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테마 > 이구동성

[이구동성] 테라를 둘러싼 상황, 드라마 써도 되겠네!

메카만평

관련기사

또 하나의 대작 MMORPG 탄생! 블루홀 기대작 `테라` 동영상 공개

엔씨소프트, 블루홀 신작 `테라`에 강한 유감 표명

테라 스페셜 프리젠테이션,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액션’

‘프로젝트S1’의 정식 명칭과 일정 그리고 게임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리니지3’, ‘엔씨소프트’, ‘NHN’등 얽혀있는 부분들이 작지 않아 ‘테라(프로젝트 S1의 정식명칭)’는 그 존재가 알려질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사실 위주로 간단히 정리하자면 ‘테라’의 개발사 블루홀은 박용현 전 ‘리니지3’ 개발팀장과 그 스텝들이 주축이 된 회사입니다. 박용현 개발실장과 스텝들이 엔씨소프트를 나오게 된 계기로는 기술유출, 처우문제 등 여러 설이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2007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3’의 개발을 중단합니다. 개발의 책임자였던 박용현 실장은 면직 처분되었고, 같은 해 5월에 기술 해외 유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습니다. 당시 박 실장은 ‘리니지 3’의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이메일로 전송하거나 이동식 디스크에 복사해 유출한 뒤 이를 일본 업체에 넘기려고 한 혐의를 받았지만 “피의자에게도 소명기회가 필요하고 꾸준히 소환에 응하는 등 도주의 우려가 적다.”는 이유로 법원을 통해 구속영장이 기각 되었습니다. 곧이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3’ 전직 개발실장인 박용현 실장과 당시 팀원들을 대상으로 개발정보 및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6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2008년 12월 `리니지3`의 기술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배임)로 전(前) 개발실장 박용현 실장과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정리하자면 민사와 형사 부분에서 당사자들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아직 최종판단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임이 공개되자 역시 많은 이들이 ‘테라’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ID 키스미라는 “월드맵 방식이 저 정도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대략 보니 조작으로 리얼성을 높이는게 아니라 스킬로 리얼성을 높이는 듯 합니다. 3d 리얼 액션필드형 게임 제대로 된 것이 나오는건가.”라며 게임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ID menya 역시 “일단 그래픽 좋고, 전투액션 좋고, 타격감도 좋은 것이 상당히 괜찮아 보이는 듯. 이제 컨텐츠만 충실하게 나오면 나름 대박일듯. 온라인게임의 끝이 PvP나 RvR이라는 사람은 그냥 개인적인 생각인 것이겠지. 전세계 MMORPG 게임의 중심은 RvR이 아니라 파티플레이 중심에 PvP나 RvR을 가미한 게임들임. RvR만을 중시한 워해머는 북미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는 못 되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는 와우도 북미나 유럽의 경우 전쟁섭보단 일반섭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음.”이라며 파티 전투를 강조하는 ‘테라’에 대해 평을 내렸습니다.

게임성에 대한 부분은 긍정적인 의견이 많은 한편 게임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습니다. 특히 엔씨소프트 측은 ‘테라’의 공개에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는데요. `테라`가 공개된 직후 소감을 묻는 매체들의 질문에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11년 역사에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드는 것 같아 유감이다.”라며 “더 이상의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엔씨소프트와 영업비밀 유출건으로 소송이 진행중인 블루홀스튜디오가 보란 듯 신작을 발표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의미죠.

게이머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ID 므겡므겡은 “블루홀 스튜디오가 만들어진지 3년이 지났습니다. 리니지3의 기본소스라고 하더라도 3년간 회사에 신입들도 많이 들어왔을테고 기본바탕으로 테라라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을 겁니다. 그 결과가 테라고요. 3년이나 지난 시점이고 리니지 시리즈의 원클릭 시스템도 아닌 논타겟팅이라는 시스템을 장점화 시킨 테라를 만든 블루홀에게 엔씨가 뭐라고 하긴 너무 늦었네요.”라고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ID baeckjin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도 제 생각은 법적으론 그다지 문제가 안 될 듯한데. 물론 테라를 만들면서 기존 리니지와 똑같은 코드를 사용해서 만들다 걸렸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듯하나 그럴 리는 만무하고. 삽 푸는 기술을 배웠다고 다른 데서 삽 푸는 걸 하지 말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니... 도덕적으로 나에게 삽 푸는 걸 배워놓고 거기서 쓰냐고 욕은 할 수 있을 듯 하지만요. 뭐, 잘 대우 해주는데도 배신했다면 나간 사람이 문제겠고, 열심히 일해줘도 대우가 좋지 않았다면 당연히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 평생 엔씨가 먹여 살린다는 보장도 없는데.”라고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ID 바이오지나는 “개발자와 경영자, 혹은 팀장과 팀원 등 조직의 인간적 신뢰를 무너뜨린 선례를 게임업계에 남겼다는 점. 그로 인해 앞으로 유명 개발사 명함만 파고 몸 값 띄워서 다른 개발사로 이직해 거기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맘대로 도용하는 신의와 도덕성이 땅아 떨어진 환경을 만든다는 점. 이 문제는 정말 엔씨와 블루홀 양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 이게 바로 잡히지 않으면 앞으로도 제 2, 3의 블루홀이 생겨날 것이고 그러면 게임업계는 함께 고락을 같이한 팀들은 사라지고 철저한 시스템과 경직된 조직문화로 바뀔 겁니다. 결국 재벌 기업처럼 줄서기와 사내정치가 판치고 인사서류 하나에 사람들 모가지 우수수 날아가는 그런 살벌한 환경이 될 겁니다. 믿음과 신뢰가 땅에 떨어진 환경에서 어찌 유저들에게 희망과 재미를 주는 좋은 게임이 탄생하겠습니까.”라며 엔씨 측 불편한 심경에 동의를 했습니다.

‘테라’의 서비스사인 NHN은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게임 정욱 본부장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게임을 계약 못할 정도의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섭섭해하는 엔씨소프트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고, 반대로 거기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사람들이 나와서 주체적으로 자기 사업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해외에서는 이런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는가. (중략) 초창기부터 법무법인을 고용해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블루홀스튜디오 자체는 무혐의를 받았고, 일단 이 사안은 박용현 실장 개인은 개인의 문제로 남아있다.  거기에 NHN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도 없고, 그럴 대상도 아니다. 이런저런 민감한 문제들이 섞여있는데 나서서 이야기하면 엔씨소프트나 블루홀스튜디오나 서로 곤란한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테라’를 놓고 펼쳐지는 이 미묘한 상황들. 일일드라마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 일일드라마의 마지막은 보통 갈등이 봉합되는 해피엔딩이던데, ‘테라’의 결론은 과연 어떻게 날까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4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