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가 지난 8월 23일 정식 발매됐다
더위가 한창 막바지로 치솟던 지난 8월 23일 ‘휴먼 레볼루션’ 이후 많은 팬들을 설레게 했던 ‘데이어스 엑스’의 최신작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가 발매되었다. 사회 내부의 갈등 등 무게감 있는 주제를 가진 이 시리즈는 그 가운데에서도 ‘인체개조’에 따른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있게 다루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무엇이 인간이 가져야 할 바른 태도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역시 깊이 있는 이야기와 멋쟁이 ‘아담 젠슨’의 화려한 액션을 담았고,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많은 시선을 받았다. 출시된 이후 관심만큼 많은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예상 외로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핵심 콘텐츠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여... 여기가 2029년이 맞나요...?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는 확실히 눈이 번쩍할 그래픽을 보여준다. 광원효과가 절정에 다다른듯한 자연스러운 음영은 물론이고, 폭발 효과 역시도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비가오면 주인공 몸이나 코트에 남아 있는 물방울은 플레이어에게 은은한 여운을 주며, 게임속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세계관에 충실한 오브젝트와 배경이다. 이들이 잘 어우러진 결과, 깊이 있는 주제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화된 세계가 탄생했다. 금상첨화로 NPC 반응 역시 뛰어나 이질감이 없다. 총기를 들고 다가가는 플레이어를 만났을 때, 그리고 총을 쏘았을 때, 주변의 군중들은 눈동자를 떨며 양팔을 붙잡고 자리에 주저앉거나 도망치는 등 그 반응이 리얼해, 플레이어의 행동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너무나도 잘 느끼게 해준다.
‘던 엔진’이라는 이들의 자체개발 물리엔진 역시도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막힌 길 위 장애물을 들어서 멀리 던진다거나 가스레인지, 수돗물 등 상호작용 시 보여주는 반응도 훌륭하다. 요즘 들어 ‘이게 정말 2016년 게임이 맞나요..?’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완성도와 그래픽이 부실한 게임이 많지만 ‘맨카인드 디바이디드’는 이런 면에서는 충분히 훌륭한 게임이다.
▲ 주변환경도 새로운 엔진 덕분에 멋지게 업그레이드!
▲ 살 떨리는 풍경이 자주 연출된다
내가 원하는 세상은 내가 만든다.
'데이어스 엑스' 시리즈의 전형적인 플레이 방식은 사이보그 증강기술을 이용한 '잠입'이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무분별한 총격전보다 미션을 수행하는데 훨씬 편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역시 이런 잠입 액션의 묘미를 잘 살렸다.
투명화 되어 적들의 뒤로 들어간 뒤 기절, 혹은 사살을 할 수도 있고 주변에 떨어진 물건을 던져 적들의 주의를 끌 수도 있다. 발각되었다면 기계 팔을 이용해 적들을 기절시켜 탈출할 수도 있고, 수면가스를 사방으로 배출해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다. 이런 전투에 특수 사이보그 스킬이나 근접공격 시 보여지는 ‘컷신’의 멋진 연출이 양념을 더한다.
▲ 이제는 온몸이 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런 전투보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 여겨 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즉 플레이의 다양성에 있다. 원하는 총기를 선택하고 '적을 처치할 것인가' 또는 '피해갈 것인가' 정할 수 있으며 보스전에서 역시 이런 살상과 비살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꼭 전투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이벤트에서도 NPC 생사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
이런 선택은 게임의 초반부인 프롤로그 미션부터 시작된다. 잠입 중인 아군요원을 구해달라는 동료의 말을 듣고 그것을 '실행 하는가, 하지 않는가'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선택 했을 때의 결과가 따로 표시되지 않으며, 동료에게 들은 정보로 오롯이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돕거나, 다른 집에 침입해 그들의 컴퓨터를 해킹하여 정보를 얻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찰을 습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련의 선택들이 모여, 4가지 엔딩 중 하나를 결정하니 열심히 고민하면서 플레이 해보는 것도 게임의 중요 요소다. 플레이 해보면 '의지를 가지고 행동한 결과'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재미가 몹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위처 3'에서도 느꼈던 재미다. 내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풀어주었던 악령이 주변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마을을 전멸시키는 등 큰 재앙을 가져왔을 때, 허탈함 이전에 게임 플레이에 신중함과 몰입감을 더해 주었던 것처럼.
