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큐라는 이름은 ‘Bringing Enjoyment N Quality to life!’에서 따왔다. 당신의 삶에 즐거움과 퀄리티를 높여준다는 의미다. 현재 AUO, Qisda 등 1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소재부터 완제품, 서비스까지 폭넓은 분야에 손을 대고 있다. 최근에는 메디컬, 웰페어, 에너지 분야까지 확장하는 중. 30여 개 나라에서 12만여 명의 직원이 벤큐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도 만들었다. ‘Living better, Increasing efficiency, Feeling healthier, Enhancing learning’.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삶의 즐거움과 퀄리티를 높여줄 뿐 아니라 삶에 도움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참고로 앞글자만 따면 LIFE가 된다.
국내에서는 모니터와 프로젝터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게이밍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벤큐코리아 소윤석 지사장을 만나 한국 시장과 게이밍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지난해 받은 ‘올해의 팀’ 트로피를 들고 있는 벤큐코리아 소윤석 지사장
리딩 마켓을 대하는 벤큐의 자세
벤큐는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구를 고려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를 갖고 있는 데다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고 반응이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게이밍 라인업의 경우 인프라가 좋고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도 많아서 항상 민감하게 보고 있다. 그래서 주력하는 라인업을 국내에 먼저 내놓는 경우도 있다. 소윤석 지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벤큐에게 한국은 리딩 마켓”이다.
덕분에(?) 벤큐코리아도 긴장 태세다. 국내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건 기본. 매일 각종 커뮤니티를 돌면서 자사 제품에 대한 평가나 반응, 사용 후기를 살핀다. 물론 대응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국내에 내놓은 제품을 보면 트렌드와 다르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국내에 유행하는 신기술 도입이 더디다는 말이다. 소 지사장은 “신기술 도입도 중요하지만 아직 그 기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환경이어서 오히려 가격만 올리는 꼴이라면 그것이 과연 소비자에게 이득일까”라고 반문한다. 그래서 벤큐는 소비자가 그 기술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케어, BI(Bright Intelligence), 로우 블랙+ 등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기술 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소 지사장은 이 대목에서도 한국이 리딩 마켓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벤큐가 내놓은 제품을 국내 시장 기준으로 보면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봤을 때는 결코 느리지 않다는 것. 오히려 한국 시장이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현재 국내 모니터 시장은 24인치와 27인치가 대세지만 해외에서 24인치면 대화면에 속한다.
▲ 사무실 한켠엔 지금껏 받았던 트로피와 상장을 진열해 놨다
벤큐는 제품의 내실에도 신경 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큰 산이 있고 중소기업도 많기 때문에 품질과 앞서 언급한 기술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지지대를 설계할 때는 균형과 안정감까지 생각할 정도. 사용자의 눈높이까지 감안하는 디테일도 빼놓지 않는다.
외산 브랜드의 단점으로 꼽히는 A/S를 보강하기 위해 적지 않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벤큐코리아는 모니터 3년, 프로젝터 2년의 무상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동종 업계에선 긴 편에 속한다. 소 지사장은 “패널 제조사와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만큼은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불량률도 낮은 편이라고. 무결점 정책 또한 소비자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유통망도 국내 시장에서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유통망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다지기 위해 채널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모니터와 프로젝터를 중심으로 조명, 게이밍 기어, 사이니지 분야에도 손을 뻗고 있다. 하반기에는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32인치 게이밍 모니터와 방송용, 의료용 등 프로 AV 장비도 선보일 예정. 뿐만 아니라 웰페어, 메디컬, 교육 분야로의 진출도 차근차근 진행할 예정이다.
▲ 지난 6월 벤큐는 C9엔터테인먼트와 조위의 유통 파트너십을 맺었다
게이밍, 조위로 간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벤큐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게이밍 모니터다. 144Hz 주사율이나 1ms 응답 속도, 모션 블러 리덕션, 블랙 이퀄라이저, 아이케어 등의 기술을 넣어 게이머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소 지사장은 “이제 모니터도 게이밍 기어”라고 강조한다. 덕분에 국내외 유명 게이머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포TV, CJ, 트위치, 넥슨 등 게임 관련사와의 협업은 물론 게임 대회 후원 등의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게이밍 모니터인 XL 시리즈를 설치한 PC방 XL존의 경우 처음엔 20여 개뿐이었지만 이제는 전국에 658개나 생겼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단을 중국 게임 대회에 보낼 계획도 있다.
▲ XL 시리즈를 설치한 PC방 XL존. 출처: 벤큐코리아 공식 블로그
덕분에 게임 분야에서 벤큐 모니터의 입지가 높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중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규모의 게임 대회에서 게이머들이 모니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교체를 요구한 것. 당시 모니터가 메인 스폰서인 삼성전자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벤큐 모니터로 교체한 후에야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단 벤큐 로고 자리에는 삼성전자 스티커를 붙였다. 마우스와 키보드의 경우 중요한 게이밍 기어로 인식해 게임 주최사에서 따로 제한을 두지 않지만 모니터는 신경 쓰지 않았던 것. 넥슨의 경우 두 팀 중 한 팀이 벤큐 모니터를 쓸 경우 상대팀도 반드시 벤큐 모니터를 써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벤큐가 그리는 게이밍 기어 시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게이밍 기어 제조사 조위(ZOWIE)를 인수하면서 게이밍 강화 의지를 더욱 견고히 다졌다. 심지어 기존 게이밍 라인업을 조위라는 브랜드로 통합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앞으로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은 활동을 펼치며 대표적인 게이밍 기어 브랜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실현과기생활적진선미. 벤큐의 어원인 ‘Bringing Enjoyment N Quality to life!’를 한문으로 쓴 것.
대만의 유명한 서예가 주등의 글씨다
벤큐는 한국 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벤큐코리아 소윤석 지사장 또한 큰 그림을 그리며 접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소비자와의 소통과 더 나은 품질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지금 한창 공 들이고 있는 게이밍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드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 다나와 DPG 게시판을 통해 받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은 별도의 게시판에 정리했습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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