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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끊이지 않는 한국형 MMORPG, 그 배후를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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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은 게임메카 내 댓글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메카만평

만약 당신에게 ‘한국형 MMORPG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졌다면 무엇이라 답하겠는가?

극악의 노가다? 닥치고 사냥? 상대를 단칼에 썰어버리기 위한 레벨링? 계정 하나당 수백씩 들어간 현질? 사실 이런 평가는 ‘정의’라기보다는 ‘비난’에 가깝다.

최근 들어 ‘한국형 MMORPG’란 명칭는 게이머들에게 있어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메이드 인 코리아’ MMORPG가 한때 중국대륙을 점령하는 등 호시절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웰메이드’라는 평가와는 점점 멀어졌던 것이 한국형 MMORPG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형 MMORPG’를 표방하는 게임들을 계속 선보여지고 있다. 아마도 한국 유저들에게 ‘먹혀 왔던’게임이라는 측면이 가장 강할 터인데, 이렇게 ‘한국형 MMORPG’를 내세운 게임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곤이 선보인 한국형 MMORPG ‘칸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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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이 지난 주 선보인 MMORPG는 앞서 길게 이야기한 ‘한국형’을 전면에 내세운 MMORPG. 그리곤 측에 설명에 따르면 ‘칸헬’은 한국형 MMORPG의 장점과 대표적 특징인 ‘온라인상의 권력구조 사회(Society)’를 더욱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절대 권력형의 핵심인 리에주 시스템 ▲채집을 통한 경제 순환 구조 ▲ 보다 강력한 길드 시스템을 통한 ‘사회적 커뮤니티(social community)’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기존 한국형 하드코어 MMORPG의 특징(?)인 무한 PVP가 강화되어 있는 게임이다.

‘칸헬’이 노골적으로 ‘한국형 MMORPG’를 표방하고 나온 까닭에 게이머들의 입장도 분명하다.

ID Asulas는 “게이머들의 눈이 너무 높아져 버렸다. K-MMORPG를 표방한다는 말인즉슨 몹 때려잡기식 노가다 게임이란 얘긴데. 과연 지금 먹힐 수 있을까?” 라고 우려를 표했고, ID tharos 역시 “한국형 이란 말 좀 빼지요.  글로벌한 게임이 성공 하는 시대에 언제까지 세계적인 추세 한국적인 추세 가를 건가. 그냥 안정적으로 늘 해왔던 방식 그대로 적절한 유저만 모으겠다는 안일한 발상 아닌가?”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기대감을 표시한 게이머도 있었는데 대체로 개발사 그리곤에 대한 믿음과 ‘한국형MMORPG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ID abido는 “(그리곤의 전작) 씰 온라인 처럼 제대로 시스템을 갖춘 게임이면 좋겠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문제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기본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결국에 말아먹는 것.”이라며 그리곤에게 신뢰를 보냈고 ID 바이오지나는 “한국형게임이 어떤가? 한국형 MMORPG가 추한 물건이라도 되는가? 철저한 세력전과 전쟁위주의 정글같은 게임... 그건 유저간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야 된다. 그것을 한국형 게임이 가지고 있습니다. 와우처럼 유저와 개발사간의 소통이 아닌 유저와 유저간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온라인게임.”이라며 한국형 MMORPG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앞서 ‘한국형 MMORPG’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정의보다는 비난에 가까운 평가라고 했던 것 기억하는가? 같은 성질을 가진 요소라도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 절대적인 질에서 차이가 난다. 그동안 한국형 MMORPG가 받았던 낮은 평가들은 사실 시스템 본연의 질이 낮다기보다는 제대로 엮지 못하고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데서 기인한 바가 크지 않을까? ‘한국형’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란 이야기다. 노가다도 잘 만들면 재미있다. ‘한국형 MMORPG’로 통째로 묶여 비난 받기에는 억울한 게임도 분명히 있으리라.    

한국 유저들, 좀 천천히 즐겨도 좋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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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즐기세요! 반지의 제왕 수석 프로듀서 제프리 스티펠

‘한국형 MMORPG’(나쁜 의미로 쓴 것이 아니다)를 표방한 계속 나오는 이유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것을 하는 유저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게이머들은 ‘한국형 MMORPG’에 대해 목에 핏대를 올리며 그 유해성(?)을 성토하지만(전 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개발사 입장에서는 수요가 있는데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런 한국 유저들의 성향은 얼마나 보편적인 것일까? 지난 주 이 물음에 대한 외부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의 한국 서비스사 NHN의 초정을 받아 방한한 제프리 스티펠 터바인 수석 프로듀서는 ‘한국 유저들과 북미나 유럽 유저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한국의 경우 결제 방법은 다양한데 플레이 스타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북미의 경우 반지의 제왕의 스토리를 따라가며 캐주얼 하게 즐기는 게이머도 꽤 많은데 한국은 하드하게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꽤나 단정적인 어투였다. 그는 “천천히 인생을 즐겨라!”라는 외침으로 ‘반지의 제왕 온라인’은 좀 천천히 음미하면서 즐겨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제프리 스티펠의 말에 동의하는 모습이다.

ID redwarf는 “애초에 국산게임으로 MMORPG를 접한 사람들이라면 반지의제왕의 세계관에 심취해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라이트하게 스토리를 즐기는 플레이는 무리.”라며 한국 유저들이 게임을 다양하게 즐기지 못하는 원인을 지적했고 ID funkpop “한쪽으로만 직업이 쏠리고 있다에 동감한다. 해외는 내 캐릭터를 내 스타일대로 키우는게 목적이라면 한국은 최고로 만드는 것이 목적. 그래서 매번 게시판 가면 어떤 직업이 좋다 어떻게 어떻게 하면 최고가 된다 해서 누가 올리면 다 따라 한다.”며 제프리 스티펠의 의견에 동의했다.

또 ID unreal2004이 “다 좋은데. M 키 눌러 나오는 맵이 다른 게임처럼 자세하지가 않다. 그리고 한번 길 잘못 들면 시간 낭비 심하다.”고 지적하자 ID안정현은 “길 찾아 다니는 걸 시간낭비로 보니까 (천천히 즐기라는)저 말의 뜻을 이해 못하지.”라고 받아 치기도 했다.

한 해외 개발자의 ‘한국 유저는 다양하게 즐기지 못한다’는 지적에 쉽게 수긍하는 동시에, ‘왜 국산 MMORPG는 매번 똑같냐?’고 질책하는 한국의 게이머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는 두 주체가 100% 동일하지는 않겠지만(질책하는 이들은 오피니언 리더?), 한번쯤은 각자 머리와 몸이 따로 놀지는 않는가?를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끊이지 않는 한국형 MMORPG, 그 배후에는 유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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