한껏 스킬을 세팅한 후에는 남과 겨뤄보고 싶을 텐데, 현재 제공되는 멀티플레이는 비동기화 뿐이다. 실시간 PvP나 협력 콘텐츠는 없나?

박 대표: 게임빌과 협의하여 개발 중인 부분이다. 론칭 시점에선 들어가지 않지만 향후 실시간으로 다른 유저와 함께 힘을 합쳐 도전하는 콘텐츠가 추가될 것이다. 실시간 PvP의 경우 당장은 확답하기 어렵다.

여느 게임에서 변신은 일회성 필살기에 가까운데, ‘데빌리언 모바일’에서는 핵심 콘텐츠다. 바꿔 말하면 악마형이어야 게임을 100% 즐길 수 있다는 것인데, 변신은 얼마나 유지되나?

박 대표: 게이지를 모아 변신하는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게이지가 일정 수치 이상 오르면 변신이 가능해지며, 반대로 악마형일 때는 지속적으로 게이지가 줄어든다. 악마의 힘을 발동하는데도 게이지를 소모하는데, 스킬마다 감소폭은 저마다 다르다. 악마형 자체로도 전투력이 크게 상승하므로 비용이 낮은 스킬만 사용하며 변신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도 있고, 비용은 크지만 강력한 스킬을 사용해 일격필살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선택의 유저의 몫이다.


▲ 변신을 유지할지 아니면 일격필살로 소모할지 선택할 수 있다 (사진제공: 게임빌)

MMORPG에서 MORPG로 변경된 만큼 단순이식은 아닌데, 정식 후속작으로 봐도 되나?

박 대표: ‘데빌리언’의 목표는 핵앤슬래시 전투의 쾌감을 온라인 요소와 융합하여 더 많은 이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원작은 날개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지만, 모바일을 통해 그 목표를 마저 이루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후속작 혹은 계승자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토리적으로도 원작과 연관성이 있나? 반가운 얼굴을 기대해도 될까

박 대표: ‘데빌리언 모바일’은 원작의 200년 전이라 반가운 NPC를 만나긴 힘들다. 이게 반가울지는 모르겠지만 악마군단 중에는 익숙한 모습이 보일 것이다. 원작이 악마에 의해 파괴된 세계를 그렸다면 이번 작은 침공이 막 시작되는 시기가 배경이다. 다만 아무래도 모바일게임이다 보니 스토리가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전작의 이야기를 완결치 못한 점도 아쉬운데, 언젠가 시간을 들여 스토리보드만이라도 공개하고자 한다.


▲ '데빌리언 모바일' 시간적 배경은 원작의 200년 전으로 설정됐다 (영상제공: 게임빌)

모회사 블루홀의 마스코트인 ‘테라’의 ‘엘린’이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화사한 분위기의 ‘엘린’이 어둡고 거친 ‘데빌리언’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우려도 된다

박 대표: ‘테라’와 콜라보레이션은 신작에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기본적으로 ‘엘린’은 원작의 사랑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자 의상 하나하나까지 공들여 제작했다. 그런데 ‘테라’에는 ‘데빌리언’처럼 악마형이 없다는 게 난점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악마처럼 디자인했는데 ‘우리 엘린에게 무슨 짓이냐’는 항의를 엄청 받았다. 그래서 ‘엘린’이란 캐릭터에 대해 심도 깊게 분석하고 방향성을 수정했다. 이제는 똑같이 수인이지만 귀여운 동물에서 사나운 맹수로 바뀐다.

타 게임의 캐릭터를 가져다 재해석하고 디자인을 추가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박 대표: ‘테라’ 콜라보레이션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원작의 캐릭터를 온전히 모바일로 이식해야 할뿐만 아니라 악마형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도 고민이 태산이다. 이에 블루홀에서 ‘엘린의 엄마’라 불리는 원화가와 배경팀장이 현재 ‘데빌리언 모바일’ 개발팀에 합류해 도움을 주고 있다. ‘테라’와 달리 ‘데빌리언 모바일’에서는 다양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데, 원작에선 볼 수 없던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것이다.


▲ '엘린' 악마형은 원작 설정과도 잘 융화되도록 디자인됐다 (사진제공: 게임빌)

정식 서비스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론칭 시점의 콘텐츠 분량과 향후 업데이트 계획은?

박 대표: 론칭 시점의 콘텐츠는 평범하게 플레이했을 때 6~8주 정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분량이다. 이것이 다 소진되기 전에 12월에 편의성 개선 및 겨울맞이 콘텐츠가 투입되고, 내년 1월 신규 지역과 시스템 등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뒤를 잇는다. 추가 캐릭터 해금은 그 이후로 계획 중이다.

원작은 ‘김치블로’라는 일종의 멸칭을 마케팅 요소로 승화시켜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 버전에서도 다시금 활용한 의향은 없나?

박 대표: 게임빌이 별 얘기 없더라. 개발사와 배급사는 각자 역할이 있다. 당시에는 NHN엔터가 그러겠다 하니 묵묵히 지켜봤을 뿐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가십거리로 일시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보다는, 게임성으로 유저들에게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벤트 상품으로 명품 김치를 제공했다는데 나한테는 안 준 것도 섭섭하고(웃음).


▲ '데빌리언'이 김치가 아닌 게임성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것이 개발자의 마음이라고

‘데빌리언’이 PC 온라인을 지나 이제 모바일로 나온다. 여러모로 감회가 새로울 듯 한데, 출사표를 부탁한다

박 대표: 우리나라에는 액션RPG를 즐기는 유저가 참 많고, 굉장히 잘 하는 분들도 즐비하다. ‘데빌리언 모바일’은 바로 이런 고수들을 겨냥한 게임이다. 남다른 깊이가 있는 액션RPG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원작은 목표한 바를 다 이루진 못했지만 이번에야말로 이상에 한 발짝 더 나아가고자 한다. 치열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특정 콘텐츠로 기억되는 게임이 되길 바라고, 이러한 외연을 넓혀 언젠가 세 번째 ‘데빌리언’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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