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업그레이드의 힘일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우 10이 지난 7월 29일 출시된 뒤 이용자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혹평 속에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윈도우 8과 달리 많은 이용자가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 윈도우 1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망설이는 이용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막 등장한 OS이니만큼, 버그 등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기 때문. 특히 ‘게이머’들로서는 자신이 즐기는 게임과 윈도우 10의 호환성에 관해 민감한 눈치다. 실제로 과거 윈도우 7이 출시된 당시 인기 게임이던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2 등에서 실행이 불안정했던 사례가 있었으니 말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윈도우 10과 각종 게임의 호환성에 관해 참고할 만한 정보를 모아봤다. 만약 게임 때문에 윈도우 10 업그레이드를 미루고 있다면 살펴봐도 좋겠다.
◆ 윈도우 10 게임 호환성, 그린라이트?
결론부터 먼저 보자. 윈도우 10의 각종 게임과의 호환성 정도를 따지자면 일단 “그린라이트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현재까지 보고된 내용을 살펴보면 윈도우 10은 웬만한 온라인게임은 물론, 각종 패키지 게임과도 별다른 문제 없이 호환되고 있다. 스팀이나 배틀넷, GOG galaxy 등 게임 서비스 플랫폼도 잘 돌아간다.
▲ 배틀넷, 스팀 등의 게임 ESD 실행도 문제없다
실제로 인기 온라인 게임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검은사막’, 패키지 게임인 ‘위쳐3’ 등을 윈도우 10에서 테스트해봤지만, 게임 실행에 있어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검은사막의 경우는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한 뒤 초당 프레임(FPS)이 향상됐다는 이용자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 최신 온라인 게임/패키지 게임이 문제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윈도우 10의 게임 호환성이 결코 완벽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위키사이트인 ‘나무위키’ 등에서 이용자들이 올려놓은 윈도우 10의 게임 호환성 정보를 살펴보면, 몇몇 게임은 실행이 안 되거나 게임 내에서 키보드 등의 입력장치가 먹통이 되는 현상, 게임 진행 중 튕기는 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게임이 더 많을 뿐, 모든 게임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호환이 불가능한 게임을 살펴보면 대부분 게임사의 보안 솔루션과 충돌 문제가 첫 번째로 꼽힌다. 게임사에 따라 다르지만, 피파 온라인3이나 프리스타일 등의 32bit 아키텍처에서의 ‘핵쉴드’ 오류나 뉴 던전스트라이커 등의 XIGNCODE 오류 등이 대표적인 예다. 마비노기의 경우도 핵쉴드 오류가 있었지만, 얼마 전 패치로 해결된 상태다.
위와 같은 오류에 직면한 이용자는 현재로썬 해당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 예컨대 핵쉴드를 서비스하는 안랩 등에서의 호환성 업데이트나 윈도우 10의 호환성 업데이트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난처한 문제로 보인다. 아예 64bit 아키텍처로 재설치를 진행하는 방법도 방법이겠지만 말이다.
만약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게이머라면 위에 소개한 나무위키 링크에서 본인이 즐기는 게임의 호환성을 확인하고 진행하길 권한다.
▲ 나무위키 윈도우 10 호환성 항목 (바로가기)
◆ 윈도우 10, 초당 프레임 올라가나
윈도우 10의 게임 호환성과 관련해 흥미로운 보고도 있다.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했더니 초당 프레임(FPS)이 올라가는 등 성능 향상을 체감한다는 얘기다.