▲ 살리 것이냐, 죽일 것이냐.. 선택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 심지어 쓸 무기도 대화문으로 정할 수 있다
전작을 그대로? 불편한 UI
훌륭한 세계관, 다양한 플레이 방식에도 불구하고 왜 스팀에서의 평가가 ‘복합적’일까? 그 이유는 명확하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모션과 전투의 많은 부분이 전작 ‘휴먼 레볼루션’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이다. 일부는 이를 ‘계승’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거의 '답습'에 가깝다.
먼저 주요 무기나 전투가 좋지못한 평가를 받았던 전작의 시스템과 상당히 유사하다. 실제로 ‘휴먼 레볼루션’ 시절과 같은 근접공격 ‘컷신’모션과 총기 사운드는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몰입감을 방해한다. 거기에 불편한 'UI'가 게임의 평가를 깎는데 한 몫 한다. 무기나 스킬을 바꾸는 키가 굉장히 애매하게 설정되어 있는데 전투 시 움직이는 버튼을 잘못 누르면 갑자기 무기 선택화면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문을 열기 위한 상호작용 키를 조금만 길게 눌러도 커스터마이징으로 이동된다.
▲ 길을 가다가도 어디서나! 스킬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불편한 키들은 직접 설정하여 바꿀 수 있지만, 기본적인 UI, 휠을 돌려 아이템 찾기, 불편한 인벤토리 등은 어떻게 수정할 수 없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사실 더 아쉽다. 게임을 정말 ‘즐겁게’ 했지만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흥미로웠던 내러티브? 도대체... 어디에?
게임 세계관과 함께 작품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그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몰입감이다. ‘데이어스 엑스’ 시리즈는 이를 ‘신체개조’와 그에 대한 반대 등 여러 흥미로운 주제를 이야기로 잘 풀어내어 플레이어에게 훌륭한 ‘몰입감’을 선사해왔다.
그런데 이번 ‘맨카인드 디바이디드’에선 이런 부분이 매우 약화되었다. 여전히 ‘아담 젠슨’은 멋있지만, 그가 게임에서 보여주는 행동이나 받는 임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뿐더러, 조연 캐릭터는 개성이 없는 흔한 인물들로 채워진 느낌이다.
▲ 이전에 비해 주위 인물 개성이 떨어진다
스토리 진행을 참고 지켜보면서, 과거 ‘휴먼 레볼루션’에서 심도 있게 다룬 인간의 존엄성 문제, 이런 사건들이 전하는 메시지 등 우리가 봐야만 했던 부분은 줄어들고, 좀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사건과 이야기의 연속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마치 전작이 정말 심오해서 좋아했던 영화의 속편이 보이는 족족 폭파시키고 총만 쏘는 영화가 된 것 같다. 스포일러가 되니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많은 팬들이 애매한 엔딩에도 분노하고 있다.
하드코어를 꿈꿨으나 캐주얼이 되어버린 게임
사실 이번 작품의 게임 플레이는 아주 재미있는 편이다. 자유도를 만끽하면서 퀘스트와는 상관없는 지역에도 가보고, 탄압받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위한 종교. 또 탄압받는 사람과 탄압하는 사람의 중간에 서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거리를 탐방하거나 불가능한 일에 도전해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데이어스 엑스’에서 추구하는 본래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게임에서 나오는 대사나 분위기를 보면 전작 ‘휴먼 레볼루션’을 그대로 이어오려고 노력했으나, 발전이 없었다. 2011년에 나왔던 게임이 2016년에도 개선되지 못했다면 익숙함 보다는 불편함이 당연히 큰 법이다. 이는 전투와 인터페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퀘어에닉스의 노림 수가 전작을 이어, 거대하고도 암울한 깊이 있는 세계관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슈팅과 자유도를 즐기는 캐주얼 게임이 되어 버렸다. 만일 전작의 이야기에 매혹되어 ‘맨카인드 디바이디드’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 게임의 평가가 ‘복합적’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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