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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출시된 ‘바이오 하자드’는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기틀을 다진 명작이라 평가 받는다. ‘바이오 하자드’가 정립한 고립과 탐험 그리고 생존으로 이어지는 플레이 공식은 ‘데드 스페이스’를 비롯한 후대 공포 게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로 인한 불편한 조작과 답답한 시점은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질 때까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이러한 약점은 ‘바이오 하자드 4’에서 대폭 개선됐다. 공포보다는 좀비와의 전투에 초점을 맞춘 호러 액션 게임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이어진 5, 6편 역시 액션 일변도로 흘러 서바이벌 호러 본연의 매력을 일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6편이 참패를 면치 못하며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수년간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에 맞춰 최신작 ‘바이오 하자드 7’이 E3 2016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캡콤이 앞세운 주제는 ‘공포로의 회귀’다. 액션에 치중했던 전작과 달리 원조 공포 게임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앞세웠다.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을 통해 살펴보면 1인칭 시점에 폐쇄된 공간, 액션 없이 귀신을 피해 숨는 모습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바이오 하자드’와는 너무나 다르다.
공포 게임다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게임이 너무나 크게 바뀌며 ‘바이오 하자드 7’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팬들도 있다. 어째서 캡콤은 이러한 과감한 도전을 단행했을까? 게임의 한국 유통사 게임피아가 25일에 개최한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캡콤 카와타 마사치카 총괄 프로듀서는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 '바이오 하자드 7' 개발을 진두지휘한 캡콤 카와타 마사치카 총괄 프로듀서
‘바이오 하자드 7’는 기존 시리즈와 상당히 다르다. 기본 콘셉트부터 알려달라
카와타 총괄: PS1 시절 ‘바이오 하자드’의 주 내용은 밀폐된 저택에서 탈출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테마를 지금의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되살리고자 했다. ‘바이오 하자드’ 본연의 느낌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강렬한 서바이벌 호러를 보여주고 싶었다. 전투가 주가 되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적을 피해 저택을 탐험하고, 사물을 이리 저리 돌려보며 조사하고 단서를 찾아 각종 퍼즐을 풀어야 한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세이브도 특정 위치에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 '밀폐된 저택을 탈출한다'는 원점으로의 회귀가 목적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갑자기 호러를 강조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카와타 총괄: 올해는 ‘바이오 하자드’ 20주년이다. ‘바이오 하자드’는 1, 2, 3편과 4, 5, 6편간 시스템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2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바이오 하자드 7’이야말로 다시 한번 대대적인 변화를 꾀할 적기라 판단했다.
전작의 주인공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기존과 동일한 세계관이 맞나?
카와타 총괄: 헬기에 새겨진 ‘엄브렐라’ 마크나 어디서 본듯한 상자, 좀비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허브 등 간접적으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와 연관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 '바이오 하자드' 맞나? 액션성을 덜어내고 정통 호러를 표방했다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데모를 직해보면 이따금씩 소녀 유령이 나타난다. ‘바이오 하자드’는 좀비를 내세우긴 했지만 유령과 같은 초현실적인 요소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이번 타이틀부터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도 심령현상과 같은 미스터리한 소재를 다루기 시작하는 것인가?
카와타 총괄: ‘바이오 하자드’에서 심령현상을 다루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령 소녀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시나리오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지금은 얘기해줄 수 없다. 다만 기존 시리즈와 어긋나는 어색한 설정은 아닐 것이다.
‘바이오 하자드’는 TPS의 대명사격 게임인데, 이번에는 시리즈 최초로 1인칭 시점을 채택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카와타 총괄: 1인칭 시점으로 바뀜에 따라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눈높이가 일치되어 공포스러운 상황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의 어깨 너머가 아닌 스스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훨씬 역동적이다. 여러모로 호러 게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시점이라고 본다. 또한, 게임성을 대대적으로 바꿔보자는 입장에서 3인칭으로 만들면 무슨 시도를 해도 전작과 비슷해 보일까봐 염려스럽기도 했다.
▲ 시리즈 사상 첫 1인칭 시점 채택으로 공포감이 배가 된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PS VR로 출시되기 때문에 1인칭 시점으로 제작된 것은 아닌가?
카와타 총괄: VR과 무관하게 이미 1인칭 시점으로 개발 중이었다. PS VR로 게임을 내자고 결정한 이유에는 작년에 선보인 데모 ‘키친’의 성공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키친’에 대한 반응을 통해 호러와 VR의 궁합이 매우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아무래도 VR 자체가 아직 호불호가 갈리는 기기이니만큼, 혼자 하기 겁이 나거나 멀미가 심한 플레이어는 친구들과 함께 TV로 즐기는 것을 권한다.
1인칭 시점에 잠입 위주의 플레이까지, ‘바이오 하자드’라기보다는 ‘암네시아’나 ‘아웃라스트’ 같다는 의견이 많다
카와타 총괄: 호러는 내용을 알고 하면 시시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많은 부분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나중에 직접 게임을 해보면 ‘내가 알던 바이오 하자드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공개된 데모에서는 오직 도망치기만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더 다양한 적이 등장하고 맞서 싸우는 것도 가능해진다. 나이프나 샷건과 같은 무기로 이용해 공포의 대상을 처치할 수 있다는 점이 ‘암네시아’와 같이 잠입에 초점을 맞춘 호러 게임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 여느 공포게임과 차이점은 역시 적을 쓰러트릴 수 있다는 것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호러의 핵심은 역시 음향이다. 특히 이번에는 공포에 초점을 맞춘 만큼 사운드에 좀 더 신경 썼을 것으로 보인다.
카와타 총괄: 이제껏 ‘바이오 하자드’를 제작해오며 음향으로 공포를 자극하는 기술을 익혀 왔다. 이번 작에서는 그간의 노하우를 발휘하여 한층 더 음향 작업에 힘을 쏟았다. ‘바이오 하자드’에서 문이란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공포의 대상이다. 공포심을 자극하는 생생한 소리를 입히고자 문만 100여 종을 가져다 하나 하나 열어보며 녹음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 문만 100여 종을 녹음했다고, 성의를 생각해서 열심히 열자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그간 서구권에선 ‘레지던트 이블’로 출시돼 왔다. 이번 작은 패키지에 두 제목이 모두 적혀있는데, 드디어 통합하는 것인가?
카와타 총괄: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두 상표를 모두 사용했다. 여기에 게임 자체에도 ‘바이오 하자드(생물 재해)’와 ‘레지던트 이블(사악한 입주민)’, 두 가지 의미가 충실히 녹아있다. 후속작에서도 계속 통합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반응이 좋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 '바이오 하자드'와 '레지던트 이블' 상표가 통합됐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잔혹한 연출이 압권인데, 일본에서는 여기서 표현수위를 더 높인 ‘그로테스크’ 버전이 별도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해외에도 발매할 계획이 있나?
카와타 총괄: 글로벌 버전은 등급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아쉽지만 ‘그로테스크’ 버전은 일본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전작은 엔딩 후 반복해서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많았는데 이번 타이틀은 아직까지 멀티플레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카와타 총괄: ‘바이오 하자드 7’에는 멀티플레이가 없다. 호러 게임에는 불필요한 요소라 본다.
▲ '바이오 하자드'의 새로운 변화에 굉장히 적극적이었던 카와타 총괄 프로듀서
▲ 취재 열기로 뜨거웠던 '바이오 하자드 7' 기자 간담회 현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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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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