정말 윈도우 10을 설치하면 FPS가 올라갈까? 이는 맞는 말일 수도, 틀린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재 각종 벤치마크 사이트들의 정보를 보면 윈도우 10과 기존 윈도우에서의 게임 구동 성능을 비교했을 때, 윈도우 10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기는 했으나 오차범위 내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 마디로 대동소이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고 윈도우 10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독일의 독일 PC 전문 매체 ‘컴퓨터베이스’가 진행한 벤치마크를 보면 윈도우 10이 윈도우 7이나 윈도우 8.1보다 게임 구동 시 FPS가 근소하게나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터베이스는 다양한 최신 게임을 대상으로 NVIDIA와 AMD 그래픽카드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 출처 : 컴퓨터베이스 (http://www.computerbase.de)
벤치마크 결과를 살펴보면 FPS 성능 향상 정도는 게임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윈도우 10에서 구동했을 때 좀 더 FPS가 높게 측정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우선 윈도우 10이 지원하는 다이렉트X 12 덕을 봤을 수 있겠다. 아직 다이렉트X 12를 완벽히 지원하는 게임이 나온 것은 아니나, WDDM 2.0을 지원하는 새로운 드라이버 모델 덕에 프레임 레이트를 안정적으로 조정하고 메모리 관리 기능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덧붙여 윈도우 10 자체의 최적화가 좋은 점이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불필요한 시스템 자원을 정리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 게임은 잘 돌아가나 결제가 안 되네!
간략하게 게이머의 견해에서 윈도우 10 업그레이드의 장단점을 정리해보자. 먼저 윈도우 10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다이렉트X 12를 지원하는 유일한 OS라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 다이렉트X 12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게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지원 게임이 나왔을 때 윈도우 10은 어떤 OS보다 좋은 성능을 발휘할 것이 틀림없다.
참고할 부분은 윈도우 10을 설치하더라도 다이렉트X 12를 확보하려면 대응하는 하드웨어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인텔 하스웰이나 브로드웰 프로세서를 쓰거나 엔비디아는 지포스 600 시리즈 이상의 그래픽카드, AMD는 라데온 HD7000 시리즈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중요한 단점은 윈도우 10의 업데이트 강제성 같다. 게이머에게 윈도우 10의 자동 업데이트 기능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존 윈도우의 과거 업데이트만 보더라도 몇몇 업데이트가 NIVDIA나 AMD 그래픽 드라이버와 호환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으니까 말이다. 더구나 이번 윈도우 10 또한 일부 NIVIDA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설치 충돌 문제로 이슈가 된 적 있다.
또 윈도우 10의 새 웹브라우저 ‘엣지’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윈도우 10이 게임 구동에서는 문제가 없더라도 그 외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엣지다. 엣지 브라우저는 HTML 5 웹표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더이상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다. 웹을 통한 금융거래는 물론 온라인 게임머니 결제까지 어렵다는 것이다.
MS가 엣지의 호환성 문제에 대비해 기존 윈도우에서 쓰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1을 마련해놨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윈도우 10의 엣지와 IE 11에서의 결제 오류를 공지하고 있다. IE 11에서도 결제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아 일부 신용카드, 인터넷뱅킹, 문화상품권 결제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넥슨 등의 그 외 게임사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는 게임사의 문제기보다는 대금 결제 업체가 호환성 장치를 사전에 마련하지 못한 문제지만, 불편은 결국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넘어온다. 그저 모든 업계가 HTML 5 웹표준을 빠르게 적용하길 바랄 뿐이다.
▲ 윈도우 엣지와 IE 11에서 결제 오류가 발생 중이다
◆ 마치며
지금까지 살펴본 바 게이머가 꼭 윈도우 10 업그레이드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게임 호환성이 안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사실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존 윈도우가 있는데 굳이 호환성이나 버그 등을 신경 쓸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더구나 MS는 앞으로 윈도우 7의 기능적인 업데이트까지는 아니나 보안패치는 2020년까지 지원한다. 윈도우 8.1은 2028년까지다.
또 아직 다이렉트X 12를 완벽하게 활용하는 게임이 나온 것도 아니며, 벤치마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윈도우 10 업그레이드를 통한 게임 성능 향상도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윈도우 10은 앞으로 ‘1년 동안’ 무료 업데이트를 지원한다는 것. 몇 달간 MS의 보완패치를 기다린 뒤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방법이다. 윈도우 10은 현재 10월 중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조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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