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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마재윤의 개인 방송, 이거 괜찮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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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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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밤의 마재윤’이란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어쩜, 너무 낭만적이죠? 여러분도 알다시피 마재윤은 지난 13일부터 인터넷TV 스트리밍 사이트인 아프리카를 통해 자신의 전용 채널을 개설하고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의 개인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한때 실력 있는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날렸던 만큼, 그 인기는 대단했죠. 첫날에만 중계방이 50여개 개설되고 시청자는 무려 12,000명에 육박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푸른 밤의 마재윤’은 그의 방송 종료 멘트가 성시경의 ‘푸른밤’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팬들이 붙여줬다고 합니다. 참 재미있죠.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낭만은커녕 혼란으로 가득합니다. 마재윤은 지난해 ‘스타’ 리그와 관련 승부조작을 알선하고 불법배팅을 조장한 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습니다. e스포츠를 존폐 위기까지 몰아넣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죠. 아직 자숙해야 할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논란이 생길 수밖에요.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이와 같은 마재윤의 행보를 옹호해주는 쪽도 상당하다는 겁니다. 시청자가 12,000명이라면 말 다한 거죠. 결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의 방송을 두고 ‘용서 못해 VS 용서 하자’ 형태로 분류돼 찬반논쟁이 거세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독자 분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로 한 차례 논쟁이 벌어졌었죠.

ID jinusy “아직 형량도 다 안채우고 저렇게 나대는건 지 잘못을 전혀 모른는 거잖아. 안 그래도 축구 땜시 승부조작 민감한데 이런때 저러는건 모야 공식 프로게이머는 못하니 어떤식으로든 또 보겠다는건가?”

ID jinkazama님은 “옹호해줄 가치도 없는 X레기지 뭐. 너 때문에 e스포츠 이미지가 그렇데 됐는데 돈 좀 만지려고 여길 끼어들어?”

ID 하늘색장미님은 “프로축구 조작 사건으로 자살한 선수까지 있는 판국에 이게 대체 무슨 짓이고? 쟤는 스타경기를 스포츠라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게임으로 생각 하는 듯”

ID chosuo “마재윤이 집행유예때 또다시 조작을 한 것도 아니고 1년 자숙하면 자기생각엔 할 만큼했다고 생각했겠지. 집행유예에 정해진만큼 딱해야 꼭 자숙이고 개과천선이냐 답답하네 꼬꼬마들 진짜. 누구 주위에 지인들이나 누가 죄지으면 바로 연끊고 살 사람들같네”

ID 마재문호 “당연히 마재윤선수가 나오는건 자유권 차원에서 개인에 선택입니다. 싫으시면 기사 안보시면 되잖아요, 저처럼 마재윤 선수 경기 보고 싶어 안달난 팬들 생각해서 아프리카 티비로 방송 해주시는 건데 이게 나쁜 의돈가요?”

ID 택방광등 “방송하는 게 잘못된 거니까 방송하지 말라는 건가? 범죄자는 게임하면 안 되나?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별풍 달라고 구걸한 것도 아니잖아”

의견을 정리해보면 그의 행보에 찬성하는 쪽은 ‘개인의 자유니까 괜찮다’, 반대하는 쪽은 ‘최소한의 도의가 있다면 이러면 안 된다’ 정도로 압축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마재윤이 이와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강행하는 이유입니다. 바로 어제(17일)까지만 해도 묵묵히 방송을 진행했죠. 과연 그는 생계를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를 지금도 아끼는 팬들을 위한 처사일까요? 참 궁금하네요.

마재윤은 한국 e스포츠가 낳은 역대 최고 스타 중 한 명입니다. 그리고 마재윤은 e스포츠를 존폐위기에 몰아넣은 역적 중 한 명이기도 하죠. 이런 그가 지금의 e스포츠를 있게 한 ‘스타’를 통해 다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스타리그’의 인기는 점차 식어 가는데, 마재윤의 개인방송의 인기는 솟구치고 있네요. 바로 이 마재윤의 존재가, 그리고 그 행보가 한국 e스포츠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거 같아 참 씁쓸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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