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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현실적인 게임 속 사운드, AMD ‘트루오디오’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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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최용석 기자] 최근 AMD가 발표한 라데온 R9 295X2가 하드웨어 마니아들의 시선을 한데 모으고 있다. 하나의 기판에 2개의 R9 290 GPU를 얹어 ‘업계 최고’의 그래픽 성능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 현재 단일 카드로 최고의 그래픽 성능을 자랑하는 AMD 라데온 R9 295X2

 

그러나 AMD는 단순히 고성능 하드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API만 바꿈으로써 그래픽 성능을 눈에 띄게 향상시키는 ‘맨틀(Mantle) API’가 그 대표적인 예다.

 

맨틀 API는 게임같은 애플리케이션이 그래픽카드에 하드웨어 레벨에서 접근 및 제어할 수 있어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벤치마크 테스트들을 보면 맨틀 API는 같은 시스템에서 눈에 띄게 성능을 향상시켜줌으로써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화제가 되었다.

 

▲ 같은 시스템에서도 맨틀 사용 여부에 따라 눈에 띄는 성능차가 난다.

 

특히 2K급 이상의 고해상도와 높은 그래픽 옵션으로 갈수록 맨틀을 적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급격히 커진다. 아직 정식이 아닌 베타 단계의 API지만 맨틀 API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특히 '배틀필드4'와 '시프' 같은 대작 및 기대작들이 맨틀을 본격적으로 지원해 그 효용성과 가능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AMD의 새로운 시도는 맨틀 말고 또 있다. 주 특기(?)인 3D 그래픽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나름 중요한 ‘사운드’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그 첫 결실이라 할 수 있는 것이 ‘트루오디오(True Audio)’ 기술이다.

 

▲ 맨틀 API와  더불어 선보인 AMD의 '트루오디오' 기술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길 때 ‘끊기지 않는 부드러운 그래픽’을 우선하는 편이다. 그러나 고수 게이머들은 게임의 ‘사운드’도 중요하게 여긴다. 최신 게임의 사운드 기술은 게임 속 급박한 전장에서 발소리나 총성만으로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당연 상대방의 위치를 알면 그만큼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해 보다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 같은 효과음도 장소에 따라 실제 들리는 소리는 다르다.

 

하지만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게임 속 플레이어의 위치와 소리 발생 위치를 기준으로 ‘거리’와 그 거리에 따른 ‘증감’, 방향에 따른 ‘좌우 위상 차이’ 등 물리적 요소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사운드에 적용해야 한다.

 

여기에 현실적인 느낌을 더하려면 ‘장소의 특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AMD의 트루오디오 기술은 그런 ‘사실적인 사운드’를 더욱 쉽고 편하게 구현할 수 있게 돕는 기술이다.

 

더욱 현실적인 사운드 구현을 돕는 AMD 트루오디오

 

현실적인 시각에서 보면 밀폐된 곳과 개방된 곳의 소리가 다르고, 흙바닥에서 나는 소리와 마룻바닥에서 나는 소리가 다르다. 또 밀폐된 공간이라도 좁은 동굴과 넓은 홀에서 들리는 소리가 또 다르다.

 

▲ 평범한 게임 사운드를 현실적인 사운드로 만들어주는 '컨볼루션 리버브' 효과

 

AMD 트루오디오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으로 장소에 따른 환경데이터와 음향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해 사운드에 반영한 ‘컨볼루션 리버브(Convolution reverb)’ 효과를 지원한다. 덕분에 같은 발자국 소리도 실외의 흙길에서는 “자박자박”, 마룻바닥에선 “뚜벅뚜벅” 하는 식으로 더욱 실감나는 소리로 들리게 할 수 있다. 사람의 대화도 탁 트인 광장과 좁은 골목, 공연용 홀 등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르게 울리는 것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 AMD의 맨틀과 트루오디오를 모두 지원하는 게임 '시프'

 

이러한 AMD의 트루오디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게임이 스퀘어 에닉스의 ‘시프(Thief)’다. 주인공(플레이어)이 도둑이라는 게임 특성상 남들에게 들키지 않는 잠입 액션이 필수다.

 

이때 어두운 실내에서 주위 환경이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각적인 정보보다는 발걸음이나 목소리 등의 ‘음향 정보’가 더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더욱 현실에 가까운 소리를 구현할 수 있는 AMD 트루오디오 기술이 안성맞춤일 수 밖에 없다.

 

▲ 트루오디오 기술 덕에 게임 속 각종 효과음이 사실적으로 들린다.

 

AMD 트루오디오, 왜 필요한가?

사실 ‘사실적인 사운드’는 몇몇 개발사에서 만든 플러그인이나 프로그램(미들웨어)을 사용하면 AMD 트루오디오 기술이 없어도 구현할 수는 있다. 애초부터 그런 플러그인이나 프로그램은 트루오디오 기술이 없어도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만 트루오디오가 없으면 사운드 연산 처리는 CPU가 맡게 된다.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가 보편화되면서 사운드에 관련된 연산을 처리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or)’의 역할도 CPU에게 넘어왔기 때문이다.

 

▲ 트루오디오가 없는 시스템에서는 CPU가 사운드 효과 처리를 맡는다.

 

당연히 CPU는 게임 플레이 중에 대단히 바쁘게 움직인다. 게임에서 요구하는 각종 연산은 물론 컴퓨터가 움직이는 AI(인공지능), 각종 오브젝트의 물리효과나 상호 작용 등을 도맡아 처리한다.

 

그런 상황에서 ‘사실적인 사운드’를 위한 복잡한 연산까지 맡게 되면 아무리 날고기는 최신 CPU라 하더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CPU의 성능이 떨어지면 게임 퍼포먼스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AMD 트루오디오의 진가는 여기에 있다. 사운드 신호 처리를 GPU가 가져옴으로써 CPU는 부담을덜고 게임 구동에만 전력투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맨틀 API와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단계에서 사운드 신호 처리 연산을 가속시켜주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원하던 사운드를 적은 시스템 자원으로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돕는다.

 

▲ 트루오디오 기술은 활용하기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트루오디오 기술은 활용하기에 따라 평범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3차원 입체 음향으로 바꾸거나 한 사람의 독창을 여러 사람이 부르는 합창으로 만들 수도 있다.

 

또 노이즈가 많이 들어간 음원에서 노이즈를 최소화한 깔끔한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음성 처리 과정을 미리 해놓는 것이 아닌,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트루오디오 기술의 역할이다.

 

 

▲ AMD 트루오디오를 지원하는 게임들

 

현재 트루오디오 기술은 AMD의 R9 290X와 R9 290, R7 260X 3개 제품에서만 지원한다. 지원하는 게임도 몇 종유 되지 않는다. 추후에는 AMD의 통합 프로세서인 APU 일부 제품에서도 지원할 예정이지만 화려하게 등장한 맨틀 API에 비해 트루오디오는 출발 자체가 미미한 편이다. 남은 것은 개발자들과 게임 업체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참여하느냐에 달렸다.

 

확실한 것은 맨틀 API와 더불어 향후 트루오디오 지원 GPU가 늘고, 이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 우리는 비용 추가없이 같은 시스템에서 더욱 빠른 그래픽 성능과 한층 더 현실적으로 진보한 사운드를 만끽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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