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6일 열린 '엔씨소프트 취업상담카페' 입구
게이머 중에는 게임회사 입사를 준비 중인 사람들도 많다. 게임이 좋아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덕업일치’를 꿈꾸는 것이다. 여기에 요즘 대학생에게 취업은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로 손꼽힌다. 실제로 국내 대표 게임사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작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경쟁률이 100:1에 달했다. 그만큼 덕업일치를 열망하는 취업 준비생이 많다는 것이다.
게임회사에 들어가고 싶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라 막막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쓰면 좋은지,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이를 해결할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먼저 입사한 사람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10월 6일에 신촌에 마련한 ‘취업상담카페’는 공개채용을 준비 중인 예비 지원자에게 엔씨소프트에서 일하고 있는 현업 선배가 직접 팁을 알려준다.
▲ 많은 예비 지원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카페 안에는 프로그래밍, 기획, 사업 등 각 직군에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상담자로 참여해 현장에 찾아온 지망생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직접 답하며 궁금한 점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말했듯이 엔씨소프트의 작년 공개채용 경쟁률은 100:1이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엔씨소프트 채용팀 박성진 팀장은 게임메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간단한 팁을 전했다.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 싸움이다
박성진 팀장은 “엔씨소프트의 경우 포트폴리오가 필수가 아니다. 본인의 능력을 좀 더 보여주기 위해 부가적으로 제출하는 것을 막지는 않지만 포트폴리오가 있느냐, 없느냐가 합격과 탈락을 가르는 필수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본인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자기소개서가 더욱 더 중요하게 떠오른다.
그렇다면 어떠한 자기소개서가 좋을까? 박성진 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무슨 직군에 지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가령 게임기획에 지원했다면 기획자가 되기 위해 준비해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라며 “평소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분야에 지원하게 될 경우 이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원자들이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질문에 맞는 답변을 써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기에 박성진 팀장은 “자기소개서는 경험, 다시 말해 에피소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잘 할 수 있다’, ‘열심히 할 수 있다’, ‘이것을 공부할 예정이다’와 같은 내용은 변별력이 없다. 따라서 본인의 경험 중 직무에 관련된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를 결론부터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 취업에 대한 간단한 팁을 전해준 엔씨소프트 채용팀 박성진 팀장
그렇다면 어떤 내용을 쓰는 것이 좋을까? 박 팀장은 이에 대한 인상 깊은 사례를 소개했다. 지원서 질문 중에 ‘팀워크를 발휘했던 사례를 써라’가 있었는데 십중팔구는 본인이 팀을 이끈 리더로 활동했던 내용을 적었다. 그러나 그 중 눈길을 끈 에피소드가 있었다. 친구들과 6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했는데 늦잠을 자는 사람이 많아 일정이 늦어지는 일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침잠이 적다는 본인의 강점을 활용해 새벽 4시 반부터 모닝콜을 돌렸고, 그 덕분에 봉사활동을 제 시간에 시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박성진 팀장은 “신입사원은 각 팀의 막내들이기 때문에 당장 리더십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이 질문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점은 공동작업이 많은 게임사에서 이 사람이 팀의 일원으로서 본인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느냐였다”라며 “이 지원자의 경우 역할은 작지만 스스로 나서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본인이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이냐를 정확하게 알고, 본인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독특한 ‘나만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박 팀장은 “자기소개서를 보면 아프리카 대륙 종단부터 국토대장정까지 ‘이런 거까지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내용이 있다. 그러나 회사는 지원자의 스팩터클한 경험이 궁금한 것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봉사활동 에피소드’처럼 회사에 왔을 때 어떠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알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지원 직무는 테스트와 면접까지 이어진다
엔씨소프트의 채용은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된다. 서류전형, NC 테스트,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NC 테스트는 인∙적성검사에 해당하며, 프로그래밍 직군의 경우 면접 전에 코딩 능력을 검증하는 실기시험이 진행된다. 박성진 팀장은 NC 테스트와 면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라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NC 테스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인성검사와 지원한 직군에 대한 적성검사, 마지막으로 직무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소양, 기본 상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검증하는 직무역량검사가 진행된다”라며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같은 문제라도 이 지원자가 어떠한 직무에 지원했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자의 모든 역량을 체크한 뒤 그 중 지원한 직무에 매칭된 것에 가중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가령 프로그래밍에 지원했으면 합격했을 사람이 홍보로 지원하여 안타깝게 탈락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취업상담카페 현장에도 각 직무에 실제로 근무 중인 엔씨소프트 직원이
상담자로 나서 지원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 방향은 면접까지 이어진다. 특히 실무진이 참여하는 1차 면접의 경우 예비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직무에 대한 소양이나 전공지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검증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다. 박 팀장은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의 목적은 이 사람이 알고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답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실무진 역시 지원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바꾸기 때문에 ‘모른다’는 것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임원 면접은 실무진 면접과 조금 다르다. 실무진 면접이 직군에 대한 이해도를 체크한다면 임원 면접은 지원자가 회사의 방향성과 잘 맞는 사람인가를 알아보는데 집중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회사의 핵심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 박 팀장은 “엔씨소프트의 핵심 가치는 진지함(Integrity), 열정(Passion), 네버 엔딩 체인지다. 본인이 하는 업무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으며, 끊임 없는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며 인재상 역시 이와 연결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 엔씨소프트 2016년 공개채용 포스터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또한 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에서 말했던 ‘에피소드’가 강한 인상을 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성진 팀장은 “다른 팀 면접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완수한 사람이 있다. 국내에 출시된 주요 MMORPG를 모두 해본 사람이다”라며 “면접에서 이 이야기가 나와서 여러 게임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여기에 답변을 다 할 정도로 MMORPG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 지원자의 경우 프로게이머와 게임업 종사자 중 무엇을 할지를 고민했는데 프로게이머가 될 정도로 게임을 뛰어나게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게임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팀장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회사의 일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게임사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집중해야 될 일이 있거나 달성할 목표가 있다면 초과근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여기서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다. 커리어를 오래오래 쌓으며 게임업계 종사자로서 길게 가고 싶다면 본인 스스로의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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