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42만 기록에는 QA팀의 노력 있었다

게임메카 박준영 기자 2011.01.18 19:13

▲ 동시접속자 42만의 기록을 세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넥슨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의 42만 동시접속자 기록은 어떻게 세웠을까? 이는 개발자 뿐 아니라 QA팀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의 QA(Quality Assurance: 품질보증)팀을 맡고 있는 넥슨네트웍스 정현봉 팀장은 오늘(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체하는 ‘차세대게임 개발 국제 컨퍼런스’에서 ‘메이플스토리 42만 사용자의 기록, ‘빅뱅’ 프로젝트 QA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정 팀장은 “과거에는 게임을 만들면 당연히 성공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품질에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품질을 신경쓰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놀라운 사실은 지난 2003년 ‘메이플스토리’가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QA팀이 2009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 팀장은 “2009년 8월 QA팀이 설립되기 전까지 ‘메이플스토리’의 유저 QA 및 테스트를 담당하는 팀이 없었다. 그러나 ‘메이플스토리’와 유사한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QA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GM사업부에서 팀을 구성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QA 관련 노하우 및 업무 스킬이 없었던 ‘메이플스토리’ QA팀은 6개월만에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바로 지난 해 여름에 실시한 메이플스토리 ‘빅뱅’ 프로젝트에 대한 테스트 및 QA를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QA팀은 정 팀장을 포함하여 메인 담당자가 3명, 활용 인력이 최대 8명 정도로 겨우 11명이 ‘빅뱅’ 프로젝트의 QA 및 테스트를 맡아야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정 팀장은 “QA팀이 현실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100%까지는 안되더라도 최선의 방법을 구축하겠다는 마인드로 업무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상용화 시점 D-200부터 D-30일까지 단계별로 어떠한 것을 테스트할 것인지 세부 항목을 정하고, 가장 소스가 많이 들어간 디자인부터 신규직업 및 유저 인터페이스까지 총 10가지 부분에 걸쳐 업무를 진행했다. 특히 ‘빅뱅’ 프로젝트는 게임 대부분을 개편하는 대형 업데이트였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한 테스트는 두 번 반복하지 않는 대신, 한 번 시작하면 완벽하게 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개발팀과 운영팀의 유휴인력을 활용하여 QA팀 업무를 맡겼으며, QA팀의 업무 결과는 모든 조직이 공유하도록 하여 현재 성과 및 완료 여부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했다.

정 팀장은 “일반 온라인 게임 업체에서 QA팀은 일반적인 테스터 혹은 하위 조직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개발 조직 내에서 QA팀의 포지션이 확실하지 않으면 한정된 자원 속에서 지원받을 방법이 없다. 이를 위해 최대 효율의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QA팀의 가장 큰 단점에 대해 정 팀장은 인력 비용 확대가 어렵고, 신규 QA 인력의 활용도가 낮은 점을 꼽았다. 또한 QA팀이 종속적인 포지션이기 때문에 전체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지원을 받기 어려운 등 난감한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정 팀장은 “QA팀의 가장 큰 역할은 유저가 게임에서 느끼는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 밸런스를 신중히 조절하는 것이다. 유저는 재미를 잃거나 게임 경제적인 부분에서 손해를 보면 게임에서 이탈하고 말기 때문에 직접 유저처럼 게임을 즐겨봐야 한다. 스킬 하나라도 조정되었을 때 유저가 느끼는 사냥 공식이나 경험치, 시간 대비 획득 머니 등이 전후 어떤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고 데이터로 비교한 뒤에 영향력이 적은 부분, 선의의 피해가 없는 부분으로 패치하도록 해야 게임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노하우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팀장은 “QA팀은 게임에 문제가 없다면 없어야 하는 모순적인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실은 게임에 버그가 속출하고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QA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게임 전문가’다운 능력도 필요하지만 ‘아마추어’ 같은 정신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열심히 할 수 있는 ‘아마추어’다운 마음이 QA팀에게는 필요하다.”라고 QA팀을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충고했다.

이 날 강연에는 수많은 학생 및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게임 테스팅 및 QA 분야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